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절약, 신음소리)

2019.04.17 02:52

안유미 조회 수:1141


 1.요즘은 드래곤시티를 많이 가요. 양아치들이랑 갈 때, 꽁냥꽁냥한 사람들과 갈 때 구분없이 말이죠.



 2.한데 드래곤시티의 그랜드머큐어는 양아치들과 가기 좋은 곳은 아니예요. 왜냐면 레지던스식 호텔이기 때문에 걔네들의 인스타 허세감성에 잘 맞지 않거든요. 사람들이랑 재료 가져와서 뭔가를 조리해 먹고 보드게임하고 놀기에 좋은 곳이지 사진을 찍으면 사진빨이 멋지게 나오는 곳이 아니죠.


 그럼에도 걔네들과 놀 때 거길 잡는 이유는 미니바가 없어서예요. 미니바가 있는 호텔에 가면 예외없이 미니바에 있는 양주를 꼭 꺼내서 먹거나, 심지어는 가져가버리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야 모르고 먹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몰래 먹고 내가 계산하게 만들면 빡친단 말이죠.


 사실 어딜 가든 미니바를 비워달라면 비워줄 거 같은데...그걸 비워달라고 하면 너무 없어 보여서 그러지는 않아요. 하여간 절대적인가격이 비싼 건 아닌데 시중가보다 너무 비싸서, 미니바의 식음료를 계산해주는 건 매우 열받죠. 그래서 아예 미니바가 없는 그랜드머큐어에 자주 가요.



 3.그리고 요즘은 어째서인지...높은 등급 스위트룸을 잡아도 사우나 요금은 따로 내야 하는 호텔이 늘어나고 있어요. 심지어는 프레지덴셜스위트 바로 아래의 스위트를 잡아도요. 룸 가격에 비하면 사우나 몇만 원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기분이 나쁜거예요. 하지만 그랜드머큐어는 사우나 시설이 좋은데다, 추가 요금따윈 안받고 있죠.


 전에 썼듯이 나는 차비 1200원도 아끼거든요. 예를 들어서 고속터미널 신세계에 갈 땐, 하차하기 직전에 교통카드를 터치해요. 왜냐면 쇼핑할 땐 고터 신세계를 둘러본 후 무역센터 현백을 가야 하는데...이게 그렇거든요. 고터 신세계를 슥 훑고 다시 버스를 환승하려고 가면 아슬아슬하게 30분이 지나가버릴 때가 있어요. 그러면 환승할인이 안 되고요. 그 아슬아슬한 차이에 걸려서 버스요금을 내는 일은 없도록 하기 위해...요즘은 미리 카드를 터치해두지 않고 고속터미널에서 내리기 직전에 카드를 터치하죠.



 4.휴.



 5.하지만 지겹네요. 우울하기도 하고...하지만 할 수 없는일이죠. 인생이 원래 그래요. 좋아봤자 10%의 부분만이 좋고, 90%의 시간은 그 10%의 부분을 기다리며 사는 시간일 뿐이죠.



 6.다니고 있는 피트니스에 요즘 새로운 여회원이 들어왔어요. 이곳에는 거의 노인이거나 아줌마들이 즐비한 곳이라 젊은 여자의 존재는 오랜만이었어요. 문제는 그게 아니라 다른 거예요.


 여러분도 그런 사람을 종종 봤겠죠. 뭔가...운동할 때 내는 소리와 섹스할 때 내는 소리가 비슷한 사람이요. 뭐 그래봤자 '왜 저런 소리를 내는 거지? 일부러 저러는 건가? 관심이 필요한가.'하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지나갈 정도의 수준이었지만 이번엔 달라요. 사이클을 돌리고 있는데 뒤에서 자꾸만 괴상한 신음 소리가 나는 거예요. 물론 나는 속지 않죠. 나는 똑똑하니까요.


 '난 저런 거에 낚이지 않아. 네가 무슨 소리를 내든 나는 뒤돌아보지 않는다고. 넌 나를 돌아보도록 만들 수 없어. 어차피 저건 운동하는 소리인 게 뻔하니까.'라고 주억거리며 운동을 하는데...5초...10초...15초...20초...25초...가 지나면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잠깐만. 어쩌면 1%...1% 정도는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여긴 사람도 별로 없는 피트니스니까...저게 운동하는 소리가 아닐 수도 있어. 미국의 어느 대학교에서는 대학교 도서관에서 대담하게 포르노를 찍기도 했다니까. 그래. 어쩌면 1% 정도는.'


 ...이라는 생각이요. 그래서 결국 뒤를 돌아보지만 그곳에 있는 건 당연히 혼자서 운동하는 여자인 거예요. 그런데 정말 그 소리가...사람을 낚으려고 작정한 것 같은 소리란 말이죠. 무언가의 심리 실험이거나, 몰래카메라 같은 게 아닐까 싶을정도로요. 솔직이 그 소리를 듣고 있으면서 30초동안이나 뒤를 돌아보지 않는 나자신이 대견할 지경이예요.



 7.아무리 생각해도 그 소리는 일부러 내는 게 아닐까 싶어요. 어느 일본 야구만화에서 이런 대사가 나오거든요. 어떤 천재 투수에게 일방적으로 당한 팀의 선수 인터뷰가 나오는 부분인데, 대충 이래요.


 '상대 투수가 이번 게임에 던진 투구수는 약 100개...그 100개의 공 중 똑같은 볼은 단 한 구도 없었다.'


 라는 부분이요. 그 투수의 천재성을 칭찬하는 대사인데, 위에 말한 저 여자의 신음소리도 그렇거든요. 신음소리가 아무리 리얼해도 그게 규칙적이라면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않을 거예요. 아무리 대단한 투구라도 계속 같은 코스, 같은 구위로 들어오면 눈에 익숙해져서 안 속는 것처럼요.


 한데 문제는, 그녀는 돌아볼 때까지 계속해서 패턴의 변화를 준단 말이예요! 신음소리의 완급조절이나 음색, 높낮이를 계속해서 바꾸기 때문에 결국은 참지 못하고 배트를 휘둘러버려서 아웃되는 타자처럼...그만 뒤돌아보게 된단 말이죠. 그리고 '젠장! 또 속았다!'가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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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보니 저 작자는 한번 정도 더 등장할 만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니까...그냥 지금 닉네임을 정해 두죠. '곱슬긴머리'정도가 좋겠네요. 곱슬긴머리가 설마 듀게를 하지는 않겠죠? 이걸 본다면 본인 얘기란 걸 바로 알텐데. '이거 설마 내 얘긴가...'라고 갸웃거리면서 보다가도 곱슬긴머리라고 나오는 순간 확신할 거거든요. 흠. 그리고 누가 썼는지도 금방 색출해낼텐데 말이죠.


 하지만 설마 이런 인기없는 사이트를 오는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겠죠? 쓸데없는 걱정일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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