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대략 2000년대 초반 정도에 반짝 5.1채널 홈시어터 구축 열풍이 일었던 적이 있었죠.

당시에 결혼하던 사람들 집들이를 가보면 거의 두 집에 하나씩은 홈시어터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는데...

당연히도(?) 당시엔 그걸 제대로 활용할 소스가 많지 않았고 또 거추장스런 선들에 공간도 애매하게들 차지해서 거의 대부분이 신혼 초에 잠깐 쓰다 내다 버리던 걸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 결혼을 좀 늦게한 편이라 그 열풍은 피했구요. 결혼하고 나서 그런 걸 갖춰보려하니 공간 문제 돈 문제 관리 문제 등등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서 포기하고 그냥 살았어요.


그러다 결혼 때 장만했던 티비가 일찍(9년...;) 수명을 다해서 화질은 좀 구려도 크기만 분수에 안 맞게 큰 엘지 티비를 직구로 장만한 게 작년 일이었구요.


그러다가 마침 또 타이밍 좋게 찾아온 아마존 블랙프라이딜에 꽂혀서 사운드바도 장만을 했었죠.


어차피 제 집 사이즈와 형편상 제대로 된 비싼 스피커를 사서 홈시어터를 구성할 순 없으니 좋은 사운드 흉내라도 들어보자!!는 맘으로 돌비 애트모스까지 '가상'으로 지원을 하는 엘지 사운드바를 샀었고. 일단은 만족했습니다. 뭐가 어쨌든 티비 자체 스피커나 그 전까지 쓰던 PC용 저렴이 2.1채널 스피커보다는 훨씬 나았으니까요.

게다가 '가상' 구현이라는 것도 많이 발전을 해서 어쨌거나 뭔가 소리가 입체적인 듯한 느낌적인 느낌은 충분히 들더라구요.



...그런데 이게 또 시간이 1년이 지나고 그 소리에 익숙해지고 나니 이젠 그게 아무리 그럴싸해도 결국 흉내일 뿐이라는 게 팍팍 느껴지지 뭡니까. 분수에 안 맞게 말이죠.



암튼 그래서 결국 무선 리어스피커를 장만을 했습니다. 

찾아보니 평이 나쁘지 않고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길래 같은 엘지 제품으로, 사운드바와 셋트 구성으로도 파는 물건을 단품으로 샀죠. 스피커 둘에 무선 리시버 하나.


그리하여 두근두근하며 지난 주에 개시를 하고, 일주일간 쭉 써오고 있는데요. 뭔가 좀 의도치 않은 괴상한 구석들이 좀 있네요.



1. iptv(올레 티비입니다)의 5.1ch 지원 vod를 볼 경우 리어 스피커가 작동을 안 합니다;

2. 티비 내장 앱으로 넷플릭스 vod를 볼 때도 리어 스피커는 작동을 안 합니다;;

3. 엑스박스를 켜서 게임을 하거나 넷플릭스, 아마존 앱을 이용할 때는 원활하게 잘 작동을 합니다.



결국 3번을 제외하곤 리어 스피커가 작동을 안 하는 건데, 왜 이런지 원인은 모르겠지만 잘 들어보니 아마도 가상 5.1ch로 사운드바에 소리를 다 몰아줘버리는 것 같아요.

사운드바의 연결은 TV와 hdmi arc로 되어 있어서 어차피 엑박이든 티비 본체든 기가지니이든 소리가 전달되는 과정은 똑같을 것 같은데 해괴하게도 엑박만 제대로 할 일을 해 주고 나머지는(...)



그래도 뭐 넷플릭스나 아마존은 (살짝 귀찮아도) 엑스박스를 켜서 그걸로 보면 해결되는데 문제는 올레 티비네요.

