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누군가는 '이사람, 왜이렇게 번개 글을 자주 쓰는 거야. 짜증나게.'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번엔 진짜 가고싶은거예요. 신라호텔에 딸기빙수가 새로 나오거든요. 



 2.딸기빙수야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할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이거예요. 이거 굉장히 조금 나오는 딸기를 써서 만드는 빙수라는데, 이런 종류의 빙수가 다 그렇듯이 공수된 좋은 딸기를 다 써버리면 그때부턴 그냥 일반딸기를 써서 만들 거란 말이죠. 월요일부터 출시된다는데 월요일 낮에 가보면 아마 이미 다들 하나씩 시켜놓고 있을걸요. 한국인들이라면요.


  

 3.그러니까...먹는다! 월요일 낮! 딸기빙수와 샴페인! 케이크! 칵테일! 마카롱! 초콜렛! 그러고도 배고프면 고기! 번개하자 이거죠.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도 찍고요. 물론 인스타는 안하지만요. 오실 분은 여기로. https://open.kakao.com/o/gJzfvBbb


 사실 쓰고 싶은 건 다 썼는데 그냥 7번까지 가고 싶네요. 뭘쓰나...쓸 게 없어요. 심심하네요. 헛소리나 써볼까요.



 4.휴.



 5.군중들은 스타를 스타로 만들어 주는 대신에, 대가를 요구하죠. 인간의 본성에 구속을 거는 형태로요. 아이돌은 연애하면 안되고 남배우는 여성들의 기분을 아주 약간이라도 상하게 해선 안돼요. 그들의 브랜드 가치를 인정해 주는 대신에 그걸 유지하는 대가를 매순간 요구하는 거예요. 한데 군중이 요구하는 역할과 연기력은 가끔 너무한 것 같기도 해요. 정우성이 염정아를 꽃에 비유했다고 네티즌들에게 저렇게 얻어맞고 사과까지 해야 하다니. 저 나이를 먹고도 돌아보고 성찰한다는 표현을 쓰면서 살아야 하다니...정말 연예인은 좋은 직업이지만 저런 단점이 있다니까요. 아무것도 아닌 군중들에게 납작 엎드려야 한다는 거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원래 군중들이 한 숟갈씩 덜어준 밥으로 자신의 밥그릇을 왕창 키우는 게 연예인과 정치인의 본질이니까 어쩔 수 없는거죠. 


 이쯤에서 '그러니까 나같은 인생이 최고야. 나는 남의 평판따위는 신경 안써도 되니까 내 인생이 좋다고!'라고 자랑해야 할 타이밍이겠지만...별로 자랑할 만한 것도 아니예요. 나처럼 100% 자기자본으로 살아가는 인생의 장점이래봐야 그거 하나거든요. 아무리 평판이 나빠져도 자산을 강탈당하지 않는다는 거요. 설령 지구인들 중 60억명이 나를 싫어한다고 해도 내 돈은 빼앗아갈 순 없잖아요?

 

 문제는 자기자본 안에서만 투자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거예요. 남의 힘을 빌리거나 남의 평판으로 인지도를 얻거나, 남의 밥그릇에서 뭘 떠와서 덩치를 마구 불리는 게 힘들다는 거죠. '나같은 인생이 최고야! 정우성도 부럽지 않아!'라고 외치려면 부동산이나 다른 거 다 빼고 현금만으로 70억은 있어야 돼요. 아무리 아무것도 아닌 놈들에게 굽히면서 사는 인생이라고 해도 그만한 확장성을 유지하기 위해 하는 것이니...그건 우습게 여길 것이 아니라 그럴 가치가 있는거죠. 내겐 그럴 기회조차 없거든요. 


 군중들에게 굽실대지 않고도 군중들에게 굽실대는 놈들과 비슷한 덩치를 가지기 전에는, 그들을 우습게 여길 자격이 없는거예요. 언젠가는 그들을 우습게 여길 수 있는 날이 올까요?



 6.신재민이라는 애송이에 대해 처음 들은 건 언제였더라...작년 말이었던가 올해 초였던 것 같아요. 엠팍이라는 사이트에서 '역시 5급 패스한 사람쯤 되니까 글을 참 잘쓰는걸!'이라며 호들갑 떠는 게시물이었죠. 그래서 뭔 글인가 싶어서 찾아 봤어요.


