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휴업 연장 여부 발표가 목전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 내일 중으로 발표한다고 그랬는데 오늘은 지나갔으니 내일 발표하겠죠.

그리고 교육부에서는 온라인 수업, 온라인 개학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우선 한 가지만 분명히 하고 넘어가죠.

다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학교란 곳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공간입니다.

공간 자체도 그렇고 학생들의 교내 생활 양식도 그렇구요.

감염 확산 위험을 불사하고 개학을 지르냐, 아님 개학을 미루느냐의 선택이지 그 중간은 다 말장난이라고 봅니다.

교육청에서 '학교별로 개학시 감염 예방 대책을 세워 보고해라'라는 명령을 하달하셔서 몇날 며칠을 머리를 굴려 장대한 계획안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어차피 그거 다 큰 효과 없을 거라는 건 교사들도 알고 교육청도 알고 교육부도 알죠. 요즘 이런 식의 명령 하달이 자주 벌어지는데, 솔직히 아무런 가이드라인도 없이 '학교에서 알아서 대책 세워 내'라고 계속 시켜대는 거 피곤하고 짜증만 납니다. 책임은 니들이 알아서 지라는 속내가 너무 노골적이라서요.



다들 알고 또 느끼고 계실 뻔한 이야기들은 대충 스킵하고...

현장에서 요즘 제일 피곤한 부분은 교육부의 찔끔찔끔(...)거리는 태도입니다.

한 주 연장하고 밍기적거리다가 개학 목전에 닥쳐서, 두 주 연장 발표하고는 밍기적... 막판에 또 연장. 그러고 또 연장 카드를 들고서 온라인 수업 얘기를 하구요.

이게 학교란 곳이 1년치 일정을 다 준비해두고 운영해야만 하는 곳인데 이런 식으로 끽해야 1주일 말미를 주고 발표를 거듭하니 점점 피로가 쌓입니다.

아니 사실은 이미 질렸어요. 오늘이 제 출근일이었는데 오늘 출근한 교사들이 다들 이구동성으로 그러더라구요. 제발 개학했으면 좋겠다고. ㅋㅋㅋㅋ



온라인 수업 얘기도 그래요.

취지는 좋고 불가피함도 이해합니다만, 평생 교실에서 학생들과 같은 공간에서 수업하는 데 최적화되어온 교사들에게 꼴랑 1주일 시간 주고 온라인 수업을 하라는 건 그냥 대형 사고급, 인생 흑역사급의 수업을 양산해내더라도 법정 수업 일수만 채우고 면피하겠다는 얘기 밖에 안 됩니다. 준비할 시간을 주어야죠. 그동안 해왔고 올해도 준비하고 있던 수업 방식을 다 버리고 새롭게 수업 계획을, 그것도 최소 한 학기치를 당장 짜내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뚝딱하고 튀어나오겠습니까.


사실 진작에 기회는 있었어요. 애초에 처음 연기할 때... 까진 기대도 안 하더라도 2차로 연기될 때쯤엔 이미 온라인 수업을 선택지에 두고 준비를 시작했어야죠. 그때 그냥 (어차피 금방 수습될 리는 없으니) 한 방에 한 달쯤 연기 발표하고 바로 온라인 수업 준비를 시작했다면 지금쯤 교사들이나 교육부 쪽이나 많이 준비가 되었을 거고, 4월 중순 쯤에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어도 그럭저럭, 아주 잘은 아니어도 그래도 어떻게든 최소한의 준비는 해서 굴러가게 할만한 상황은 되었을 겁니다.



그런데 현실은 온라인 개학 이야기는 지난 주에 나왔고, 얘기를 꺼내자마자 시범 학교를 선정해서 이번 주에 이미 몇몇 학교, 몇몇 학급은 시범 운영 중이구요. (아마 더 연기 되겠지만) 예정되었던 개학까지는 이제 1주일 밖에 안 남았습니다.

