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상...

2017.11.07 19:08

여은성 조회 수:782


 1.휴...오늘은 고속터미널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갈 계획이었어요. 그러나 일찍 퇴근할 수가 없었어요. 오늘은 일이 잘되는 날이라서요.



 2.주식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사실상 두 가지뿐이예요. 불안이거나 분노죠. 주식이 오르면 불안하고 주식이 떨어지면 화가 나니까요. 그러니까 언제나 불안해하는 상태이거나 분노하는 상태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서 깔깔대며 얘기하다가도 갑자기 실이 툭 끊어지는 인형처럼 먼곳을 보며 한숨짓게 되곤 해요.


 누군가는 이러겠죠. '주식이 오르면 기뻐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요. 그야 주식이 떨어지면 화가 나는 건 다들 똑같아요. 만인 공통이죠.


 주식을 처음 하는 사람이거나 주식에 전재산을 넣어놓지 않은 사람은 주식이 오르면 기뻐할 수 있겠죠. 하지만 주식을 오래 했고 주식에 비정상적으로 모든 걸 몰빵해놨다면? 주식이 오를 때 1초 정도의 기쁨을 느낄 수 있고 1초 뒤에는 불안만을 느끼게 되는 거죠.



 3.왜냐면 주식을 하는 동안은 모든 게 결정이거든요. 사람들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거라고 여기겠지만 여기선 아니예요. 올라가는 주식을 상대하고 있을 때 사실은 1초마다 선택을 내리는 거거든요. 팔지 않는다는 선택이요. 1초...1초...1초...계속 생각하는 거예요. 물론 이미 이기고 있는 중이고 좋은 플레이를 하는 중이지만 이보다 더 좋은 플레이, 더 더 좋은 플레이를 위해서요. 이걸 팔지 않을지 팔아서 바로 다른 걸로 바꿀지...좋은 뉴스가 뜨면 좋은 뉴스가 떴으니까 다 털어야 하는건지 아니면 더 사야 하는건지...분명 있단 말이죠. 


 좋은 플레이가 아닌 더 좋은 플레이, 더 좋은 플레이를 뛰어넘는 최고의 플레이를 하는 루트가요. 



 4.휴.



 5.누군가는 그런 불안함을 야구에 비유했어요. 비슷할 수도 있겠지만 야구는 그렇잖아요? 1게임 뛰어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보상은 1승이예요. 홈런을 30개 치고 관중들의 환호와 눈물이 쏟아지고 시청률 50%를 기록하고 메이저리거들이 트윗으로 리스펙해주고 새벽까지 동네에 응원가가 울려퍼지는 멋진 게임을 해도 냉정히 숫자로만 따지면 고작 1승인 거죠. 한 게임에 한번밖에 이길 수 없단 말이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1게임을 아무리 망쳐도 결국은 1패인거죠. 한 게임에 한번밖에 질 수 없단 말이죠. 하루 못했다고 해서 한 시즌을 다 망쳐버리는 일이 없어요.


 하지만 주식은 아니예요. 단 하루에 한 시즌의 실수들을 몽땅 만회할 수도, 단 하루에 한 시즌 내내 잘했던 걸 말아먹을 수도 있거든요. 축구나 야구라면 점수차를 많이 냈을 때 골을 더 넣으려고, 안타를 또 치려고 미친 듯이 달려들지는 않겠죠. 5대0으로 이기고 있는 축구 팀이 10대 0이나 20대 0을 내기 위해 목숨걸고 뛰지는 않으니까요. 한데 주식은 이기고 있는 날에 최대한 큰 점수차로 이겨 놔야 한단 말이예요. 그래서 늘 걱정인 거예요.



 6.총기난사가 또 일어났네요. 이렇게 가다간 몇십년 후엔 정치가의 스케줄이 하나 추가될지도 모르겠어요. 일어나서 비서에게 매일 물어봐야 하는 거죠. '좋은 아침이야. 그런데 오늘은 무슨 총기난사 기념일이지?'라고요. 어차피 매일이 총기난사 기념일일 테니까요. 기념일'들' 이거나.


 미국 장사꾼들은 총을 든 좋은사람과 총을 든 나쁜사람 프레임을 외치고 있던데 글쎄요. 무서운 건 총을 든 정신나간 사람이지 총을 든 나쁜사람이 아니니까요. 나쁜놈들은 총을 가졌기 때문에 위험한 게 아니잖아요. 그놈들은 어차피 총이 없더라도 칼이나 도끼로도 나쁜짓을 할거거든요.



 7.수퍼내추럴 이번 시즌을 봤어요. 형제들의 게이력이 더 강해졌더군요. 신캐릭터까지 껴들어서 엄청난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어요. 아직 안 본 누군가는 이러겠죠. '뭐? 거기서 게이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믿을 수 없어!'라고요. 직접 보세요. 정.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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