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장항석 이미지 검색결과

역사 예능 '벌거벗은 세계사'가 지난주부터 다시 방영을 시작했습니다. 매주 주제에 따라 전문 강사진을 영입하는 방식으로요. 이번 주제는 페스트 판데믹, 즉 '흑사병'입니다.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거대 전염병 말입니다. 코로나 펜데믹 시절에 걸맞는 주제네요.


그런데…

지난 설민석 강사 때와 똑같은 비판이 나오네요?


다음은 이번 흑사병 자문을 맡아주신 서울대 서양사학과 박흥식 교수의 글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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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벌거벗은 세계사>라는 프로그램에서 흑사병을 다룬다기에 어제 부분적으로 보고, 오늘 아침 재방을 다시 봤다. 흑사병을 10년 넘게 공부하였고, 중세 말기 유럽을 전공하는 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건 정말 아니다 싶다.

중세 사회에 대한 이해도 거의 없고 당시 사료도 해석할 줄 모르는 한 의사가 청취자들에게 왜곡된 인식만 키웠다. 내용도 구성도 꽝이었다. 흑사병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 목표였던가? 통계나 병인학적 측면에서도 최근 해석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카파 공성전에 대한 자료는 현장에 있던 사람이 기록한 것이 아니고 신뢰할 수도 없는데 마치 역사적 사실인양 해석해 나쁜 것은 다 아시아에서 왔다는 잘못된 인식을 고착시켰다.

강의 전반에 깃들인 중세에 대한 편견은 또 어떠한가? 그리고 흑사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르네상스라는 희망이 시작되었다고?(동시대에 벌어진 일이었지만 따지자면 르네상스가 시작한 후 흑사병이 발생하였는데) 구체적으로 지적하려 들면 끝도 없을 듯하고 그럴 가치도 없다.

설민석이 문제인줄 알았더니 이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것이 문제인 듯하다.(힘들게 자문해 주었더니 내가 자문한 내용은 조금도 이용하지 않았다. 그럴려면 이름은 왜 넣겠다고 했는지..)

미안한 말이지만 이런 식으로 엉터리로 역사적 주제를 전달하려면 프로그램을 당장 폐지해야 옳다. 아니면 프로그램 제목에서 세계사라는 단어만이라도 빼서 역사를 다루는 방송이라는 오해를 막아야 할 듯하다. 그냥 즐거운 오락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 역사가 방송에서 고생이 많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벌거벗은 세계사 또…설민석이 문제인 줄 알았더니 전문 | 한경닷컴
https://www.hankyung.com/life/article/202102013704H

벌거벗은 세계사 장항석 이미지 검색결과

죽음의 승리, 피테르 브뢰헬, 1562년 경, 패널에 유화, 117cm × 162cm,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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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여러 사람들의 댓글입니다.)



설민석이 문제가 아니네 ㅎ

이쯤되면 피디나 작가가 문제

역사로 사기를 치고 있으니 ㅉㅉ

나무위키 보고선 프로그램 만드나? 왜이러징;

유럽 중세도 사람 살던 곳이다. → 시청률 심해
유럽 중세는 똥이 날아다니던 존나 미개한 곳이다.→ 시청률 뿜뿜
방송탓 피디탓이 아니죠. 거짓이나 사기를 막론하고 자극적인 걸 소비하는 시청자 문제.

전문가를 내세워도 또 비판이 있네요

이번 회차 봤는데, 설민석 강사가 장항석 강사로 바뀐건 맞는데 구성은 거의 같았고 재미있었어요. 그냥 배우만 바뀌고 나머지는 다 비슷한 드라마. 그런데 자문단의 이런 식의 비판은 계속 될 것 같네요.

자문단들이 계속 불만이라면 자문단보고 강의하라고 해야 할듯

장항석 교수의 반론도 들어봐야겠네요.

역사학자가 아닌 의사이지만 무려 '판데믹 히스토리'(2018)라는 책의 저자인데..뭐가 뭔지 모르겠네요.

잘은 모르지만 서양 중세사는 전문가들끼리도 해석 다른거 많지 않나요?

