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당 8분(!) 정도 에피소드 7개 + 15분짜리 한 개. 총 에피소드 8개이지만 다 더해봐야 한 시간 남짓 밖에 안 되는 짧은 시리즈입니다. 스포일러는 할 수도 없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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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순간 크게 불쾌하지 않을 포스터 짤을 찾다보니... 없네요. 그래서 걍 이런 걸로 때웁니다 ㅋㅋ)



 - 스토리 얘기는 할 수가 없습니다. 앤솔로지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이야기들이 격하게 짧고, 또 그 와중에 대부분의 경우에 그냥 스토리가 없습니다. 말 그대로 없어요. 정말 짧게 딱 보여줄 것만 보여주고 끝내는 형식이라서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대충 소개하자면, 시리즈 제목 그대로 한국에서 오래전부터 돌던 괴담들 몇 개, 그리고 그냥 괴담의 '소재' 몇 개를 골라서 별 치장 없이 영상화한 물건입니다. 



 - 첫 번째 에피소드가 이 시리즈의 특성을 대표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80~90년대 사람들이 친구들끼리 구전하던 '무서운 이야기' 중 인기 많았던 것 하나를 그냥 그대로 영상화해버렸어요. 거기에 디테일을 덧붙인 것도 없고 뭐 그냥 원래 이야기 그대로. 아마 연식 인증 에피소드가 될 것 같기도. ㅋㅋㅋ 


 그래서 처음 저 에피소드를 보면 좀 당황스럽습니다만. 보다 보면 적응이 돼요. 오히려 아쉬운 건 저 컨셉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고 이리저리 오락가락하는 부분입니다. 아니 저런 괴담들은 수백개도 넘잖아요. 아예 복고인 셈치고 80-90 구전 괴담 베스트 형식으로 만들면 추억팔이라도 됐을 텐데 중간중간 괴담도 아닌데 별 재미도 없는 에피소드들이 끼어서 분위기를 흐립니다. 특히 사물함의 인형 에피소드와 문지방 에피소드는 뭘 어쩌라는 건지...;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쓸 데 없이 고어에 의존한다는 거. 15세 수준을 넘지는 않지만 대체로 불필요하구요. 귀신들의 이미지도 구시대적이에요. 에피소드 여덟개 중 여섯개의 귀신들이 모두 쓸 데 없이 유연한 몸을 자랑하는 긴 생머리 여성들이죠. 



 - 좀 튀는 건 마지막 에피소드입니다. 시간도 혼자 두 배로 15분이고. 도시 괴담이 아닌 옛날 문헌에 바탕을 둔 이야기면서 나름 줄거리도 있습니다. 근데... 썩 괜찮아요. 애초에 소재를 잘 고른 덕에 날로 먹는 부분도 있지만 어쨌거나 불쾌하고 섬찟한 분위기가 그럴싸합니다. 결말이 진부하긴 해도 그 정도면 꽤 괜찮았어요. 혹시 이 시리즈에 관심이 가신다면 마지막 에피소드는 챙겨보시길. 



 - 종합하면. 

 야심 없이 저렴하게 만들어진 호러 소품입니다. 80년대 학생이 된 기분으로 그 시절 '무서운 이야기' 하나 듣는다는 기분으로 보면 크게 나쁘진 않아요. 여덟개 밖에 안 되는 에피소드들 중 절반 이상이 구리지만 뭐 편당 8분이 안 되다 보니 구린... 가? 하고 있으면 실망할 틈도 없이 끝나버린다는 게 장점 아닌 장점이네요. ㅋㅋㅋ

 어차피 끝까지 다 봐도 한 시간 5분 정도 밖에 안 되니 호러 좋아하는 탑골 회원 분들이라면 심심풀이로 한 번 돌려볼만 합니다. 



 + 아이돌이 한 명 나옵니다. 우주소녀 설아라는데 전 모르는 분이구요. 연기를 논하기엔 런닝타임과 그 시간 동안 이 분의 연기할 꺼리가...



 ++ 21세기 작품이라는 걸 티내기 위해 인터넷 방송이 소재로 나오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그 외엔 다들 한 십년에서 이십년 이상은 묵은 소재들이죠. 



 +++ 시리즈의 감독은 홍원기란 분이 맡고 있는데. 아이돌 파는 분들에게 익숙한 이름이죠. 뮤직비디오 전문 감독이거든요. 그래서 화면빨이 좀 한국 뮤직비디오 삘이었고 전 그게 맘에 안 들었죠. 마지막 에피소드는 톤이 확 다른데 그런 분위기가 많았음 좋았을 듯. 



 ++++ 제작비가 정말 없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이 종종 있습니다. 학교 배경 에피소드가 셋인데 학교에 사람이 없어요 늘. 심지어 일과 시간에도 텅텅. ㅋㅋ



 +++++ 혹시나 해서 덧붙이는데, 완성도 면에서 딱히 칭찬하거나 추천하는 거 아닙니다. ㅋㅋㅋㅋ 다만 이걸로 끝내지 말고 이런 시도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한국 호러 극장에서 장사도 안 되는데 넷플릭스 덕에 이런 게 많이 나오면 저같은 사람은 행복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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