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02 00:10
전 아주 어릴때부터 영화비디오를 모으기 시작했었어요. 당시는 vhs였죠.
vhs는 모으는 맛이 있었어요. 일반인들에게 거래하는 품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원하는 영화를 사기 위해선 비디오가게에 가서 가게주인과 흥정을 해야합니다.
그렇게 파는 중고 vhs는 일반적으로 많이 빌려가지 않는 것, 팔아도 되겠다 싶은 것들이어서 가격도 쌌어요.
그렇게 책장 한켠에 vhs가 수백개 차곡차곡 쌓이는게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금방 dvd로 넘어가더라고요.
dvd 초창기였던 2000년부터 엄마 돈을 훔쳐서 dvd를 사기 시작했는데, 이때도 좋았어요. 해상도도 그렇지만 화면비가 달라지면서 vhs에서는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보이더라고요. 잘리고 확대되어 뭔가 더 긴장감이 느껴지는 vhs의 느낌도 좋지만, dvd의 화면은 이게 진짜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죠.
레이져디스크를 이용하던 유저들이 온라인상에서 그렇게 자랑하던 스페셜피쳐도 포함되어 있었고요.
그런데 vhs만큼 모으지는 못했어요. 발품팔아 광물캐듯 좋은 영화를 찾고, 싼값에 가져오는 그런 맛이 없어서 그랬던것 같아요. 곧 떨이판매가 이뤄졌지만 대체로 정가 모두 주고 구매를 해야하는데 제겐 좀 벅찼거든요.
그래도 vhs가 십수년을 군림했던 것처럼 dvd도 오래갈 줄 알고 찬찬히 모아야지 했는데.. 너무 금방 사라지더라고요. 부흥한번 못하고 사라지고 어느새 블루레이라는게 나왔어요.
이쯤 되니까 뭔가 모으는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더라고요. 디스플레이도 발달하면서 해상도는 한없이 높아지는데 이전 포멧들을 거기에 재생시키면 좀 참기 힘든 화면이 나왔죠.
그래서 블루레이는 완전히 건너 띄었어요.
선물받은것, 그래도 몇개 구입해본 것 해서 20여개가 있는데...재생해본건 손에 꼽을 정도..
불법자료와 스트리밍 서비스들에 맞서는 2차 판매 판권 시장이 가치가 있으려면 해상도를 스탠다드 tv 해상도보다 한단계씩 높여야 할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uhd가 주력이 되가는 지금 시점엔 8k로 마스터링된 블루레이를 팔아야...아직 4k자료도 불법다운로드하기엔 벅차고, 스트리밍서비스는 그보다 늦고요. 그런것들에 비해 차별되는 보존가치가 있어야 구입을 할것 같은데...너무 유저입장인가요?
왠만한 상업영화들은 6k 이상 카메라로 촬영되고 있고, 기존 필름영상들을 8k로 마스터링하는데도 큰 문제는 없고...8k 디스플레이가 보편화 될때까지, 그리고 인터넷 망의 속도가 지금의 10배가 되어 수십~백기가 짜리 파일을 받는데 부담이 없는 시대가 오려면 좀 시간이 걸리잖아요.
어차피 블루레이 사는 사람들은..소장을 위해 구입하는 알짜배기들만 남았는데..선점적으로 진행하면 안되나...그렇게 하면 소모적이려나...
4k블루레이는 근래 간간히 나오더라고요.지금부터 다시 모으는걸 시작할까 말까..고민하다가 뻘소리 써봅니다. 8k면 당장 살텐데..
2018.08.02 00:30
2018.08.02 14:49
케이스 디자인이 매체가 바뀔수록 좋아진다는 생각은 들어요.근데 표지를 모으기 위해 타이틀을 구입하는건 제 덕력 이상의 일이네요;
2018.08.02 14:46
vhs는 관리가 너무 안되어 있는것도 있고..제 경우 집에 있던 모든 vhs 플레이어가 다 고장났더라고요. 원래 안쓰면 고장이 난다네요? 이젠 수리도 안되서 부품을 알아서 구해서 자가수리해야한다고 하는데...그냥 깔끔히 포기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말씀하신 것처럼 품질이 일단 기본적으로 떨어지고 소장한다는 느낌이 전혀 없어서 왠만하면 안사요. 네이버 영화도 안사요. 얜 자체 플레이어에서만 재생되길래..용량은 내 하드디스크 쓰는 주제에 콘텐츠는 이렇게 귀속시켜버리고..정말 최악의 서비스라는 생각.
