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클래식 3부작 재감상은 연례행사쯤 됩니다. 네, 올해도 어김없이 보았지요. 그리고 넷플에 로그원이 있길래 이번에 다시 보았지요. 처음 봤을 떼도 '어? 이거 생각보다 잘 나왔네!' 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봐도 좋았습니다. 그렇다면 시퀄은? 시퀄은 다시 볼 생각이 들지 않아요. 라스트제다이를 좋게 봤던 터지만 시퀄의 새로운 캐릭터들 중 애정가는 인물은 사실 한 명도 없어요. 


클래식 3부작과 로그원을 다시 보면서 새삼 시퀄의 주요 캐릭터들을 떠올리게 되더군요. 

우선 레이. 참 무매력인 주인공이다 싶습니다. 루크 스카이워커를 원형삼아 이리저리 변형을 가한 캐릭터죠. 황량한 고향별, 출생의 비밀, 흰색 코스튬, 킹왕짱 어마무시 포스 잠재력, 홀홀단신 정도의 공통적인 설정말고 이 인물에게 어떤 개성이 부여되었는지 모르겠다 싶거든요. 여성이 주인공이 되면서 성별 역할 놀이를 조소하는 핀과의 작은 농담들이 1편에 있긴 합니다만 그걸 인물의 개성으로 삼기에는 좀 약했어요. 생활력도 무쟈게 강했긴 했군요. 쏘 왔? 나왔던 지적이지만 아, 너무 만능이네. 출생의 비밀 클리셰를 둘러싼 메타적인 농담과 조소를 옹호하는 쪽이긴 해도 스타워즈 서사에는 어울리지도 않고 잘 녹아들지 못했다고 보고요.


로그원의 진 어쏘도 그리 새로울 것 없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이쪽이 레이보다도 더 매력있더란 말입니다. 레이는 좀 텅 빈 인물같아요. 관계라는 게 없이 혼자 세상을 헤쳐 온 인물인데 '독고다이로 힘들게 살아왔음'의 스멜은 어쏘 쪽이 더 생생하죠. 핀과 포 다메론 역시 매력없는 인물들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클래식 3인방의 다운 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만큼요. 다메론보다는 로그원의 카시안이 나았죠. 카시안은 TV 단독 시리즈도 만들어지는 모양이더군요. 드로이드는 또 어떻습니까? BB-8의 귀여움은 인정. 하지만 클래식에서의 직설적이고 까칠한 R2의 개성은 로그원의 k-2so에서 제대로 구현되었죠. 


클래식 이후 로그원 빼고는 프리퀄 포함 영화화는 다 망 테크를 타는 것 같네요. 시퀄 3편도 평가가 안좋다니 시리즈 팬으로서는 웁니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만달로리안을 런칭했죠. 궁금함을 못이기고 조금 보았어요. 꽤 잘 나왔습니다. 새로 나온다는 카시안 시리즈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일반인 배드애쓰 레지스탕스의 고군분투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 이것도 기대가 돼요. 한편 포스가 함께 하는 건 좋지만 좀 적당히, 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 레이와 카일로 렌의 결투씬에서였어요. 땅이 갈라지는 걸 보면서 무슨 마블 영화 보는 줄 알았습니다.  그 애매한 포스의 세계를 덜고 가야 스타워즈 시리즈는 더 성공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이니만큼 스타워즈의 세계는 광활하지만 이게 반지의 제왕급으로 정교한 세계는 또 아니잖습니까?


(추가. 한솔로 얘기가 빠졌는데 이 영화에는 관심이 1도 생기지 않아서 존재 자체를 까먹고 있었.. )


1편의 카일로 렌이 너무 막나갔어요.  무슨 생각으로 이리 했을까 싶었는데 역시 아무 생각없었다는 게 3편에서 확인되는 모양새인 듯 합니다. 

왜 그랬어... 왜에에에에......ㅠㅠ


아, 그래도 극장 가야 하나... 



* 스타워즈와 전혀 상관없는 여전사 지나 이야기. 

리부트가 폐기된 건 알고 있지만 지나 카라노가 주인공 롤 맡아서 다시 불피워주면 안될지? 카라노가 딱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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