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앓는 소리)

2020.01.22 10:16

안유미 조회 수:566


  1.예전에는 그랬어요. 한 3년 전만 해도요. 감기에 걸려도 타이레놀이나 아스피린을 먹고 잠들면 다음 날 아침에는 스스로도 신기할 정도로 이미 나아 있곤 했죠. 그러면 '이겼다! 감기끝!'하고 다시 밖으로 뛰어나간 거죠.


 한데 최근엔 감기에 걸린 후 약을 먹고, 몸이 좀 나아졌다 싶어서 놀러나가면 또다시 감기가 역습하는 거예요. 아직 완전히 나은 게 아니라 증상이 완화된 것일 뿐이었던 거죠. 이렇게 몸이 약해졌다는 걸 새삼 깨달아가고 있어요.


 그야 이건 감기나 독감이 매번 강해지고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죠. 사람들이 '이번 감기는 독하다'라고 말하는 건 이번 감기는 평소의 감기보다는 세다...라는 뜻일 거니까요.



 2.하여간 너무 죽겠어서 누워있다가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술집이나 호텔에서 술게임을 할 때도 목청을 높여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상하게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예요.(물론 방음이 잘 된 곳에서만) 테니스 플레이어들도 남의 눈을 의식 안하고 매우 쪽팔린 기합소리를 내곤 하고요. 그래서 인위적인 발성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거 아닐까 하고 생각하던 참이었죠.


 그래서 한번 '의식적으로'앓는 소리를 내봤는데 이게 의외로 효과가 있더라고요. 너무 아파서 어쩔 수 없이 내는 앓는소리는 아니고, 그냥 좀 오버하면서 앓는 소리를 내는 거였지만 이상하게 통증이 좀 사그러드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앓는 소리를 내다보니 신기한 게, 의외로 점점 '아이고 아이고'라는 소리가 나오는 거예요. 옛날 동화책에서 꼭 '아이고...'라는 앓는 소리가 나오던데 그게 말도 안 되는 의성어라고 생각했거든요. 한데 자연스럽게 앓는 소리를 내다보니 정말로 점점 '아이고'라는 작위적인 소리와 점점 닮아가더라고요. 이런 걸 보면 의외로 조상들의 센스는 엄청났던 거 아닐까...라고 주억거렸어요.



 3.어렸을 때는 '한숨 쉬지 마라'라는 말을 듣거나, 무려 tv 광고에서 '죽겠다'라고 엄살부리는 어른을 나쁘게 묘사하며 '죽겠다라는 말 하지 마라'라는 광고를 보기도 했었죠. 하지만 생각해 보면 '죽겠다'라고 앓는소리를 내는 게 꼭 나쁜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렇게 엄살을 한 번 부리거나 한숨을 푹 쉬면 뭔가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잖아요. 요즘은 습관적으로 한숨을 내쉬곤 해요.


 그래서 요즘은 사람을 만났을 때 왜 그렇게 한숨을 쉬냐고 핀잔을 주면 이렇게 대답해요. 


 '아 이건 한숨이 아니라 복식 호흡이야. 요가 강사가 가르쳐 줬어. 복식 호흡이 몸에 좋다는데 너도 한번 해봐.'라고요. 물론 헛소리지만 반박할 수 없는 헛소리죠! 복식 호흡 하는 거라는데 누가 딴지를 걸겠어요?



 4.휴.



 5.어쨌든 몸이 좀 약해지니 느낀 건데 이제부턴 근력 운동보다 유산소운동으로 메뉴를 좀 바꿔야겠어요. 아무래도 몸을 좀 몰아붙여야 방전-회복-체력 레벨업의 순환을 탈 수 있으니까요. 근력 운동을 해봐야 몸만 좀 쑤시지 '지친다'라거나 '운동을 제대로 했다'라는 느낌은 별로 없거든요. 어쨌든 미친듯이 운동을 해야겠어요.


 휴...감기에 걸리니 심심하네요. 물론 감기에 안걸렸어도 심심하겠지만요. 설마 오늘 저녁까지도 낫지 않을 리는 없겠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3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9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93
123311 '큐어' 짧은 잡담 [11] thoma 2023.05.29 429
123310 외로우니까 좋네요 [6] catgotmy 2023.05.29 411
123309 누구일까요? [5] 왜냐하면 2023.05.29 208
123308 뻔뻔한 유베/레비/컨퍼런스 리그 [2] daviddain 2023.05.29 135
123307 프레임드 #444 [4] Lunagazer 2023.05.29 83
123306 가장 기억에 남는 죽음씬은 무엇인가요? [12] 말러 2023.05.29 528
123305 인어공주 박스오피스 [4] theforce 2023.05.29 554
123304 인어공주... [5] 메피스토 2023.05.29 730
123303 [웨이브바낭] '연기'를 하는 장 클로드 반담이 궁금하십니까. 'JCVD' 잡담 [3] 로이배티 2023.05.29 279
123302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견종 [1] catgotmy 2023.05.28 211
123301 네덜란드 어 배우고 싶을 때+<포스맨> 잡담 [6] daviddain 2023.05.28 255
123300 프레임드 #443 [4] Lunagazer 2023.05.28 98
123299 [바낭] 후... 나는 나 자신을 넘어섰다... 극장에서 졸지 않고 본 영화 [4] 스누피커피 2023.05.28 419
123298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때려치면서 [2] catgotmy 2023.05.28 243
123297 도르트문트는 너무 멍청해 우승 못 한다는 정치인 말이 진실일까요 [1] daviddain 2023.05.27 180
123296 [영화바낭] 몇 번째인지 모를 'E.T.' 재감상 아주 짧은 잡담 [20] 로이배티 2023.05.27 491
123295 프레임드 #442 [4] Lunagazer 2023.05.27 92
123294 하라 료 작가가 돌아가셨군요. [8] thoma 2023.05.27 451
123293 '자칼의 날' [12] thoma 2023.05.27 353
123292 [웨이브바낭] '리-애니메이터' 제작진의 공포 동화, '분노의 인형들'을 봤어요 [8] 로이배티 2023.05.27 35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