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그대로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다 까발리는 글입니다. 읽기 전에 주의를 부탁드려요.



- 영화는 보기 귀찮은데 스포일러는 궁금한 분들을 위한 대충 요약. 요즘 기억력 감퇴와 빠른 왜곡이 진행 중이라 어긋나는 부분 많을 거라는 거 감안해주시고.


 ...타노스의 필살 손가락 튕기기로 우주 생명체의 절반이 사라졌습니다. 네뷸라와 함께 우주 미아가 되어 있던 토니 스타크는 캡틴 마블의 셔틀 운행으로 지구 생환에 성공했으나, 반갑게 맞아주며 타노스를 쫓아가 무찌르고 사람들 살려낼 방법을 찾아 보자는 캡틴 아메리카 패밀리에게 '내가 도와달랠 때 넌 어딨었는데? 넌 애가 왜 이렇게 염치가 없니?' 라고 버럭 화를 낸 후 숙면. 결국 남은 히어로들끼리 타노스의 은퇴 후 휴양지를 찾아가 대략 1.5초만에(!) 타노스 제압에는 성공하지만 이미 타노스는 스톤들을 다 파괴해 버린 상태.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걸 알게 된 깊은 빡침에 토르가 타노스의 머리를 뎅강 베어 버리고 멤버들 각자 폼 나게 좌절하다가 '5년 후' 라는 자막이 뜹니다.

 

 인류는 생각보단 굉장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토니 스타크는 예쁜 마누라랑 결혼해서 더 예쁜 딸래미랑 알콩달콩 호숫가 별장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구요. 토르는 현실 도피 차원에서 포트나이트 덕후가 되어 집에 쳐박혀 맥주만 먹고 살다가 성인병이 우려되는 몸매의 퇴물 락커 비주얼 아재가 되어 있구요. 캡틴 아메리카는 생존자들 치유 모임 같은 데서 카운셀러를 하고 있네요. 헐크는 배너와 헐크의 중간 형태(...)로 정착해서 팬들에게 셀카 찍어주며 평화롭게 삽니다. 그리고 그 외의 히어로들은 블랙 위도우의 관리 아래 자경단 비슷한 일을 하며 지내는 가운데 호크아이는 운도 지지리도 없는 가족들을 둔 죄로 아내, 딸, 아들이 줄줄이 먼지화. 본인은 흑화되어서 누가 시키지도 않은 악의 무리 소탕질을 하고 다니고 있구요. 어쨌든 그 와중에 이전 본인 영화에서 양자 세계로 떨어져 버렸던 우리의 개미남이 현실 세계로 컴백합니다.

 

 각설하고, 개미남의 제안은 이렇습니다. 양자 세계 떨어져보니 거긴 시간 가는 게 우리 세계랑 많이 다르더라. 이거 잘 이용하면 시간 여행 가능하지 않겠냐? 근데 내 실력으론 못 함. 더 똑똑한 애가 필요함. 그래서 다시 캡틴 아메리카 일당은 토니를 찾아가고, 세상 귀여운 딸래미와 사랑하는 마누라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토니는 당연히 저리 꺼지라고 대응합니다만. 불청객들 쫓아내고 나니 문득 품에 안겨 사라져 버린 애제자 피터 파커 생각이 나네요. 게다가 타임머신을 만든다는 생각에 공돌이 스피릿도 타오릅니다. 그래서 뚝딱! 하고 타임머신 이론 완성. 바로 시제품도 완성. 어벤져스를 찾아가 '일이 잘 안 풀리게 되면 나는 내 인생 먼저 챙김' 이라는 조건으로 합류합니다.


 이 분들의 플랜인 즉 이러합니다. 이건 빽투더퓨쳐가 아니기 때문에 과거를 바꿔봤자 평행 우주가 생겨날 뿐 우리의 현재가 바뀌지 않는다. 그러니 과거로 가서 베이비 타노스 끔살! 이런 건 소용 없고. 대신 과거의 돌멩이들을 현재로 가져와서 현재 시점에서 반반 당첨자들을 되돌리는 건 가능. 시간 여행용 시료의 양에 제한이 있으니 시간 여행 가능 횟수는 한 번이다. 그러니 남은 멤버들끼리 팀을 나눠 어여 다녀오세.