장항석 교수가 외과 의사(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고 아마추어 사학자인데, 이게 실제 사학교수가 보기엔 오류가 상당했을 겁니다. 사실 '페스트 판데믹' 이라 해서 의대 교수가 나온 건 이해했지만 그래도 시청자 입장에선 "굳이?" 라는 생각이 드는 캐스팅 이었습니다.
내용은 일반인들 상식 수준, 흥미 위주 강의였었음.

따지자면...르네상스는 14세기후반. 흑사병은 1346년(14세기 중반) 흑사병이 더 빠른거 아닌가요?

애초에 이런 프로그램은 역사학자가 나와서 강연을 해야지 비전공자한테 맡기면 저런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더러운 중세, 이상한 치료, 판데믹에 임하는 인간의 본성 등에 대해 코로나의 한 복판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가지게 하는 좋은 강의였어요. 박흥식이라는 저 분이 화만 내지 말고 직접 조목 조목 뭐가 잘못된건지 짚어주시던가.

그래도 저 프로그램이 세계사를 나름 재미있게 풀어나가 학계에도 도움을 줄 것 같았는데 서양사 학자가 싫다고 딴지를 걸고 폐지하라고 하는 건 의외네요.
그냥 그들만의 리그가 좋은가 봅니다.

자문단의 문제죠. 설민석 시절 때면 몰라도 지금은 그 분야 전문가가 있는데 여기에 자문단을 넣으니 당연히 저런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각자 해석하는게 당연히 다른데...
해석의 문제를 역사 고증의 문제라고 들이대고 있으니 참...
물론 아마추어 역사가라 하지만 엄연히 자기 해석을 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자문단이 붙은게 젤 문제네요.

임용한 선생님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식이라면 안나오는게 낫겠네요. 역사는 해석의 문제인데, 딴지 거는 사람들 엄청 많을 듯

설민석 대 이집트 전공자는 당연히 후자에 권위가 실리는데,
이번 건을 글쎄올시다…입니다.
펜데믹 전문인 외과 의사 대 서양사학자 라..
서양사학자의 눈에 잘못도 있겠지만 의사가 사학자 보다 더 정확하게 짚어낸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몇백년 지난 일인데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었던 거지
그리고 페스트가 먼저 맞는데 왜 저럴까요.

이번 편은 의사가 나와서 하더라구요. 관련책 쓰긴 했어도 역사 전문가는 아니니까. 또 오류가 있군요.

그냥 방송 보고 지적하는 입장이 아니라 해당 방송 자문을 해 줬다네요. 자문 받고 자문 내용 무시한 건 제작진이 그냥 전문가 이름만 빌렸다는 건데

박흥식 교수가 제기한 문제는 오류라 보기 어려워요.
해석의 차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그래서 그게 문제라 봅니다. 자문단이 있으면 자문단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던가...이도저도 아니니까 이번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죠.

임용한 박사가 나와도 해결 못할 겁니다.
저런 식으로 자문단을 걸어놓고 하게 된다면...

르네상스를 언제 어디서부터 보느냐 문젠데 실제로 흑사병으로 사람들 다 죽어나가니까 그 남긴 재산들 가지고 르네상스 폭발했습니다. 이건 해석의 차이지 오류는 아니에요

'…또 ‘흑사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르네상스라는 희망이 시작되었다’는 강의 내용에 대해서는 “동시대에 벌어진 일이었지만 따지자면 르네상스가 시작한 후 흑사병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게 박흥식 교수의 주장인데 방송을 보고도 저런 이야기를 한다면 좀 이상합니다. 장교수가 강조한거는 '페스트로 인해 신과 종교의 권위가 무너지고 인간을 중심으로 보는 인본주의 휴머니즘이 대세가 되어갔다'는, 극히 상식적이고 교과서적인 주장을 했는데 아무리 서양사학자이고 전문가라도, 글쎄올시다 입니다, 뭔 앞뒤 맥락없는 소리를 하는지

뭐 불만이라면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지적을 하던지..

큰 틀에서 저 강의는 좋았어요

역사도 정치와 마찬가지로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내용이 천양지차로 달라집니다. 그리고, 역사학자들도 문제가 될만한 해석이나 발언은 삼가는게 기본이죠.

