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그의 아들 안톤

2018.06.11 02:33

Kaffesaurus 조회 수:830

그 전에 이미 나에게 한 질문을 선물이는 다시 그에게 했다. 안톤은 아이인가요 아니면 어른 인가요? 우리는 다시 아이는 아니지만 완전히 어른도 아니라는 별로 만족스럽지 못한 대답을 반복할 뿐이었다. 잠시 아이의 얼굴을 보던 그는, 선물아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아이란다라도 덧붙였는데 아이는 그 답이 무척 마음에 들었나보다.


그의 아이를 빨리 만날 생각은 없었다. 그가 선물이를 내가 생각하기에 좀 이른 시기에 만나고 싶어할 떄, 선물이한테는 이 사람은 그냥 저녁먹으러 오는 엄마 친구들 중 하나일테고 (그날 저녁 심각하게 나 자러가니 아저씨 집에 가요 라는 말을 해서 우리를 얼마나 깜짝 놀라게 했던지), 무엇보다 선물이가 이 사람을 싫어하거나, 이 사람이 선물이 다른 점을 힘들어 한다면 지금 더 심각하기 전에 끝내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제 성인에 가까운 안톤을 만나는 건 다르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궁금은 했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대만 여행에서 돌아왔다는 아이가, 나는 언제 커피공룡만나나요? 라고 물어왔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나를 만나고 싶다는 아이한테 나중에란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의 무장하지 않은 마음이 나의 작은 무장을 해채시켰다.

아이를 만나기로 한날 무슨 옷을 입을까요 란 질문에, 모든 다 예뻐요란 전혀 도움 안되는 답을 하던 그가 웃으면서, 안톤도 뭘 입을까요 라고 물었다고 했을 때, 아 이 아이도 나 처럼 긴장하고 있구나, 우리는 둘다 서로한테 잘 보이고 싶어 하는 구나 싶었다. 레스토랑에서 웃으면서 우리 셋이 모두 짙은 파랑색 옷을 입고 있다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


선물이랑 내가 노르쇠핑 그의 집에 다음날이었다. , 노르쇠핑에서의 만남이 우리 넷이 모두 모인 두번째로 여전히 넷의 조합이 나와 그에게는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넷이 함께 선물이에 맞추어 수족관을 선물이는 한시간 만에 보고 집에 간다고 조르고, 보슬비 오는 4월의 추운 날씨에 아이스크림 지금 당장 사달라고 조르고, 노르쇠핑 그의 집에 들어와 피까하고 게임하고 저녁먹고 나서 집에 가야한다고 하자 화를 냈다. 이건 엄마 잘못, 미리 기차 시간표를 보고 알려주었으면 아이도 준비를 했을 , 저녁먹고 게임할 있다고 믿는 아이에게 지금 당장 가야한다고 재촉한 엄마.

다음날 각자의 집에서 각자의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순간, 오늘 장보는 안톤이 다음에 선물이 올데를 생각해서 사프트 (보통 베리를 설탕과 끓여서 만든 농축물. 물에 타서 마신다) 놓자고 했단다. 아이 착해라 라고 답을 보내 다음 메시지가 온다. 안톤이 선물이는 라즈베리 안좋아한다고, 딸기로 샀다고. 순간 나는 ,, 라고 소리를 낸다. 가슴이 벅차다. 어제 피까하는 짧은 순간, 딸기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내가 먹고 있는 라즈베리 무스 케익 조각 맛을 보더니 라즈베리 싫어 라고 선물이가 한말을 안톤은 기억하고 있다. 원래 기억을 하고 디테일에 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기억 속에는 그의 선물이를 위한 선한 마음과 애정이 담겨 있다고 믿는다.


안톤의 고등학교 졸업이 다가온다. 무언가 특별한 케익을 굽고자 이것 저것 고민하던 나는 그의 곁에서 장난삼아 메시지를 보낸다. 안톤, 내가 massive chocolate cake 을 하나 구울려고 하는데 살구와 카다몸이 섞인 배중 어떤게 더 좋을까? 조금 있으니 답이 온다. 둘중에 하나를 답으로 기대한 나에게 그는  massive 란 크기가 말하는 건가요 초컬렛이 많이 들어간다는 말인가요? 라는 질문을 보내왔다. 우리는 대화를 시작한다.


그가 선물이 한테 한 답을 생각한다. 우리는 다 누군가의 아이란다. 나는 어쩌면 아이인 그에게 말하지 않고 약속을 한다. 그는 어쩌면 내 약속을 듣고 있는 지 모르겠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9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07033
111424 이제 베트남 라면만 먹기로 [6] 가끔영화 2019.06.01 1358
111423 트위터에서 봉준호 감독의 과거 인터뷰가 논란이 되고 있네요 [9] 모르나가 2019.06.01 6304
111422 [바낭] 넷플릭스 영화 '퍼펙션' 초간단 잡담 [4] 로이배티 2019.06.01 984
111421 기생충 보고...잡담(스포) [5] 안유미 2019.06.01 1750
111420 [옥수수 무료영화] 그린 북 [EBS1 영화] 보이후드 [13] underground 2019.06.01 716
111419 기생충 [스포일러 주의] [4] KEiNER 2019.06.01 1925
111418 스포일러] 영화 안보고 쓰는 '기생충', 안수찬 기자, '다운튼 애비' [2] 겨자 2019.06.01 1583
111417 지옥이 뭐가 나빠 사팍 2019.05.31 614
111416 [EBS1 영화] 택시 드라이버 [KBS1 영화] 지리멸렬, 심판 [8] underground 2019.05.31 582
111415 기생충... 어떤가요? [14] 머루다래 2019.05.31 2431
111414 특별시민(실망스런영화, 스포있음) [1] 왜냐하면 2019.05.31 422
111413 듀게에 글을 쓴다는 것 [4] 어디로갈까 2019.05.31 842
111412 [바낭] 어제 쌩뚱맞게 '킬빌'을 봤는데 [15] 로이배티 2019.05.31 1042
111411 오늘의 고흐(1)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05.31 279
111410 기생충을 보고..(스포유) [1] 라인하르트012 2019.05.31 1393
111409 영화 기생충의 몇가지 디테일 [2] SnY 2019.05.31 2236
111408 이런저런 일기...(표준음) [1] 안유미 2019.05.31 390
111407 기생충 짧은 감상(약스포) connell 2019.05.31 1146
111406 기생충 리뷰 (스포) [2] 111 2019.05.31 1587
111405 [질문, 스포] 기생충에서 나왔던 미래 2019.05.30 99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