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 핀테크 촌평 (사용자 중심)

2018.12.22 16:25

soboo 조회 수:1059


 1. 중국은 핀테크가 전지역, 전계층, 전세대에 걸쳐 완벽히 보편화되어 있는데 현재 수준이 된것은 최근 1년 반정도에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2. 그런데 많은 한국사람들이 생각듯이 이 지불방식, 거래방식이 나오자 마자 정부(독재정권)에 의해 강제+유도로 순식간에 유포된 것이 아니에요.

   처음 출시되고 가맹점수가 늘어나기 시작한 뒤로도 3~4년정도는 중국내에서도 사용자들의 호흥이 적은 편이었죠.


 3. 한 예로 지난해 여름에 중국 계림에 여행을 갔을 때만해도 촌에서는 핀테크방식의 지불이 안되는 곳이 제법 있었습니다.

   지금은 지방도로 길가의 농가식당에서도 핀테크 지불이 가능하고 조그만 구멍가게도 현금이 아니라 가게 입구 벽에 큐알코드 스티커가 붙어 있고

   입장료를 받는 곳에선 매표원이 길가에 나와 차량 운전자에게 큐알코드판을 들이밉니다.

   

 4. 또 하나의 잘못 알려진 사실은 중국에선 신용카드 보급이 잘 안되고 있고 사용이 안되고 있다는건데

   적어도 도시 월급쟁이들은 모두 신용카드를 갖고 있고  왠만한 쇼핑몰, 호텔, 식당 모두 신용카드 결재가 가능합니다.

   핀테크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는 현재에도 고가 제품의 할부구매,  포인트나 신용카드와 제휴한 업체들의 프로모션등의 유인책으로 신용카드를 쓰고 있어요.

   한국과 다를게 별로 없는거죠.


 5. 가끔 제법 그럴듯한 호텔에서도 신용카드가 안된다고 불평하는 한국인 여행객들이 있는거 같은데 대부분 해당 신용카드 발급시 은행창구에서 처리하는 해외사용 설정을 

  체크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이게 카드사나 은행 정책에 따라 관련 절차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필요없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6. 상대적으로 낙후된 농촌지역, 변두리지역의 소규모 식당, 점포들에서는 카드결재 가맹을 하지 않아 왔습니다.

   카드업체에서도 굳이 가맹 유인을 하지 않았고 업체들도 수수료를 아까워해서 가맹을 꺼려한 이유였죠.

   워낙 큰 나라여서 그정도 구멍?은 피차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거죠.


 7. 핀테크가 최근 1~2년  사이 갑자기 한치의 구멍도 없이 중국 전역에서 보편화된 계기는  

  1) (값싸고 쓸만한 중국제)스마트폰 보급율이 높아진 것과 2) 초기진입장벽을 거의 없애버려 서비스를 더욱 간편하고 쉽게 만든 덕분이라고 보여집니다.  

  pos 설비 같은거 없이, 혹은 관련 설비 업그레이드 없이, 수수료나 가맹절차 없이 평상시 사용하던 위챗이라는 채팅앱을 통해 간단히 거래가 가능하거든요.

  알리페이도 마찬가지구요. 

 

8. 중국의 양대 핀테크 업체는 알리페이와 위챗입니다.  여기서 한치의 구멍도 없이 전 중국을 커버하게된 것은 위챗의 공로가 큽니다.

  왜냐? 위챗이 중국 개인통신환경에서 차지하는 위상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중국은 매우 매우 넓은 국가이고 지역간 유선통화료, 무선통화료가 매우 비쌉니다.   비행기로 3~4시간 날라가야 하는 국내 출장지가 즐비하죠. 

 만일 상해에서 북경으로 한달 정도 출장을 가야 하는 일이 생기면 도착해서 맨 처음 하는 일이 해당지역 유심카드를 구입하는 일이었습니다.  

 상해 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면 요금 폭탄을 맞게 되거든요.   그런데 위챗 덕분에 중국내에서 어느 지역에서나 저렴한 비용으로 지역간 통신이 가능해졌고

 중국인 누구나 위챗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구축된 위챗사용인구가 현재 중국 핀테크의 강력한 인프라가 된 샘이에요.


 * 중국은 너무 너무 큰 나라여서 장거리 통신 요금이 매우 매우 비싼 나라였다 <--- 이걸 꼭 염두해 두어야 합니다.

   신용카드결재나 은행직불카드나 모두 통신요금이 발생합니다. 심지어 거래 딜레이도 있었습니다.  상해에서 결재하면 이삼일 뒤에나 쿤밍쪽 게좌에 이체가 완료되는 경우도 겪어 봤어요.

   이게 기업간 대규모 금융거래면 모르겠는데 개인간 소액거래 차원이 되면 애보다 배꼽이 커지고 짜증유발이죠.  하지만 핀테크는 아무리 먼 지역도 즉시 혹은 수십분 안에 해결이 됩니다.


 9. 사용자의 편의와 편익 : 일반 소비자 말고 업체가 핀테크에 참여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모든 업체들이 핀테크 가맹점이 되면 소비자 사용은 자연히 늘어날 수 밖에 없는데

  초기에는 지방, 소규모 업체들이 핀테크 진입에 거부감이 있었던거 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가맹절차와 수수료가 없는 방식이 도입되면서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뀝니다.

 

 10. 현금 관리는 꽤 골치 아픈 일입니다.  카운터에서 현금을 받고 마감을 하고 일일히 맞추는 일을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또 그걸 아무한테나 맡길 수가 없죠.