 그래서 이들은 어벤져스 영화의 지나간 명장면(?)들 속으로 추억 여행을 떠나고 거기에서 토니는 아빠, 토르는 엄마, 캡틴 아메리카는 전 여친을 만나고 오는 힐링 여행과 함께 돌멩이도 챙기는데 성공합니다... 만. 애초에 멤버들이 좀 부실해 보였던 두 팀에서 사단이 납니다.

 일단 하필이면 타노스가 딸래미 주고 스톤으로 교환해왔던 별로 파견된 호크아이와 블랙위도우 조. 둘 중 한 놈이 죽어야 돌멩이를 준다는 페이스 페인팅 스미스 요원의 말에 둘이 서로 자기가 죽겠다며 다투다가 블랙위도우가 간발의 차이로 승리. 절벽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낙사합니다.

 그리고 워머신 & 네뷸라 조. 이 양반들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세계로 여행을 떠났는데 하필 그 때 같은 시공에 존재하던 원조 네뷸라와 시간여행 네뷸라가 원인 모를(...) 이상한 싱크로를 보이면서 시간여행 네뷸라의 기억이 원조 네뷸라에게 전송되고, 결국 타노스가 미래에 자신에게 벌어질 일들과 현재 어벤져스의 상황들을 몽땅 다 알게 된 것이죠. 그리고 또 하필 그 때 오작동이 일어나 돌멩이를 얻고도 현재로 돌아가지 못 하고 쓰러진 고물 네뷸라를 냉큼 잡아가서 시간여행 장비를 빼앗고, 타노스 말 잘 듣는 네뷸라를 원래 네뷸라와 바꿔치기해서 현재로 돌려 보냅니다.


 그리고 우리의 어벤쟈쓰 멤버들은 다시 한 번 토니가 뚝딱! 하고 만들어낸 [인피니티 건틀렛 ver. 아이언맨]에다가 돌멩이들을 끼워 넣고 작동을 하려는데 이 돌멩이들이 방사하는 감마선 때문에 평범한 인간은 장갑 꼈다간 걍 죽어 버린다네요. 그래서 감마선의 1인자 헐크가 총대를 메고 고통에 몸부림치다 어떻게든 손가락 튕기기에 성공합니다. 뭔가 지구가 대 패닉에 빠졌어야 할 것 같지만 그런 얘기까지 했다간 런닝 타임이 4시간에 육박할 테니 사정상 사라졌던 호크아이 와이프에게서 전화가 걸려 오는 장면으로 간단히 때우며 반반 당첨자들의 환생 미션은 완료.


 하지만 기뻐하는 바로 그 순간 스파이 네뷸라가 시간여행 장치를 작동시켜 과거의 타노스가 자신의 전병력을 실은 모함과 함께 현재 지구에 도착. 한 방에 어벤져스 기지를 박살내 버립니다. 그러고 이런저런 사정으로 단독 영화 삼부작 완성자 삼인방과 대면하는 타노스 왈, "덕택에 좋은 걸 알게 되었네. 반반 해봐야 남은 반들이 자꾸 과거를 생각하며 뻘짓을 하니 그냥 심플하게 다 없애버리고 새로 창조하는 게 낫겠어." 당연히 우리의 주인공들은 안돼. 그럴 순 없어 이 나쁜 늑대야! 를 외치며 전투 돌입.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사기템 도끼에 과거에서 집어 온 망치까지 든 양손 토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셋은 그냥 시종일관 처참하게 타노스에게 발리기만 합니다. 나중엔 심지어 캡틴 아메리카가 토르의 망치를 들고 (옛날 '그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의 암시였다고!! 라며 환호할 사람들이 모습이 아른아른...) 번개 스킬까지 구사하며 고별의 팬서비스 액션을 펼쳐 보지만 아무 소용 없구요. 아 그래서 이제 엔드 게임, 꿈도 희망도 없구나... 라는 순간 반반의 세상에서 부활한 히어로들과 몇몇 히어로들의 전투 민족 국민들이 닥터 스트레인지의 포탈을 타고 원군으로 도착합니다. 이제부턴 마블 버전 반지의 제왕 하일라이트 전쟁 액션의 시간이죠. (그 와중에 시간여행 착한 네뷸라와 과거로부터 온 가모라가 의기투합해서 과거 네뷸라를 제거하고 장갑을 지킨다거나, 그걸 보고 죽은 전여친이 살아돌아온 감격에 젖어 달려드는 퀼이 급소를 걷어 차여 데굴데굴 구른다든가 하는 소소한 전개가 있습니다.) 


