오랜만이에요 '3')/ 그동안 방문은 꾸준히 했지만 왠지 글 올리기는 망설여져서 눈팅만... >_<;; 

1. 미술 배우는 날이었지만, 스케치북을 안 가져가는 바람에(...) 가방 안에 있던 드로잉 노트와 색연필을 꺼내 오랜만에 색연필화입니다. 

...아무래도 아직까진 색연필화가 더 편해요. 스케치 시작부터 완성까지 하루에 끝나니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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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원본 모델입니다. Natasha Gilbert라는 모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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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림. 원본사진보다 조금 더 퇴폐적인 분위기를 원했는데 그럭저럭 잘 표현됐어요. 묘하게 사진발을 잘 못 받는 그림입니다 >_<;; 


2. 혹성 탈출 : 종의 전쟁 후기 (강스포) 


상당히 긴 영화입니다. 제목은 '종의 전쟁'이지만 2편 같은 인간 vs 유인원의 대규모 전투장면은 의외로 없습니다. 스토리의 개연성도 3부작 중 가장 처집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구타당하고 동사 & 아사할 뻔한 위기상황에서도 음식 한 줌 먹고는 100% 원기회복하여 날아다니는 시저의 놀라운 회복력은 '레버넌트'의 레오 뺨치고, 군인들 100여 명이 모인 기지에 10살 소녀가 그냥 걸어들어가 터벅터벅 다니며 시저에게 음식을 전해주는데도 아무도 발견 못 하는 상황은 차라리 유머입니다. 거대한 폭발로 기지가 통째로 날아가는 와중에도 털끝하나 안 그을린 채 간발의 차로 빠져나가는 시저의 모습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입니다.(저는 최소한 시저는 여기서 장렬하게 희생하고 모제스나 다른 유인원이 시저의 유지를 계승할 줄 알았어요 =_=;;) 마지막 장면은 빛의 방향, 구도, 인물의 포즈까지 한 편의 신고전주의 회화를 보는 듯 너무나도 영웅신화스러워 낯간지러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영화입니다. 시저에 혼을 불어넣은 앤디 서키스의 연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본전치기는 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너무나도 명백한 출애굽기 오마주이기 때문에 개연성을 따지는 게 별 의미도 없고요. 선지자 모세가 그랬듯이 시저는 온갖 고난을 겪고 때로는 좌절하지만 결국 기적에 힘입어 자신의 무리를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죠. 후반부 갑작스러운 대령 사망 & 눈사태로 인간군대 전멸도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기적 덕분에 탈출에 성공하고 추격하던 이집트 군대를 수장시킨 장면에 대입하면 지극히 당연한 결말입니다. 이 너무나도 유명한 신화가 전복되어 그 선지자이자 구원받은 민족은 인간이 아니라 유인원이며, 인간은 그저 극복해야 할 고난이자 신의 기적 앞에 쓸려나가는 존재라는 것이 매우 역설적이죠. 개인적으로는 출애굽기보다는 맥베스스러운 전개를 희망했지만(인간과의 전쟁->시저의 흑화->유인원이 승리하고 인간을 지배), 영화사에 남을만한 이 위대한 비인간 주인공 연대기의 마무리로는 완벽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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