혹시나해서 셋탑의 메뉴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뒤져봤지만 스피커 설정 관련해선 상세한 메뉴 자체가 없구요. (티비 스피커 or 기가지니 스피커 선택! 이것 뿐입니다)

어차피 요즘엔 올레티비 vod를 거의 안 보고 살아서 별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돈 주고 산 물건이 특정 상황에서 억울하게(?) 작동을 안 하니 좀 아쉽습니다.



아... 그런데 정작 소리 소감 얘길 안 했네요.



좋습니다.

아주 좋아요.

뭐 천지가 개벽하고 신세계의 신이 되는(...) 그런 느낌은 아닙니다만. ㅋㅋㅋ

어쨌거나 분명하게 음 분리가 되는 느낌이 좋고 또 그런 상황이 아니어도 기본적으로 소리에 둘러싸인 느낌이 아주 좋네요.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보단 게임에서 효과가 훨씬 확실한 것 같습니다.

섀도 오브 툼레이더랑 기어즈5를 한 번 돌려봤는데 그야말로 돈 들인 보람이... ㅠㅜ


암튼 뭐,

그렇습니다.

이걸로 오늘의 마지막 뻘글 끄읕.



+ 사족인데요.

 전부터 느낀 거지만 iptv의 vod들은 정말 이해가 안 가는 구석이 많아요.

 영화 컨텐츠를 계약할 때 사운드와 해상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라도 하는 걸까요.

 나름 요즘 블럭버스터의 상징이자 선두급인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저'를 소리 확인해본다고 아무 생각 없이 재생해봤는데, 사운드가 그냥 스테레오더라구요.

 왜죠. 같은 영화를 4K 해상도는 몇 천원씩 더 비싸게 대여(판매도 아니고!)하는 것도 그렇고 정말 장사 마인드가 너무 양아취느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482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37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1728
123266 어떤 종류의 정체성은 부끄럽습니다? [20] 가봄 2023.05.23 952
123265 차정숙 3회까지 봤는데 [6] 2023.05.23 664
123264 Ray Stevenson 1964-2023 R.I.P. [3] 조성용 2023.05.23 218
123263 [웨이브바낭] 80년대식 나이브함의 끝을 구경해 봅시다 '마네킨' 잡담 [24] 로이배티 2023.05.22 634
123262 1q84랑 국경의 남쪽 번역 관련 [2] catgotmy 2023.05.22 261
123261 [넷플릭스] 글리맛이 많이 나는 ‘더 폴리티션’ [9] 쏘맥 2023.05.22 794
123260 에피소드 #38 [2] Lunagazer 2023.05.22 82
123259 프레임드 #437 [4] Lunagazer 2023.05.22 98
123258 압구정 폭행남 사건에 대한 커뮤니티 반응 [7] catgotmy 2023.05.22 988
123257 듀게 오픈채팅방 멤버 모집 물휴지 2023.05.22 119
123256 치과 의자는 왜 그렇게 안락할까? [10] Sonny 2023.05.22 547
123255 [웨이브바낭] 나름 짭짤했던 B급 무비 둘, '완벽한 살인', '오피스 배틀로얄' 잡담 [2] 로이배티 2023.05.21 293
123254 넷플릭스 힘에 영화관 다 망한다는데 [3] 가끔영화 2023.05.21 603
123253 뇌절의 질주... 아니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보고 왔습니다... 흐미... [15] Sonny 2023.05.21 566
123252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catgotmy 2023.05.21 168
123251 프레임드 #436 [4] Lunagazer 2023.05.21 79
123250 스콜세지 신작 칸 프리미어 반응 [6] LadyBird 2023.05.21 672
123249 도르트문트 우승 가능?바이에른 주총리, "BVB는 우승하기에는 너무 멍청해"/해리 케인 자히비. daviddain 2023.05.21 85
123248 고양이의 보은 (2002) [1] catgotmy 2023.05.21 165
123247 [웨이브바낭] 피칠갑 인문학 고문 수업, '더 레슨: 마지막 수업' 잡담입니다 [3] 로이배티 2023.05.20 37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