 뭐 어찌저찌 싸우는 가운데 타노스에게 빼앗기기 전에 얼른 돌멩이들을 과거로 돌려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어벤져스. 하필 적진 한복판에 있는 타임머신까지 장갑을 옮기기 위해 미식축구 터치다운 액션을 펼치고 이때 릴레이로 부활 히어로들의 활약 타임이 조금씩 주어집니다. 근데 이 와중에 스칼렛 위치는 빡침 파워를 개방해서 걍 혼자 힘으로 타노스를 사망 위기까지(!!!) 몰고 가고 쫄아버린 타노스는 우리편이고 뭐고 당장 포격을 지시합니다. 그리고 양측이 우주선 포격에 허망하게 다 죽어가는 가운데 그동안 백병전은 왜 하셨습니까 타노스 장군! 우주 순찰하느라 좀 늦으신 캡틴 마블님이 언리미티드 빠와!로 한 방에 모선을 관통해서 격침. 맞아 죽기 일보 직전이었던 장갑 셔틀의 마지막 주자 피터 파커를 구원합니다.


 근데 뭐 결국 그 와중에 장갑은 타노스 손에 들어가고. 캡틴 마블이 잠시 용을 써서 손가락 튕기기를 막아보지만 그러다 한 방 맞고 나가 떨어지구요. 타노스가 손가락을 튕기려는 순간 닥터 스트레인지가 토니 스타크에게 '지금이다'라는 무언의 신호를 보내고 토니는 타노스에게 달려들어 장갑 붙들고 낑낑거리다가 역시 한 방 맞고 나가 떨어집니다. 의기양양한 얼굴로 '난 필수적인 존재다!'라고 외치며 손가락을 튕기는 타노스. 하지만 당연히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씩 웃으며 타노스에게 자신의 손을 보여주는 토니. 아이언맨 장갑에 돌멩이들이 모두 옮겨와 붙어 있습니다. 아마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뭔가 장치를 만들어 둔 듯... 하지만 암튼 토니는 타노스의 마지막 말에 대꾸하듯 '나는... 아이언맨이다!'라고 읊조린 후 손가락 튕기기. 깔끔하게도 타노스와 타노스의 군대들만 사라라락 먼지가 되어 사라집니다. 그 직후 토니는 장갑 사용의 후유증으로 아이언맨 수트를 입고 날아와 전투에 참가했던 페퍼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사망.


 그리고 기나긴 에필로그가 이어집니다.

 

 토니 딸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치즈 버거 매니아로 자랄 예정입니다.

 호크아이, 스칼렛 위치, 워머신 등등 비중 작던 애들은 그냥 대충 알아서 잘 살 것 같습니다. 자세한 언급은 없었던 듯. 헐크도 마찬가지구요.

 토르는 왕 자리를 남에게 넘기고 '아스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비공식 결성(?)해서 퀼 일행과 함께 우주 모험을 떠납니다. (3편 떡밥일 거라고들 생각하더군요)

 캡틴 아메리카는 자기가 혼자서 돌멩이 다 과거로 돌려 놓겠다고 떠나더니만... 시간여행장치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 할배가 되어서 장치 옆 벤치에 와 앉아 있습니다.

 토니가 평범한 행복을 즐기는 걸 보고 부러웠다나봐요. 그래서 과거로 돌아간 김에 전 여자 친구 만나 평범한 행복을 즐기며 나이 먹어 할배가 되었고. 시간여행 장소에 있었던 팔콘에게 '이제 니가 해' 라며 캡틴 방패를 건네주고 씨익 웃습니다. (유력 2대 캡틴 후보에서 탈락한 윈터솔져의 미소가 어쩐지 씁쓸하게 느껴졌습니다 ㅋㅋ)

 그리고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서로를 끌어 안고 춤을 추는 캡틴과 캡틴 와이프의 과거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


 영화가 너무 길다 보니 요약도 쓸 데 없이 기네요.

 중간중간 들어간 썰렁 드립들은 비록 재미는 없을 지언정 영화에 대한 악감정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니 분노하지 말아주세요(...)