2018.08.02 01:57
그래봐야 풀hd 복제는 여전할텐데요.
dvd 시대는 그렇게 짧았던 것 같네요.
엄마 돈으로 모은
2018.08.02 04:45
2018.08.02 14:48
저도 일단 이번에 4k로 넘어가려구요. 프로젝터든 티비든..
2018.08.02 13:22
블루레이를 스킵하셨다고 하셔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VHS->DVD->블루레이로의 전환은 각각 200, 480, 1080이라는 눈에 확 띠는 차이가 있었기 땜에 그전의 매체는 그냥 버리는 게 나았지만 2K(1080)부터는 어느정도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더 이상 좋아진다고 해도 예전같은 그런 뚜렷한 차이는 느끼기 힘들어지게 된 거죠. 영화인 경우에 특히 더 그렇습니다.
DVD 까지는 예전의 배불뚝이 TV에 맞춰서 만들어졌던 거라서 극장 화질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지만 2K부턴 그냥 극장 화질이거든요.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가 2K이고 블루레이는 극장 2K보다는 살짝 떨어지기는 하지만 거의 같은 수준입니다. 블루레이를 극장에서 틀어주면 2K DCP하고 아무런 차이를 못느낍니다. 순수 필름 시절 영화는 디지탈로 치환하면 2K도 안되는 수준이었다고 하고요.
4K는 가정용으로도 아직 보급되는 초기단계이지만 극장에서는 그 돈 많다는 헐리우드도 4K 영화는 몇편 안만듭니다.
헐리우드 대작인 경우에 촬영소스는 6K 이상급으로 찍기도 합니다만, 요즘 영화는 촬영하고 나면 곧장 컴퓨터로 들어가서 거기서 지지고 볶고 해서 만들어지는데 대부분의 영화를 컴퓨터에서 2K로 처리합니다. 아무리 고해상도로 찍어도 컴퓨터에서 2K로 처리하면 2K 영화가 나오는 거죠. CG가 많이 들어가는 영화일 수록 2K로 갈 확률이 높아집니다.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같은 돈 쳐발라서 만든 대작도 2K라는걸요.
지금 나오고 있는 4K UHD들은 2K를 업스케일하고 기존과 달라보이도록 좀 손봐놓은 것들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UHD 출시작이 나올 때마다 이게 진짜배기 4K인지 업스케일된 2K인지 여부가 매니아들 사이에서 논점이 됩니다.
필름 영화인 경우에 4K를 충족할 정도의 해상력을 뽑아낼 수 있긴 하지만 그러려면 되도록 상태좋은 원본이 남아있어야 하고요. 70mm같은 특수 포맷이 아니고서야 애초에 대부분의 필름 영화들은 극장에서도 4K급으로 상영된 적이 없습니다.
UHD가 해상도만으로 블루레이를 대체하기는 힘들다는 걸 업체에서도 알기 때문에 꼼수를 부리고 있습니다. HDR은 UHD에서만 가능하도록 정해놓은 것 같은 거죠. 돌비 애트모스같은 최상위 사운드는 UHD에만 수록하기도 하는등 해서 강제로 UHD를 구매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4K라는 해상도만으로 쇼부를 보는게 가능했다면 그럴 필요가 없겠죠.
2018.08.02 13:56
이미 가정용 디스플레이가 선예도로써 프로젝터를 넘어선건 꽤 되었습니다.프로젝터는 근본적으로 광학형태이고 작은픽셀을 거대한 스크린에 확대하게 되는 형태인데 반해 lcd나 올레드의 경우 1:1 매칭이죠. 이건 필름작업과 디지털작업의 형태와 비슷해서 프로젝터 상영이 보다 정서적으로 시네마룩을 구현하는데 이롭고 확대되는데 손실되는 선예도를
보다 고급 프로세싱으로 보완해주기는 해도 이미 (크기나 사운드등 제반사항들을 제한) 단순한 화질차이로 보면 극장을 뛰어넘은지는 오래되었습니다.