  하지만 핀테크는 가맹절차도 필요없고 수수료도 없는데다 현금관리에 따른 인건비 지출이나 사장이 직접 챙기는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없애버렸어요.

  얼마전 오지 여행을 갔는데 그곳에서 제일 큰 슈퍼에 할머니 한분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그마저 어디서 누워 게시다가 불러야 나오시는;) 당연히 슈퍼 사장은 다른 사람이죠.

 그 오지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이고 물류만 세팅하는건데 핀테크 덕분에 가게를 지키지 않아도 되게 생겼으니 얼마나 좋아요.

 그 가게 지키는 촌할머니는 스마트폰이 없어도 되고 핀테크가 뭔지 전혀 몰라도 되요. 그냥 손님을 보고 손가락으로 가게 입구에 붙어 있는 큐알코드 스티커만 가리키면 끝~

 관광지 매표소에서는 현금출납 업무 자체가 없어져서 관리가 쉬워집니다. 현금이 어디로 샐지 걱정을 안해도 되고 바로 관리주체 지방정부 해당게좌로 들어가버리니....


 11. 사용자 중 일반 소비자 입장세서는 중국 전역 어디를 가도 이제 스마트폰만 있으면 결재가 가능해진 상황 자체가 편익이 됩니다.

 현금을 안들고 다녀도 되고 은행을 가지 않아도 되었어요. (중국 은행은 대기열이 길고 처리 시간이 길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15년전에 간단한 업무 하나 때문에 가까운 은행(시내중심)에서

 한시간 반을 기다린 악몽이 아직도 생생; )  , 카드보다 스마트폰이 편합니다. 


 편리함 면에서는 절대적으로 핀테크가 우월합니다.  카드는 지갑을 가방이나 주머니에서 꺼내고 다시 지갑에서 카드를 꺼냈다 타인에게 건내주었다가 다시 건내받아 다시 지갑에 넣고 그 지갑을 다시 가방이나 주머니에 집어 넣어야 하지만 핀테크 결재는 그냥 들고 있던 폰에서 결재앱을 켜고 내밀면 끝이니까요.

 게다가 거래, 결재내역이 그대로 폰에 남아 있게 됩니다.  따로 은행을 가거나 컴퓨터를 켜고 조회를 할 필요가 전혀 없죠.


12. 그런데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빼먹었네요.   중국 핀테크는 초기 진입이 너무 너무 쉽습니다.

 한국처럼 보안절차, 본인인증 절차가 복잡하지 않고 아주 간결해요. 

 제 경우 스마트폰에 위챗이나 알리페이 앱을 설치하고 사용할 은행카드를 등록하는데 등록시 (외국인이라서 여권번호와 영문 이름) 필요 정보 기재하고나면

 본인확인을 위한 메세지가 날라오고 그 메세지에 적힌 6자리 숫자만 앱에 기입하면 끝입니다. 무슨 인증서니 보안카드니 뭐니 다 필요 없습니다. 

 당연히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바꾸더라도 다시 인증서를 갱신하거나 뭐 그런 짜증 나는 과정도 필요 없습니다.

 원래 은행 자체내에서 서비스하던 인터넷뱅킹은 한국만큼 복잡하고 번거로운 기술적 과정이 있었는데 위챗과 알리페이는 그걸 혁명적으로 간소화 시켜버린거죠.

 그러니 거지들도 큐알코드로 적선을 할 수 있게 된거죠.


 13. 중국 핀테크의 마지막 남은 장벽 - 국가에서 운영하는 대중교통수단들 - 공공부문

 중국 핀테크가 독재국가라서 확 퍼진거니 뭐니 하는 사람들 보면 실소가 나오는게; 사실 핀테크 수용이 가장 늦은게 국가에서 직접 간여하는 곳들입니다.

 최근까지도 지하철은 교통카드, 버스 와 택시는 교통카드와 현금만 받아왔습니다.  

 그러다가 수개월전부터 핀테크 결재가 시작되었고 심지어 전철 과 버스는 아이페이도 됩니다.  택시는 더 나아가 DD 추싱이라는 차량공유앱을 통해서 택시를 부르면

 바로 그 앱과 알리페이가 연동이 되어 핀테크 결재가 되는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차는 아직도 안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기차표 자체가 없어질 정도로 공공영역에서 핀테크가 앞서나가는데 비해 중국은 공공영역이 가장 느립니다.

 그런데 뭔 독재국가라 정착된거다 타령인지;; 

 다음주초에 오랫만에 중국 고속철로 출장을 다녀오게 되는데 혹시 그 사이 기차도 바뀌었을지 모르겠군요. 요건 타보고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물론 중국 고속철은 한국보다는 10년 넘게 늦었으나 수년전부터는 인터넷에서 예약과 결재가 가능해졌고 은행카드 및 핀테크로 결재가 이루어집니다.  

  다만 표를 자동발급기에서 받아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고 창구에서 직접 표를 받거나 사야 하는 경우에는 핀테크가 아직 안됩니다.)

 

 14. 위챗과 알리페이의 사용편의성은 은행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했을것입니다. 

 한국에선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적극적이고 신속한 업무협조가 이루어진거죠.  이 차이가 현재 중국과 다른 나라 핀테크 활성화 정도의 차이를 만들고 있다고 봅니다.

 이게 가능했던건 위챗과 알리페이 모기업의 위상을 살펴 보면 이해가 됩니다.  두 핀테크 업체의 모기업의 세계기업 순위를 체크 해보세요.


 15. 또 궁금한게 있으면 질문 받을게요~ 아는 만큼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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