- 마블 영화들은 늘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이벤트들의 파급력을 최대한 축소 시켜 묘사하는 경향이 있죠. 그런 축소 묘사로 인해 생기는 위화감은 당연히 이벤트의 스케일에 정비례합니다. 한 순간에 전 생명체가 반반! 같은 사건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그게 절대 5년만에 '마음 속 상처 하나씩' 안고 멀쩡히 살아갈 수 있을 일은 아닐 거에요. 타노스에 의해 사라지는 생명은 절반이지만 그 사라지는 절반 중엔 그 시간에 운전, 비행, 수술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럼 동시에 사방이 불지옥이 되겠죠. 또 부모가 사라져서 생계가 절망에 빠질 미성년들이라든가... 뭐 기업들 입장에선 한 순간에 생산력과 시장이 반토막이 나버리니 줄도산에 부도에 난리가 날 것이고 정부는 어쩔 것이며...

 네. 뭐 이런 거 다 신경 쓰면서 어떻게 히어로 무비 만들겠습니까. 과한 태클이라는 건 알고 그래서 저도 그렇게 진지하게 지적하는 건 아닙니다만. 그래도 늘 거슬리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ㅋㅋ



 - 그래도 이 영화가 인피니티워보단 훨씬 나았는데 첫째로는 시종일관 유머가 많아서. 둘째로는 타노스가 별로 안 나와서(...) 그랬습니다. 결정적으로 인피니티워 처럼 타노스를 자꾸 인간적이고 생각 깊은 캐릭터처럼 포장하려 하지 않고 그냥 '미친 놈'으로만 그려내니 거부감이 덜했습니다. 니들 인구를 반토막 내주마!! 니들을 위한 거야!! 를 이해하느니 니넨 다 버러지야! 깔끔하게 다 없애 버리겠어!! 라는 미친 놈을 받아들이는 게 아무래도 훨씬 쉽더라구요.



 - 절대 무적 공돌이 히어로 토니 스타크씨. 사실 이 분의 천재력은 이미 생체형 우주 돌멩이 레벨에 근접했다고 보는데요. 전작에서 나노 입자로 한 순간에 장착되는 아이언맨 슈트를 보면서도 난감함을 느꼈지만 이번 영화에선 또 제안 받고 며칠만에 뚝딱 타임머신 이론을 정립하고 또 며칠 후에 실제로 구현해내는 걸 보며 투명 드래곤의 향기를 진하게 느꼈습니다. 이제 페이즈2에서는 피터 파커가 이 자리를 이어받게 될 텐데 (밑밥은 이미 넘치도록 깔아 놨죠 ㅋㅋ) 작가들 각본 쓰기가 더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이. ㅋㅋ



 - 페퍼가 수트 입고 최종 전투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허허 하고 웃었는데. 생각해보니 이미 아이언맨 3편에서 싸운 적이 있긴 하네요. 그것도 비정상적일 정도로 잘 싸웠으니 가만 보면 이 양반도 토니 스타크 부럽지 않은 사기 캐릭터.



 - 블랙위도우의 죽음은... 뭐 그래요. 딱 그 장면만 떼어 놓고 보면 뭐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는데 그 양반은 엔드 게임 내내 하는 일이 텅빈 어벤져스 빌딩에 처박혀서 다른 히어로들이랑 무선 연락하며 땅콩 버터 샌드위치 옆에 두고 훌쩍거리는 것 정도였단 말이죠. 차라리 인피니티워 마지막 전투 때 장렬하게 전사하거나 했음 이렇게 실망스럽진 않았을 것 같아요. 게다가 저는 호크아이보다 블랙위도우가 몇십배는 더 좋았기 때문에 더더욱 별로였어요. 동료들과 함께하다 죽는 것도 아니고 호크아이와 단둘이 대화하다 머나먼 외계 행성에서 추락사. 죽은 후에 시신 수습해주는 사람도 없이 바위 바닥에서 피흘리며 죽어 있는 모습이 마지막이라니 대접이 너무 하찮지 않습니까. 똑같은 데서 죽었던 가모라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다음 편을 위해 살려내(?) 버렸으니 정말 더더욱 비참... orz