이걸 얼마나 급하게 서둘렀냐면, 온라인 재택 학습이 불가능한 여건의 학생들을 파악하라는 연락이 지난 목요일 오후에 왔고 보고 시한을 월요일까지로 줬는데 금요일 오전에 다시 연락을 해서 '금일 중으로 보고하시오' 뭐 이랬습니다. 장난합니까. ㅋㅋㅋㅋ 그나마 알아보라는 내용도 되게 추상적으로 와서 교사들 여기저기 연락하다가 나중에 다시 또 연락하고 그랬어요. 애초에 구체적인 체크리스트를 주며 일을 시켰어야죠. 



그리고 또 그 온라인 수업 관련 공문 내용을 볼 것 같으면 플랫폼을 학교별, 교사별로 '자율적으로' 선택하래요.

뭔가를 준비하고 세팅해서 제시해주는 것도 아니고 쓸만한 플랫폼을 선별해서 선택지로 던져주는 것도 아니고 걍 '니들이 알아서 해'라는 식입니다.

그러면서 조건은 또 잔뜩 들이밀죠. 평상시 학교 수업 시간 운영이랑 똑같이 운영해라. 실시간으로 해라. 학생들 수업 참가 여부 체크해서 출결 반영해라. 이렇게는 하지 마라 저런 식으로는 하지 마라 등등등. 아니 그럼 그게 가능한 플랫폼을 제시하든가 아님 학생 관리 지침을 구체적으로 하달을 하든가... orz

암튼 늘 교사들을 월급 축내는 게으름뱅이들 취급하면서 이럴 때만 '자율권' 운운하는데, 솔직히 그냥 여론 눈치 보고 정책 결정하면서 책임은 죄다 현장으로 떠넘기려는 의도로 밖에 생각이 안 되어서 괘씸합니다. 니네가 우두머리잖아. 도대체 우두머리가 하는 일이 뭐니.



암튼 푸념은 이만하구요.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국내 코로나 사정도 사실 신천지 같은 대박 케이스가 안 터지고 있을 뿐이지 '소강 상태'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지구요.

또 국내 상황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세계적인 분위기가 그게 아니어서 학교 현장에서의 개학과 정상 수업 진행을 서두르는 건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교육부에서 자기들이 욕을 먹든 반대 여론에 부딪히든 간에 좀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서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반대 여론은 본인들이 설득해줬음 좋겠어요.

일년 중 가능한 수업일수 감축이 4월 6일 기준으로도 9일은 더 남아 있으니 20일까지는 미루고, 20일부터는 온라인 개학을 하겠다고 천명한 후에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하고. 그리고 최대한 빨리 전교사와 학생들이 부족하나마 최소한의 구색은 맞출 수 있는 온라인 수업 플랫폼을 준비해서 제시하구요. 동시에 일선에서 적용할 관련 규정 같은 것도 냉큼 준비해서 내놓구요. 

현재의 교육부 행태는 그냥 어찌할바를 몰라서 갈팡질팡하며 책임 회피만 하는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가 않습니다. 답답 & 짜증덩어리네요 정말.




+ 그 와중에 어떤 학생(신입생이라 아직 얼굴 한 번도 못 본)은 '우리 학교 동복이 예뻐서 얼른 입고 싶었는데 이러다 하복 입고 입학하겠어요'라며 슬퍼하더군요. ㅋㅋㅋ 그렇죠. 이러다 벚꽃 다 지고 입학할 상황이니 뭐... 


++ 요즘 상황을 보면 '이참에 9월 개학하는 학기제로 전환해버리자'는 얘기도 그냥 뜬구름 잡는 소리는 아닌 걸로 들리죠. 다만 입시 문제가 참말로 어려운 난제이고, 교육부는 당장 앞가림 하느라 바빠서 그런 데까진 생각해 볼 의지가 아예 없을 것 같아요.


+++ 도대체 제 아들은 언제 초딩이 될 수 있을까요... 하하하하;;;


++++ 개학 대책들 중에 등굣길에 전교생 체온 재는 게 있거든요. 이미 학교마다 비접촉식 체온계를 10개 정도씩 확보해둔 상태인데 그 와중에 학생 숫자가 많은 학교에는 교육청에서 열화상 카메라(!!)를 지급하기로 했답니다. 저희 학교는 아슬아슬하게 인원수가 모자라서 못 받는데 좀 아쉽더라구요. 그런 거 한 번 만져보고 싶었습니...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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