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언젠가의 토요일, 동적평형 독서모임의 5월 정기 모임이 있었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술'을 테마로 한 책을 읽기로 결정하였고, 조금 특별한? 정모를 만들어 보고자 강원도 홍천으로 1박 엠티를 떠났습니다. 

이른 시각, 마트에 모여 장을 보면서 주류코너 앞에서 함께할 친구(?)로 누굴 데려갈지 고민도 잠시. 

숙소 도착과 동시에 기념 샴페인 대신 들이킨 막걸리 한잔으로 시작. 
심시티를 떠올리게 하는 인공적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하고, 야외에서 맛보는 고기와 다양한 주종의 술에 취하다가.. 
취기가 오르고 가시기를 반복할 무렵, 아일랜드 식탁에 도란도란 둘러앉아 독서토론을 시작했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모두가 재미있다고 입을 모아 칭찬한 그 책!

마크 포사이스의<술에 취한 세계사>입니다.

선사시대부터 미국의 금주법 시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각양각색의 음주문화를 기록한 책입니다. 
술과 인간의 첫 조우에 대한 나름 진지한 상상으로부터 출발해, 세계사 속 곳곳에 숨어있던 술에 얽힌 다양한 일화들이 펼쳐집니다. 
마치 실제 만취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생생하고 거침없는 묘사가 일품인데, 엄청나게 유쾌하면서도 때때로 고통스러운 기분이 들게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술에대해서 느끼는 모순되는 감정 그대로죠. 

오늘날 우리도 정말 다양한 이유로 술을 마시지만, 예로부터 조상님들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쓸데없고? 기발한?? 이유로 만취하고 있었는지를 알고 놀라게됩니다. 
술로 인해 흥하고ㅋ 술로 인해 망하는ㅋㅋ개인, 도시, 국가, 문명을 보면서 결국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교훈(경고일지도..)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술에 대한 애증의 역사와 문화에 날카로운 유머를 더해 술술 풀어내는 작가의 필력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인데, 
때문에 음주에 감흥이 없으신 분들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귀여운 삽화도 한몫!

책에서 묘사된 로마의 콘비비움에서처럼 끊임없이 먹고 마시고 토하고? 술잔을 던지는ㅋㅋ연회st 엠티를 꿈꿔보았으나, 
돌이켜보니 배려가 넘치고 적절히 절제하는 여행(정모)이었다고 평해봅니다. 
언제나처럼 약간의 과식과 함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 돌아가면서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역시 술 그 본연의 맛보다는그때 당시의 분위기와 상황, 함께한 사람들을 많이 떠올리게 되더군요. 
술은 우리 삶 곳곳에 적지 않은 흔적을 남기고 있는데, 끊임없이 술을 욕망하는 사회에서 항상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각자의 몫이겠죠. (갑분깨달음...)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인류의 미래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을 ‘술’. 

작가가 꿈꾸는 것처럼 조만간 우주에서 만취하게 될지도 모를 그날을 조심스럽게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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