 신재민의 글을 읽으면서 '이녀석 무슨 에세이를 집필하는 중인가?'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뭔가를 고발하는 글이라면서 자꾸만 '나는 이런 사람' '나는 XX한 걸 못 참는 사람'이란 설명이 끝도 없이 계속 나오는 걸 보고 자의식 하나는 열라 크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이 자식은 자의식과 자기애 때문에 발밑을 망쳐버렸구나라고 결론을 내렸죠. 거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기관에서 대체 왜 일개 사무관따위를 납득시켜줘야 하는 거죠? 어쩌다가 그런 거만한 생각을 품게 된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갔어요. 



 7.그런데 그가 가짜 유서에서 '양주는 그래도 원없이 먹었다.'라고 쓴 부분과 '다음에는 키크고 잘생기게 태어나고 싶다.'라고 쓴 부분에서 좀 안쓰럽긴 했어요. 이건 약간 궁예겠지만 저 문장 둘을 연결해 보면 양주 먹으러 혼자먹는 가게에 간 게 아니라 딱봐도 여자들이 나오는 가게 가서 먹은 것 같잖아요. 키크고 잘생기게 태어나고 싶다는 말은 여자에게 인기 좀 있고 싶다는 뜻으로 치환되니까요.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은 잘 찾아가려고 했던 거 같아요. 있는 거라곤 5급 간지뿐이고 당장은 박봉뿐인 공무원 생활 때려치고 강사길을 걸으려 한 걸 보면요. 그가 강사 일을 잘 하게 됐을지는 알 수 없는거지만, 잘 했다면야 18년 몰트쯤은 가게에 갈때마다 깔아줄 수 있는 돈, 샴페인 세트쯤은 클럽에 갈때마다 깔아줄 수 있는 돈은 벌었을 테니까요. 문제는 이제 공무원도 강사도 못 하게 됐다는 거지만.


 내가 세상을 다 안건 아니지만 키크고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싶다고 다시 태어날 것까진 없거든요. 여자로는 안 살아봐서 모르겠는데 남자라면 큰 키와 잘생긴 얼굴로 얻을 수 있는 건 몽땅 다 돈으로도 쉽게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는 원하는 것들을 얻기 위해 다시 태어날 필요까지는 없었는데...이젠 꽤나 코너에 몰리고 만 신세예요. 


 

 8.나는 자의식과 자기애가 둘다 강한 놈은 싫어해요. 그런 놈들은 대개 멍청하고, 그 멍청함으로 주위를 짜증나게 만들거든요. 강한 자의식을 인정받고 싶다면 자기애를 버리던가, 자기애를 유지하며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걸로 만족하고 싶다면 강한 자의식을 버리던가 해야 한다고 믿어요. 다이아수저가 아니면 그 두가지는 양립할 수 없는 거니까요.


 한데 신재민의 문제는 자의식과 자기애...그 두가지가 다 강했다는 거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굳이 이렇게 길게 쓰는 이유는 그를 반면교사로 삼기 위해서예요. 나도 자의식과 자기애가 둘다 강하거든요. 하지만 자기애는 가능한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양립할 수 없는 두가지를 다 유지하려고 하면 둘 다 붕괴되고 마니까 하나는 버려야 하죠.


 왜냐면 자의식의 크기와 현실의 나의 스케일을 가깝게 유지하려면 똑똑히 굴어야 하거든요. 최대한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하고요. 한데 자기애가 아직 남아있다면 절대로 자기객관화가 안 돼요. 자기객관화가 안 되면 생산성을 높일 수가 없고요. 생산성을 높이긴 커녕 유지하기도 힘들죠.


 강한 자의식을 스스로에게 인정받는 거야 쉽지만, 문제는 타인에게 인정받는 게 어렵단 점이예요. 세상 사람들은 자의식의 크기와 현실의 사이즈가 지나치게 어긋난 사람을 그냥 지나가지 않거든요. 반드시 조롱하며 지나가죠. 그야 자의식 쪽이 현실의 클래스에 비해 너무 크면 조롱당하는 건 당연하긴 해요. 그런 놈들은 남들을 짜증나게 만드는 거니까 대가를 치러야죠.


 한데 알고보니 인간들은 그 반대의 사람...현실의 클래스에 비해 자의식이 너무 작은 사람. 좋게 말하면 겸손한 사람에게도 꽤나 엉기더라고요. 그러니까 거만함이 지나친 것도 겸손함이 지나친 것도...둘 다 악덕인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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