그리고 4k 촬영 영화가 할리우드도 몇편 안된다는건 좀 이견이 있는데, 요즘 기본적인 규모가 있는 상업 현장에서 4k는 기본입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고요. (이창동의 버닝같은 경우도 알렉사 sxt로 촬영되었습니다.)카메라 워크플로우가 4k 이상으로 전환된건 꽤 된 일이에요. 2010년도 부터도 할리우드의 규모있는 영화 절반 이상의 작품들에 투입된 장비가 알렉사 시리즈였고, 앤 3.4k정도 되었죠. 근래엔 알렉사 뿐만 아니라 더 저렴한 소니 등이 모두 4k이상의 포멧에 대응하고 있어서 그게 일반적인 흐름입니다.지금 시점에 4k 카메라는 소형 시네마카메라로 취급되고요. 그헐리우드 대작의 경우엔 그보다 더 높은 알렉사 아이맥스로 촬영하고 있죠.(오히려 일반적인 방송이나 커머셜 영상들의 해상도가 이젠 영화를 앞서는 시기인데, 이렇게 된건 말씀하신 (그들이 주력시장으로 생각하는) 극장 환경 자체의 한계 상 굳이 자본을 더 투입할 이유를 찾지 못해서 일겁니다.
다만 소스를 어떤 해상도로 마스터링 했느냐의 문제에 앞서, 해상도 자체는 사실 큰 의미가 없기도 한데, 아이폰도 4k 촬영이 가능한걸요.조만간 8k 대응 카메라도 달리겠죠. 몇년전 독립영화스러운 환경에서 제작된 걸로 알려진 <동주>가 fs7, 4k 포멧으로 촬영이 되었는데, 이게 알렉사 xt같은 더 해상도가 낮은 카메라보다 품질이 좋다고 할수 있는지는 의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높은 해상도를 원하는 건 조만간 출시될 8k 가정용 디스플레이에 대한 대응 차원도 있고, 여전히 훨씬 더 많은 수의 필름작품들은 8k까지는 마스터링 하는데 문제가 없어보이니까요. 실제 워너등 헐리우드 제작사들은 시판용 4k 마스터링을 뽑으면서 일부 중요한 작품들은 8k작업도 같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대중을 상대하는 상품이 시장을 앞서가는 경우는 없던지라 사실 8k 제품을 지금 활성화해달라! 하는게 현실성은 없는건 아는데..그냥 개인적인 바램이죠. 제가 느끼기에 블루레이, 그리고 4k 블루레이까지는 현재 블루레이 타이틀 판매시장을 가로막는 벽들을 헤쳐나가기엔 제게도 매리트가 적어보이거든요.
2018.08.02 14:09
4K로 촬영된 영화가 몇편 안된다고 한 적은 없고 4K 영화가 몇편 안된다고 했습니다^^;
원본을 4K 이상으로 찍는다고 해도 2K로 DI하면 최종적으로 나오는 건 2K 영화죠. 2K 영화를 4K로 업스케일 해서 내고있죠.
2018.08.02 14:13
원래 극장용과 가정용 포멧의 di작업은 따로합니다. 색영역 등이 완전히 달라서요. 즉 원본소스를 가지고 재작업을 하는게 원래 원칙이죠. 2k포멧을 가지고 뻥튀기하는건 그냥 워낙 이 시장이 영세하고 그만한 수익구조가 안되서 그냥 날림으로 작업하는거고...
이런저런 사정들때문에 2차 판매시장은 죽어버리고, 스트리밍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같은데, 뭔가 제작사들이 다른 관점에서 판매시장의 가치도 올려주면 안되나 싶어서 써봤어요.좀 현실성이 없는건 저도 알구요;
2018.08.02 14:36
저는 극장에서 봤던 것을 원본이라고 간주하고 그것보다 더 깨끗한 화면을 굳이 추구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에서 쓴 글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영화를 조금이라도 더 좋은 상태로 소장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좋은 화질을 추구하기 보다는 재미있으면 그만일테니 좀 더 고화질로 소장하려고 하는 수요는 적을 수밖에 없겠네요.
2018.08.02 14:51
그냥 시장상황을 뛰어넘는 제품이 등장하면 그 자체가 가치가 되지 않나 싶은 단순한 생각이었던것도 같습니다. 뭔가 모으고 싶긴 한데 아직은 부족해..적들을 따돌리긴 충분치 않아..란 느낌이 자꾸 들어서..
ODD가 반영구 저장매체다 뭐다 해도
수집가에게 느껴지는 실제적인 수명은 딱 다음 단계 매체가 대중화될 때까지이고 그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네요
그래서 이젠 집구석에 공간만 차지하는 물리매체보다는 스트리밍이나 VOD 같은 걸 소장하는 게 더 끌리긴 한데...
스트리밍으로도 HD 사고 나면 나중에 UHD 따로 팔고 더 큰 버전은 또 따로 팔고 그러겠죠..쩝..
차라리 물리매체를 사면 (나중에는 희귀해질) 케이스 같은 것 모으는 맛은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