 - 블랙위도우 얘길 하니 생각난 건데, 5년 후의 어벤져스 본부는 좀 심하지 않습니까. 아니 왜 그 거대한 빌딩에 사람이 하나도 없어. 인류 반토막 못 막았다고 정부에서 빡쳐서 내다 버린 건지. =ㅅ=;; 설마 블랙위도우가 청소하고 정비하고 다 하는 건 아니겠고. 제가 대충 봐서 놓친 걸 수도 있겠지만 정말 히어로 무리들 말곤 사람이 아예 안 보였던 기억입니다. 차라리 전성기 시절 쉴드처럼 사람 많은 곳에서 블랙위도우가 닉 퓨리처럼 지휘자 놀이 하고 있었으면 나중에 죽는 장면이 조금이라도 덜 허망했을 것 같기도 하고.



 - 개인적으로 어벤져스 시리즈의 진짜 주인공은 토니 스타크이고 나머지는 다 덤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또 실제로 엔드 게임에서도 주인공은 토니 스타크가 맞지요. 시작 부분에서 인간적 고뇌를 보여주는 것도 토니, 결국 역전극의 발판을 다 짜서 갖다 바치는 것도 토니, 어찌저찌하다가 타노스에게 결정타를 날리는 것도 토니이고... 그렇긴 한데 정작 떠나는 모습을 그렇게 특별히 멋지게 보여준 것 같진 않더라구요. '나는 아이언맨이다!' 만으론 제겐 좀 부족했네요. 오히려 마지막 떠나는 길 가장 우아하게 떠나가신 건 캡틴 아메리카 같았어요. 냉동 전 시기로 돌아가서 평범한 삶을 살다 늙는 걸 선택한다는 아이디어도 괜찮았고. 누가 뭐래도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3인방 중에 가장 완벽함에 가까운 해피 엔딩이었다는 느낌.



 - 아 물론 토르 엔딩도 괜찮았어요. 양대 주인공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에게 나름 장중한 마무리를 선사하고 토르는 걍 깨방정 발랄 엔딩으로 간다. 이것도 꽤 괜찮은 구상 같구요. 곱씹어 보면 작가들이 어떻게든 팬서비스 하면서 퇴장 인기 캐릭터들 우대해주려고 애 쓴 게 눈에 띕니다.



 - 이번 편 내내 가장 크고 많은 웃음을 줬던 개그캐 토르찡. 생각해보면 이 캐릭터의 개그 캐릭터화는 이미 토르: 라그나로크에서부터 본격화되어 있었군요. 게다가 그렇게 개그캐로 활약하다가 (전 정말 아무리 그래도 클라이막스 전엔 원래 몸매를 되찾아줄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 마지막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 합류라니 이거시 말로만 듣던 그 '큰 그림'인가요. ㅋㅋ



 - 웃기긴 주로 토르가 웃겨줬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드립은 엘리베이터에서 히드라 단원들에게 캡틴 아메리카가 날린 드립이었죠. 하일, 하이드라. ㅋㅋㅋ

 몇 년 전 실제 코믹스에서 등장해 팬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줬던 그 대사를 이런 식으로 써먹다니. 센스가 맘에 들었습니다

  아니 근데 스티브 이 자식, 생각해보니 행복하게 잘 살고 있던 토니 끌어들여서 사망 원인 제공해 놓고 결국엔 지는 '나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었다'면서 누릴 거 다 누렸네요. 네 이 놈... ㅠㅍㅜ

 


 - 아. 그리고 세멜레님 댓글 보고 떠오른 건데. 영화 속에서 직접 설명된 바에 따르면 이 영화 속 시간 여행은 과거를 바꾸는 순간 평행 우주로 분리가 되는, 그래서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꿀 수 없는 시간 여행이거든요. 근데 그렇담 마지막 장면에서 늙은 캡틴은 어떻게 그 곳에 있을 수 있었던 걸까요. 그냥 영화적 허용인 건지 제가 내용을 못 따라간 건지.



 - 어벤져스의 그 많은 히어로들 중에서도 정말 격하게 비리비리하고 무매력 무존재감으로 넘어간 분이 비전 아니었나 싶은데. 검색하다보니 스칼렛위치와 비전이 주인공인 스핀오프 티비 시리즈가 올해 방영 예정이랍니다. 배우는 영화판과 같고 제목은 '완다비전'(...) 스칼렛 위치에게 조금 호감은 있지만 되게 안 궁금한 시리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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