근데, 이 프로그램이 계속 문제가 되는 것을 보니, 여러 사람이 공감할 만한 내용보다 특정 진영(?)에서 옳다고 하는 주장이 반복되는것 같네요. 실제로 설민석씨가 하는 것을 잠깐 본적이 있는데.. 새로운 주장을 많이 하더군요. 다분히 이념적인 느낌도 있었구요.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수준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니까 다른 쪽에서는 "이것은 아니지" 라고 말이 계속 나오는 군요.

이런 프로그램은 안 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은 역사적 해석을 방송에서 하는 것이거든요.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김어준이나 주진우같은 사람이 하는 방송을 사람들이 문제삼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참 어려운 포맷이죠. 의외로 역사가 학설이 휙휙 바뀌서 진짜 관심있는 사람 아니면 편견가지고 하기 쉽상. 2차 세계대전 이야기들만 봐도 몇년전에 본 것과 지금 보는 내용이 완전 틀려지니.

교수가 자기 자문대로 말 안들어줘서 좀 삐진듯요

지금 시대도 코로나도 중국이 문제다 우리나라 대응은 정부가 문제다 하는 마당에 수백년전 문제를 이게 정답이다 라고 하는거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시간여행자도 아니고 알아서 걸러 들어야죠

역사라는게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수도 있는데 교수가 자문해 줬는데 말 안들어주니까 삐졌네 삐졌어.



"오류 끝도 없다"···설민석 하차한 '벌거벗은 세계사' 또 논란 : MLBPARK
http://mlbpark.donga.com/mp/b.php?m=search&p=1&b=bullpen&id=202102010051672668&select=sct&query=%EB%B2%8C%EA%B1%B0%EB%B2%97%EC%9D%80+%EC%84%B8%EA%B3%84%EC%82%AC&user=&site=donga.com&reply=&source=&sig=h4aXSYtY63HRKfX2h6j9Gg-Yjhl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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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생긴 논란은 자문단 문제가 큰겁니다. 물론 역사를 아무렇게나 소비하면 위험하다고 봅니다만 이번에 강연한 장항석 교수는 지난 2018년에 <판데믹 히스토리>라는 책을 냈습니다. 물론 아마추어 역사서가 되겠지만 자기 나름의 전문 분야의 지식을 통해 역사를 해석한 것이고 당연히 강연도 거기에 맞출 수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자문단이죠.

자문단에는 전공 교수가 들어가는데 이들은 본인들이 연구한 학설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게 방송에 반영이 안 되면 당연히 왜곡으로 여길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애초에 전문가 강연자 체제로 갔으면 굳이 자문단을 넣을 이유는 없었던 거죠.

이건 애초에 프로그램을 강연자는 여전히 설민석 같이 쇼 프로식으로 이용하겠다는 것이고 PD와 작가에 의해 움직이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 같잖아요.

그런데 정작 그것을 프로그램에 이용하지 않으니까 당연히 반발이 생기는 것이구요.

자문단은 뭣하려 넣었냐 이것부터 시작해서 말이죠.

지난번 문제도 결국 자문단의 자문을 제대로 반영 안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문제였구요.

'차이나는 클라스' 같은 경우에는 이런 문제가 별로 없잖아요.

애초에 강연자가 자신이 준비한 전공 주제를 바탕으로 강연하니 터치하지 않는 것이구요.

그러니까 설민석 체제가 아닌 다른 체제로 바꿨다면 프로그램도 거기에 맞춰서 구성했어야죠.

아니면 자문단의 의견을 구했으면 적어도 프로그램 전체를 자문단에게 우선 보여주던가...

계속 자문단은 두면서 생까고 이러면 프로그램에 자꾸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죠.

지금 박흥식 교수가 제기한 문제는 애초에 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분분한 사안이라서, 뭐가 왜곡이고 뭐고 할 것도 별로 없어요.

사료를 취사선택 하는 문제도 마찬가지구요.

중세 흑사병 이후 르네상스가 발전했다는 설은 주류 역사계에서는 여전히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고

오히려 박흥식 교수의 의견이 비주류에 가깝죠.

