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샵에 블랙옵스 신작을 사러 갔다가 품절되는 바람에 생각지도 않게 발매일에 맞춰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1자형진행의 작품을 더 좋아해서 GTA류의 오픈월드 게임은 잘 하지 않아요. 동료나 가족을 구해야 하는 주요미션을 하러 가는 절박한 상황에서 동네주민의 잔심부름을 하는 진행도 가능한 시스템에 거부감이 들거든요.
하지만 예전 ps3 시절의 전작을 굉장히 재밌게 했던 기억이 있어서 구매하게 되었어요. 물론 저는 레데리 1편도 게임 진행보다는 지는 석양을 배경 삼아 하염없이 말을 몰고 가는 걸 좋아했지만요.
게임은 눈보라가 치는 밤에 몸을 녹일 곳을 찾으러 떠나는 첫 챕터부터 시각적 효과가 어마어마합니다. 쌓인 눈밭을 지나가면 생기는 발자국, 하나하나 독립적으로 반응하는 나뭇가지들은 넋놓고 보게 되네요.
게임 플레이에 대해선 다들 불만이 있는 것 같더군요. 특히나 각 액션에 대응하는 버튼이 상황마다 제각각이라 거의 QTE를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플레이 타임이 좀더 길어지면 괜찮아지려나 싶지만 사실 저에겐 X가 선택, O가 취소인 기본셋팅이 제일 큰 장벽이에요.
전편도 그랬지만 이번작도 제일 먼저 와닿는 건 서부시대란건 저같은 현대 소시민에게는 너무도 적대적인 무법천지라는 점이에요. 말타며 지나가는 상대방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NPC가 곧바로 총질을 하는 세상입니다. 모든 NPC와 상호작용을 할 수있지만 ‘호의적인 인사’보다는 ‘돈훔치기’가 우선, 그보다는 총을 겨누는게 우선이에요ㅠㅠ.
기본적으로 상대의 등에 총을 쏘는게 특기라는 불한당인 아서라는 인물을 아직까지는 예쁜 옷을 입히고 포마드 바른 머리에 면도까지 해서 주민들에게 꼬박꼬박 인사시키지만 이런 노력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습니다.
PS. 예쁜 옷 입히고 총에 문양 넣어주고 소모품에 가까운 모자 사느라 등골이 휘네요. 쉽게 돈 버는 방법 아시는 분?
호기심을 못 참고 발매일 새벽에 한 두 시간만 해 봤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어지간한 헐리웃 대작 웨스턴 뺨 치는 의상, 미술 디자인이었습니다. 락스타는 돈을 발라도 제대로 바를 줄 아는 회사라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