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아서 호기롭게 직장을 그만둔 것이 벌써 두달하고 반이네요.

회사다니면서도 글을 쓰려고 시도는 해봤지만 매일 9시-6시까지 일하고 집에 와서 강쥐들 밥주고, 산책시키고, 

운동 조금하고, 넷플릭스 조금 보다보면 곯아떨어져 자는 일상이었어요.

그래서 직장만 그만두면! 그 시간에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네요.

아침 7시 30분에 강쥐 알람이 울리면 세수할 틈도 없이 강아지 두 마리 데리고 나가서 오줌/똥 누이고, 

들어와서 밥 먹고, 강쥐들 밥 주고, 커피 마시면서 이메일, 주식 좀 보다보면 어느 덧 10시예요. 

책상 앞에 앉으면 갑자기 평소에는 챙겨보지도 않던 축구며, 영국 왕실이며 궁금해져서 인터넷 조금 브라우징하다보면 12시.

다시 점심 때가 오잖아요. 밥 먹고 다시 강쥐들 오줌/똥 누이고 나면 2시.

한 건 없는데 잠이 슬슬 와서 낮잠 좀 자고 일어나면 4시. 

최근에 관심이 생긴 프랑스어 공부 좀 하고 단어 몇개 외우면 5시. 

저녁 먹고, 운동 갔다와서 강쥐들이랑 산책하고, 집 정리를 마치면 어느 덧 10시...

이러다보니 여태 글은 꼴랑 2페이지 썼어요. 

뭐가 문제일까 매일 고민하고 자책하다가 이제는 일을 그만 둠으로써 시간을 확보하는게 다가 아니라 

아무 잡념이나 일상의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완벽한 장소가 있어야 한다며 또 두리번 거리고 있네요.


그러다가 발견한 바로 이곳! 영국에서 3번째로 외진 곳이라는 Bardsey 섬입니다.

웨일즈에 있어서 웨일즈어, 영어가 혼용되는데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2003년 인구는 4명이라는군요.

오래된 집과 마굿간등을 수리해서 4월부터 10월까지 숙박 업소로 사용하는데

모든 집들은 일단 전기가 없고, 태양열이나 구식 난로로 난방과 취사를 한다고 해요. 

섬에 들어가는 방법은 매일 오가는 배를 타고 가는 건데 날이 궂으면 배가 못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섬에 들어갈 때는 일단 음식을 무조건 많이 사들고 들어가야 한다는 군요.

인터넷과 전기가 없는 섬! 나를 하루 종일 스토킹하는 강아지들이 없는 섬! 

이런 섬에 가면 하루 종일 글만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또 막상 그렇게 되면 뭔가 다른 잡념이 생길까요? 

이런 생각하는 사람이 저 뿐만은 아니겠죠?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Bardsey 섬 웹사이트입니다.

여름 동안 숙박 장소들을 관리하고 이 외에 섬 곳곳의 일을 할 사람도 구한다는 군요.

그런데 영어 외에 웨일즈어를 해야 한다네요. 게다가 일이 생각외로 많고 연봉은 좀 짜다고 하는군요.

https://www.bardsey.org/


P.S. 계속 놀고 먹을 수는 없으니까 7월말까지는 뭐라도 하나 완성하고, 8월부터는 다시 일자리를 구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때까지 진짜 열심히 써야되는데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혼자서 글 쓰시는 분들 어떻게 일정을 관리하시는지 궁금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3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9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93
123311 '큐어' 짧은 잡담 [11] thoma 2023.05.29 429
123310 외로우니까 좋네요 [6] catgotmy 2023.05.29 411
123309 누구일까요? [5] 왜냐하면 2023.05.29 208
123308 뻔뻔한 유베/레비/컨퍼런스 리그 [2] daviddain 2023.05.29 135
123307 프레임드 #444 [4] Lunagazer 2023.05.29 83
123306 가장 기억에 남는 죽음씬은 무엇인가요? [12] 말러 2023.05.29 528
123305 인어공주 박스오피스 [4] theforce 2023.05.29 554
123304 인어공주... [5] 메피스토 2023.05.29 730
123303 [웨이브바낭] '연기'를 하는 장 클로드 반담이 궁금하십니까. 'JCVD' 잡담 [3] 로이배티 2023.05.29 279
123302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견종 [1] catgotmy 2023.05.28 211
123301 네덜란드 어 배우고 싶을 때+<포스맨> 잡담 [6] daviddain 2023.05.28 255
123300 프레임드 #443 [4] Lunagazer 2023.05.28 98
123299 [바낭] 후... 나는 나 자신을 넘어섰다... 극장에서 졸지 않고 본 영화 [4] 스누피커피 2023.05.28 419
123298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때려치면서 [2] catgotmy 2023.05.28 243
123297 도르트문트는 너무 멍청해 우승 못 한다는 정치인 말이 진실일까요 [1] daviddain 2023.05.27 180
123296 [영화바낭] 몇 번째인지 모를 'E.T.' 재감상 아주 짧은 잡담 [20] 로이배티 2023.05.27 491
123295 프레임드 #442 [4] Lunagazer 2023.05.27 92
123294 하라 료 작가가 돌아가셨군요. [8] thoma 2023.05.27 451
123293 '자칼의 날' [12] thoma 2023.05.27 353
123292 [웨이브바낭] '리-애니메이터' 제작진의 공포 동화, '분노의 인형들'을 봤어요 [8] 로이배티 2023.05.27 35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