벌거벗은 세계사는 자문단 문제가 크다고 봐야죠. : MLBPARK
http://mlbpark.donga.com/mp/b.php?m=search&p=1&b=bullpen&id=202102010051672950&select=sct&query=%EB%B2%8C%EA%B1%B0%EB%B2%97%EC%9D%80+%EC%84%B8%EA%B3%84%EC%82%AC&user=&site=donga.com&reply=&source=&sig=h4aXSYtgg3eRKfX2h6j9Gg-Yjhl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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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이 르네상스보다 빠르지 않나요?
실제로 '흑사병이 르네상스의 원인중 하나다'라고 하는 책도 많은 걸로 알고 있고. 이번에 벌거벗은 세계사 비판하시는 교수님 지적이,

"또 ‘흑사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르네상스라는 희망이 시작되었다’는 강의 내용에 대해서는 “동시대에 벌어진 일이었지만 따지자면 르네상스가 시작한 후 흑사병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라고 하셔서. 의문이네요. 그냥 학설중 하나인건지.

흑사병이 르네상스보다 빠르지 않나요? : MLBPARK
http://mlbpark.donga.com/mp/b.php?m=search&p=1&b=bullpen&id=202102010051672989&select=sct&query=%EB%B2%8C%EA%B1%B0%EB%B2%97%EC%9D%80+%EC%84%B8%EA%B3%84%EC%82%AC&user=&site=donga.com&reply=&source=&sig=h4aXSg-Ai3HRKfX2h6j9Gg-Yjhl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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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교수 스스로가 생각하는 학설 중 하나입니다. 르네상스 기원론을 훨씬 이전부터 소급하면 저렇게 설명할 수 있겠지만 제가 많은 세계사 전공서를 봤지만 저렇게 해석하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아까 앞서 글에 논란을 일으킨 자문단 교수 의견이 학계에서도 비주류하고 합디다...ㅋㅎ

르네상스 시작을 지오토로 보는 의견들이 많아요. 지오토 사후 흑사병 시작되니까요. 뭐, 사상적으로는 그보다 100년 정도 앞서 프란치스코 성인부터 보기도 하고요.13세기면 중세 유럽이 전성기에 달해서 대외적으로는 십자군 전쟁으로 해외 진출하고 내부적으로는 도시와 상업이 발달하면서 부흥하죠.

애초에 방송에서 소개한 내용은 일반적인 도식이고 실제 르네상스 발전에는 흑사병 이후 중세 도시의 인구 변화가
적극적으로 반영되기도 하였으니까...애초에 저런 식으로 따지고 들면 한도 끝도 없는게 현실이죠.
그래서 간단한 도식으로 설명하는 것인데 거기에 자꾸 해석을 덧붙이다 보니...

역시 소수설이긴 하군요.

방송 안봐서 모르겠지만 중세는 단순히 암흑기였고 흑사병이 암흑기를 대표하는 사건으로 설명되고 이후 르네상스가 시작되었다는 식의 도식적 설명이 문제라고 본거 같아요.

그리고 지오토를 시작으로 보는 건 미술사학계 시각이지
경제사나 사회사 쪽에서는 페트라르카가 기원일 겁니다.
물론 이쪽도 흑사병 보다는 저술이 빠르긴 하지만...

원래 르네상스가 미술에서부터 나온 말이고 이후 시대적 양식의 명칭으로 쓰였죠.

그런데 중세를 르네상스로 급변하게 만든 건 흑사병의 영향이 없다고 보기는 어려우니까요. 중세적 사유의 붕괴 역시 르네상스 시작의 원인이고 흑사병은 그것을 앞당긴 셈이니까...
아무래도 이건 안으로 뒤지고 들어가면 복잡해지는 문제고
최근에서야 서양에서 학설이 수정되고 있는 편이지만
그것을 굳이 저런 교양적 강의에 집어넣을 이유가 있는지..

그리고 그 도식은 다른 역사학자가 쓴 대중교양서에도
잘만 나와 있는 도식이라 문제될 것 없어요.
아직까지도 주류는 그쪽 도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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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장항식 교수의 반박문입니다.


