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를 고용하거나, 상품을 판매하는데 있어 차별적 요소가 작용했다는 것을 판단하는 것은 어찌보면 쉬워보입니다. 우린 누군가가 '여성이기 때문에' 해고된다거나 '동성애자이기에' 케이크 판매를 거부 받았다는 말을 들으면 곧바로 이것이 차별이라 여깁니다.

한편 이처럼 사람을 그 사람이 속한 속성에 의해서 구별해 판매를 거부하거나 가격을 다르게 해도 차별이라 여겨지지 않는 상품이 있습니다. 바로 보험입니다. 보험사에서는 그 사람의 나이, 성별, 심지어 지역 등을 고려해 보험료를 다르게 측정하지만 다들 납득합니다. 보험이란 상품의 특성상 이런 방식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광고모델 같은 경우에도 외모가 뛰어난 연예인들이 주로 고용되지만 이런 관행은 마케팅상 필요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런 사고를 보면 우린 어떠한 조건이 그 상품의 성격에, 또 그 직종의 직무에 얼마나 강하게 연결되어 있느냐에 따라 그것을 차별이라 여기느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상품은, 직무는 어디까지 확장되고 또 어디까지 축소될 수 있을까요. 가령 클럽 같은 곳은 연령에 따라, 외모에 따라 입장객을 가려 받습니다. 클럽이 단순히 술을 팔고, 춤을 출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곳이라면 이는 차별이 분명합니다만, 클럽이 거기에 더해 '젊고 외모가 나쁘지 않은 사람들이 모인'이란 컨셉을 추가적으로 판매하는 것이라면 이는 차별이라 보기 어렵지 않나합니다.


그렇다면 우린 이러한 부가적 조건을 상품으로, 혹은 직무로 보아 그것이 판매하고자 하는 상품, 직업과 연관된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가령 옷가게의 직원의 직무에 단순히 옷을 소개하고 추천하고 계산토록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옷에 대한 홍보 역시 직무로 판단한다면 고용에 있어 외모를 그 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이 합당할까요? 카페에서 음료나 다과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출입하지 않는 공간'이란 컨셉을 추가적으로 판매하는 것이라면 노키즈존도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일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듀게 여러분은 어떻게 판단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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