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3 21:07
요즘 화제 프로그램인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봤는데, 독일 사람들이 고양이 카페와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서 즐거워 하면서도, 독일이라면 동물 관련 단체에서 바로 찾아올거라고 꼭 덧붙이는 장면이 나오더라구요.
동물 카페에 대해서는 문제 있다고 생각해봤지만 수산시장은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좀 놀라웠어요. 유럽어느 나라에서 한국 사람이 살아있는 게 집게발 묶어놓고 팔다가 동물 학대로 고발 당했었다는 얘기도 생각나고.. 작은 수족관에 많은 생물들을 넣어놓고 집게발을 묶어놓고, 눈 앞에서 생선을 잡는 것 자체나 대가리를 퍽퍽 때려 죽이는거나, 구경거리처럼 만지게 해주고 하는 행위 등 문제를 삼자면 걸릴만한 요소는 많아 보이더라고요. 특히 동물 관련 규제가 까다로운데다 해산물 자체를 잘 안먹는 독일 사람들 입장에서는 생소한 광경이 많았겠죠.
그 장면을 보던 이태리 패널은 자기들도 동물 관련 규제가 많고 한편으로는 회도 많이 먹는데, 본인은 한국같은 시스템이 좋다고 하더군요. 보는데서 잡아 주는게 가장 신선함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먹을 수 있는거 아니냐며..
보통 팔리기 전까지 시장 수족관에서 생물들이 며칠 정도 머무는지는 모르겠지만, 해산물의 동물권을 보장해주자면 수산시장과 활어회 문화는 없어져야 마땅한 것이려나요? 아무튼 잡식성인 인간으로 태어났고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될 수는 없다는게 원죄라면 원죄일거예요.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생선과 알류는 먹는 사람도 많고.. 사람 아닌 동물들도 다른 동물을 먹는데, 고기를 먹는 이상 신선한 고기를 먹을 권리와 완벽한 동물권은 양립하기 어려운거 아닐까도 싶고요. 봉준호 감독이 '옥자'를 찍기 위해 미국의 대형 도축장을 견학했었는데, 감독 본인은 후유증 때문에 한동안 고기를 못먹었지만 정작 도축장 측은 선진형 시스템이라 자부하며 보여줬다고 하더군요. '우리는 결국 너를 죽여서 먹을거야. 근데 죽기 전까진 최대한 편안하게 해줄게.'도 동물 입장에서는 심히 그로테스크한 일인거 같아요.
2017.09.03 23:17
2017.09.04 07:06
2017.09.04 08:18
집게발 묶어 놓는건 해외에서도 그러지 않나요?
사람들 보는데서 생선을 잡는게 문제인건지..
2017.09.04 21:24
사실 구체적인 얘기를 한건 아니고 독일이라면 그린피스가 분명히 나와서 뭔가를 할거야. 맞아 맞아. 하면서 회 먹고 산낙지 먹고 하더라고요. 다른 독일 패널이 자기 나라는 동물 어느 정도 편하게 살고 있는지 위생은 어떤지 반드시 조사 나와서 관리 한다고 보충설명 하고.
2017.09.04 12:19
법은 결국 그 나라의 문화와 정서가 반영된 사회적인 산물이니까요. 독일 사람들은 문제라고 느낄 수 있어도 한국에서는 전혀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요. 시골 장터에 가면 아직도 케이지에 든 닭을 현장에서 잡아 주는데요 뭐.
2017.09.04 14:06
2017.09.04 21:11
지능 높은 애들 동물권이 우선 고려돼야 하는 건가요? 음.. 차별 같아요.
2017.09.04 21:25
가능한 한 사람과 가까운 동물부터 챙기는 게 우선인데, 그 기준이 될 만한 게 종적인 친밀도(?)와 지능 아니겠습니까
2017.09.04 21:28
그래서 개만 먹으면 안된다는 논리가 성립되는거군요. 개인적으로는 개를 좋아함에도 그건 공감이 안돼요. 순서를 꼭 정한다면 많이 도살되는 주식용 동물부터 관리하는게 타당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과의 친밀도나 지능 보다는.
2017.09.05 17:26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를 방치하면 그것이 폭력성을 불러 일으켜 사회적으로도 폭력이 용인되는 문화가 되기 쉽다. 여기까진 동의할 수 있겠지만.
동물종이 인간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권리를 가지는 주체라는 인식에는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봐도 논리적 오류(베이컨이 주장한 종족의 우상)로 여겨지거든요.
동화나 우화, 전설이 아닌 실제 세계에서 동물종의 권리를 구현하려면 식물종의 권리, 세균종의 권리를 구현해야 하는데, 이런 그럴듯하지만 아무 내용없는 형식 논리들이 무한확장됩니다.
2017.09.05 19:21
2017.09.06 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