우선 이 방송과 관련해 본의 아니게 잡음이 일게 된 점 송구하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 방송에 대해 서울대 서양사학과 박흥식 교수께서 개인 SNS에 방송이 역사 왜곡을 하였으며 자문을 거치지 않았고, 괜한 공포심을 조장하였다는 내용의 비판글을 게재했습니다.

저는 의학을 전공한 교수로서 2018년 <판데믹 히스토리>라는 책을 집필한 바 있고, 당시 검토했던 수많은 책과 자료 및 연구를 토대로 이번 <페스트>편을 준비하였습니다. 제작진과 함께 여러가지 잘 알려진 설들 중 가장 보편타당성이 있는 내용을 엄선하려 노력했고, 여러 검증 과정을 거쳐 각 세부 주제들을 구성했습니다. 의학적인 관점에서 페스트라는 감염병에 대해 접근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공포심을 조장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질병에 승리해 온 역사를 말하며 현재를 이겨낼 희망을 말하고자 한 것입니다.
저는 역사를 해석함에 있어서 다양한 역사학적 관점과 의견이 존재하며, 세계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 입장에서는 내용이나 구성에 대한 지적을 충분히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거짓을 이야기하지 않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제가 감염병 관련 책을 준비하면서 찾았던 그 수많은 자료들이 박교수님의 주장대로 다 왜곡이라고 한다면, 페스트와 관련된 내용이 있는 수많은 책들은 다 폐기되어야 옳을 것입니다.
아울러 이번 방송과 관련해 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몇가지 말씀을 덧붙이고자 합니다. 특히 SNS에 공개적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수준의 의사가 나섰다”는 식의 인신공격성 언급은 지나친 발언이며, 이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의학분야에서도 서로의 의견이 상충될 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격한 토론을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서로에 대한 예의는 지킵니다. 충분히 역사학적 토론이 가능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언사를 통한 일방적인 매도는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많은 사람들을 수술하고 생명을 살리는 외과의사로서 신뢰성이 중요한 사람입니다. 박교수님의 지적 이후 많은 매체에서 저는 신뢰할 수 없는 사람으로 낙인이 찍혔고, 제 저술 또한 일거에 형편없는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박교수님의 SNS에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는 대목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만약 제게 더 가르침을 주시고자 한다면 언제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내용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면 시정할 의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만남을 통해 서로의 오해를 풀고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 일들이 해결되어 나가길 기대해 봅니다.

박흥식 교수님께 같은 교수로서 뿐만 아니라 인간대 인간으로 서로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 이야기를 풀어볼 것을 제안합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제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박교수님의 해명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청합니다. 박흥식 교수님의 긍정적 답신을 기대하겠습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단독]tvN ‘벌거벗은 세계사’ 장항석 교수 “강의 내용 날조 일방적 매도 부당”
https://amp.seoul.co.kr/www/20210205500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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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이번엔 '해석의 문제'네요. 흑사병이 첫 발발한 시점은 명확히 연대가 기록이 되어있어(1347년) 이견이 없는데, 문제는 '르네상스'입니다. 최근 연구가 진행되면서 르네상스에 대해서는 그 기원부터 중세와의 관계 그리고 그 영향의 범위까지 연구자들 간에 이견이 많거든요. 사실 더 정확히 말하면 중세에서 근세로 전환하는 첫 시기를 가리키는 이 '르네상스'에 대해서 명확하게 합의된 얘기를 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어떤 학자는 아예 르네상스 무용론까지 얘기하는 마당이라…) 물론 최신 연구 자료를 최대한 활용하는게 좋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예전 연구 자료를 싹 다 무시하기도 어려운…뭐, 그런거죠.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런 '해석'의 문제가 나올 땐 연구자들 간에 너무 감정적으로 발언하는 것부터 문제라고 봅니다. 그보다는 좀 냉정한 어투로 조목조목 지적을 하는게 더 생산적이죠. 이렇게 감정적으로 선빵을 날려버리면 어지간한 양반 아니고서야 폭언으로 답하는게 예사일테니까요.(이래서는 스트레스 받아서 누가 강연하겠다고 나설까부터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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