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30 17:37
일상이네요. 그럼 저도.
요즘 같은 사람이랑 몇개월 째 아침을 같이 먹고 있어요.
예전에는 떼거리로 같이 먹었는데,
하나둘씩 아침먹기를 포기하더니 둘만 남았어요.
저는 커피 그 사람은 카페인을 못먹어서 시리얼을 먹어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아요.
사실 다 잊었어요. 우리가 무슨 대화들을 나누는지.
제가 즐거운건 패턴입니다.
패턴1.
일찍 와서 이 사람이 올 때까지 책을 봐요.
이 사람은 지친 얼굴로 가방을 툭 내려두고, 아 피곤하다 혹은 졸려.
라고 매일 똑같이 말해요. 아마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가방을 툭 내리면,
기대감을 감추고 멍하니 쳐다봅니다.
'아 졸리다'
가 나오면 뭔가 나올게 나왔다는 느낌이 좋아요. 징크스 같은거죠.
패턴2
몇 개월을 같이 아침을 보내다보니,
대화라는게 그렇잖아요. 시시콜콜함의 얕은 바다를 걸어서
깊은 대화의 바다에 도착해야 하는일.
우리는 몇개월의 반복 덕분에 얕은 뭍을 생략할 수 있어요.
아 졸리다만 나오고 나면 우린 동시에 프리다이빙.
서로 이해의 말도 없이 좋은 게 정말 좋은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