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륜지대사를 앞둔 새벽에는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아니 새벽에는 많은 분들이 그런가 봐요. 구남친 자니 타임이 보통 한두시죠.... 다 이유가 있어요.
저는 끊어낸 옛 친구를 생각합니다.
가장 오래된 친구였고, 저는 몰랐는데 저에게 집착과 열등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가 점점 제가 힘들어져서 결정적인 사건이 생긴 후 다시 보지 말자고 했어요.
글은 이곳에 올렸다 자세한 내용 때문에 꺼려져서 내린 적이 있지요.
그 후로 미안하다고 몇 번 연락이 왔지만 받아주면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될 거 같아 그닥 반응은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한 번은 가족사진을 찍고 sns 프로필 사진으로 바꾼 적이 있는데, 2-3분이 되지 않아 사진 바꿨냐고 바로 연락이 되어 놀란 기억이 납니다. 계속 나를 모니터링하고 있던 건가? 혹시 우연히 등록된 사람들 프로필을 죽죽 보다가 시기가 맞아 보게 된 거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고 메신저 보낸 건 읽어버려서 하는 둥 마는 둥 했습니다.
참고로 차단했었는데 다른 사람 풀다가 같이 풀렸네요.
몇 년 전 방영된 그것이 알고 싶다 내용 중에 밀실살인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젊은 어머니와 어린 두 아들이 집에서 살해당하고 주변인 조사 중에 피해자를 시기한 동창의 범행인 것이 드러납니다. 왜 죽였냐? 물으니 말합니다. 겉으로는 잘해주는데 무시한다. 왜 난 불행한데 너는 행복하게 잘 사나.
저 에피소드를 보고 친구를 떠올리는 저도 이상해져 가는 건지 모릅니다. 다만 실제로 친구는 저와 자신의 행복을 재어 보는 일이 많았어요. 결정적으로 연을 끊은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열등감은 뭘까요. 저는 너무 부러워서 못 견디는 사람은 회피하게 되던데 왜 그 친구는 저도 자기 자신도 못 견디게 만들었을까요
디데이가 다가오며 드는 한 가지 고민은 식장과 일시에 관한 정보를 대개 그렇듯이 sns에 적어놓아도 괜찮을까 하는 것입니다. 설마 안다고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겠냐마는 알게 되어 또 연락이 온다거나 하는 상황도 싫고... 이 부분은 생각해 봐야겠어요.
배우자가 될 사람은 대략적으로 사이가 틀어져 연 끊은 친구가 있다. 정도로 알고 있고 더 자세히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간 있었던 에피소드들은 제가 느꼈던 버거움과 달리 설명하다 보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져서 더 그럴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의 한 데이트 폭력 관련 글에서 인상적이었던 구절이 있습니다 "그가 다시는 나를 찾지 않도록 제발 다른 사람과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때보다 행복했으면 좋겠고 마음 불안해하지 않고 잘 살기를 바랍니다. 다만 다시 보고 싶지는 않아요. 안녕 (제발) 잘 지내.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