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빙수)

2019.08.20 05:45

안유미 조회 수:434


 1.간신히 잠이 들려고 하는 순간 전화-정확히는 카카오 보이스톡-가 와서 깼어요. 대체 무슨 일인가...싶어서 전화를 받자 기분나쁜 노랫소리가 들려왔어요. 생일 축하 노래였죠. 글로 옮겨보자면 '생일 추우우우욱하 하압니다~새앵일 추욱하 하압니다~'이었어요.


 ...글로 옮겨보려고 써본 건데 전달이 잘 안되네요. 엄청난 짜증을 유발하는 코맹맹이 목소리를 전달하기엔 필력이 부족한 거겠죠. 



 2.생일 축하 노래를 들으며 이렇게 생각했어요. '이 짜증을 너에게도 느끼게 해주지. 네 친구가 새로 연 가게에 가서 돈을 존나 많이 써 주마.'라고요. 말 그대로 그녀가, 자신의 가게에 오라고 하는 날에 그녀의 라이벌 가게에 가서 돈을 왕창 쓰는 청개구리 짓을 하는 거죠. 그 정도는 해야 이 짜증을 갚아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어쨌든 다시 잠을 자고 싶었는데 안 와서 그냥 일어났어요. 



 3.휴...온몸이 뻐근하네요. 희한하게도 술을 마시고 나면 근육이나 신경이 긴장되는 건지...좀 이상하게 될 때가 있어요.


 이건 '뭉친'것과는 달리 뭐랄까...'확 올라왔다'라거나 '뒤집어졌다'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예요. 그냥 뭉친 건 맛사지나 스파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데 근육과 신경이 확 뒤집어진 것 같은 이 느낌은 시간이 지나야만 사라져요.



 4.휴.



 5.경복궁이라는 한식집에선 히든 이벤트가 있죠. 오늘이 생일이라고 하면 식사가 나올 때 된장찌개 대신 미역국을 주는데...이따 점심에 아무나 불러내서 경복궁에 가봐야겠어요. 갈수있으면.


 

 6.오늘(월요일)에는 미친년들을 보고 왔는데...오늘(화요일)에도 미친년들을 보러 가야 할까 생각중이예요. 왜냐면 미친년들을 보는 것 말곤 할일이 없어서요.


 하지만 죽겠네요. 온몸이 아파서요.



 7.말은 이렇게 했지만 경복궁은 역시 무리겠죠. 1시반까지는 가야 하는데, 지금 온몸이 아픈 상태에서 자는 데 성공하려면 1시간은 더 걸리거든요. 그러니까 아마 무리겠죠. 미역국은 못 먹을 것 같아요.


 누군가는 이럴지도 모르죠. '이 녀석, 왜 이렇게 미역국에 집착하는 거야? 이런 캐릭터 아니잖아.'라고요. 그건 그래요. 딱히 미역국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미역국이 먹고 싶다'라기보다는 '미역국을 먹지 못하면 처량할 것 같다.'라는 느낌이 들어서요. 미역국을 먹으려는 게 아니라, 미역국을 먹지 못하는 걸 피하려는 거죠. 한 숟가락...아니, 한 방울만 먹으면 돼요.



 8.미역국을 끓여 주겠다는 제안은 역시 거절했어요. 왜냐면 누군가가 나를 위해 노동하는 건 싫거든요. 또 그걸 얻어먹으면 갚기도 해야 하니까...혼자 가서 사먹는 게 나아요.


 생각해보니까 빙수가 먹고 싶네요. 빙수...망고빙수 말이죠. 평일 저녁도 주말도 아닌, 평일 낮에 가야만 한가롭게 먹을 수 있는 빙수죠. 망고빙수를 파는 곳은 평일 저녁이나 주말이 되면 돗대기시장처럼 붐비거든요. 


 아니면 벌꿀빙수도 좋고요. 하지만 어차피 오늘은 못 먹을 거라고 생각하니 우울하네요. 밀탑 빙수로 때워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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