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된 '주온'의 드라마 버전입니다. 편당 20분 남짓 & 6편으로 한 시즌 완료구요. 시즌 2는 나올 수도 있고 안 나올 수도 있고 뭐 그런 마무리였습니다. 스포일러 없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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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엔 또 이게 뭔가... 했지만 생각해보니 주인공들 스틸 사진 아무거나 포토샵으로 대충 합성한 것보단 훨 성의 넘치는 대표 이미지)



 - 스토리 요약이 필요 없는 작품이긴 합니다만... 암튼 저주 받은 집이 나오겠죠. 이 집에 들렀던 사람들 중 상당수는 이후에 유령을 접하게 되고 그 중 다수는 죽고요. 시리즈의 전통대로 주인공은 여럿입니다. 밤마다 어린 아이가 달리는 소리에 고통 받는 무명 연예인, 그 연예인에게서 사건(?)을 의뢰 받은 심령 탐정, 예쁘고 섹시하게 태어난 죄로 가는 데마다 남자 문제가 생기는 여고생... 그리고 이들과 엮여서 동반으로 고생하는 가족 및 친지들이요. 이들의 이야기는 거의 동시에 시작해서 각자 진행되다가 뒤로 갈 수록 점점 엮이며 하나로... 아주 느슨하게 뭉칩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1989년에 출발해서 (플래시백으로 그 한참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긴 합니다만) 90년대 중후반쯤에 일단락이 된다는 것 정도는 함께 알아 두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주온 1편이 아마 98년쯤에 나왔고 당시 기준 '현재'가 배경이었죠. 그래서 '프리퀄'이라고 주장을 하더군요.



 - 주온은 주온인데 여러모로 21세기형으로 업데이트된 주온입니다.


 일단 가야코 & 토시오 투 톱에 대한 집착을 버렸습니다. 안 나와요. 팬들의 마음을 생각해서 그와 비슷한 무언가는 준비해 두었지만 어쨌든 그게 가야코와 토시오는 아닙니다. 옛날 옛적 '링'과 '주온'의 쌍두마차 시절처럼 강력한 캐릭터의 한 방 장면에 의존하는 방식을 버린 거죠. 그보단 주인공들의 심리 상태를 따라가며 긴장감을 유지하다가 슬쩍 슬쩍 한 방씩 흘려 넣는 식이에요. 아마 이 부분은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습니다. 그렇게 '강력한 한 방'은 없거든요.


 시리즈의 정체성인 '귀신 들린 집의 저주'는 여전하지만 역시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 집에 들렀다고 무조건 다 죽지 않아요. 누구는 죽고 누구는 안 죽고 그렇습니다. 그러다보니 좀 흔한 귀신 들린 집 영화 같은 느낌도 드는데... 생각해보면 당연하겠죠. 들렀다 하면 100% 다 죽어 버리는 집이라면 현실적으로 이야기가 엄청 커져야 하는데 이전 시리즈들은 그런 부분을 대충 뭉개고 넘겨왔잖아요. 

 그럼 누구는 죽고 누구는 안 죽고 이건 뭐냐... 라는 의문이 생길만도 한데, 거기에 대한 답 같은 건 안 나오지만 아마도 들른 사람들의 멘탈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야기를 보면 이 집의 희생자들은 대체로 집에 들르기 전에도 이미 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이 집에 들르지도 않고도 무시무시한 짓을 저지르는 인간들도 등장하는 걸 보면 아마 이게 맞는 것 같아요. 이런 부분도 좀 '현대적'인 느낌이죠. 역시 '이런 건 내 주온이 아니야!'라고 불만을 가질 사람들도 많을 것 같지만 전 괜찮았어요.


 

 - 에피소드가 시작할 때마다 등장인물들이 해당 연도에 일본에서 벌어졌던 불쾌하고 끔찍한 실제 사건들 뉴스를 보고 듣는 장면들이 나오고 그 에피소드에 벌어지는 이야기가 그 사건들과 아주 약간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뭔가 이번 시리즈의 작가는 '메시지'를 넣고 싶은 맘이 컸던 것 같은데, 그게 과도하게 드러나서 이야기를 망치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니 괜찮았습니다.

 


 - 그래서 무서웠니? 라고 물어본다면... 네, 그럭저럭(?) 무서웠습니다. ㅋㅋㅋ 왜 다른 나라 영화들은 죽어도 따라할 수 없는 일본 호러 특유의 불쾌한 느낌 있잖아요. 전 그 느낌에 약한 사람이라 일본 호러를 선택하면 실패가 적은 편이거든요.

 다만 뭐랄까... 어떤 에피소드들의 어떤 장면들은 극단적으로 불쾌하고 잔혹한데도 오히려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원래도 주온이 그런 느낌이 있는 시리즈였으니 의도한 걸 수도 있겠는데 정확히는 판단이 안 서구요. 근데 그것도 그 나름대로 괴상하고 못된 재미가 있어서 나쁘진 않았어요.



 - 소감 정리... 도 별로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이번엔 저 치고는 글을 짧게 쓴 편이라. ㅋㅋㅋ

 암튼 여러모로 21세기스럽게 업데이트된, 시리즈 중 참 오랜만에 멀쩡한 완성도를 가진 주온입니다. 팬이라면 한 번쯤 확인해 보셔야겠죠.

 다만 예전처럼 강력한 한 방은 없이 좀 소소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라는 것은 감안을 하시고 보는 게 좋습니다.




 + 아. 참고로 이야기가 깔끔하게 정리되진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냥 거의 아무 것도 정리가 안 돼요. ㅋㅋㅋㅋ 그래서 '이야기를 하다 말아 버려서 아쉬웠다'는 소감들도 많던데, 전 잘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정리를 할 의도 없이 이 혼돈의 카오스를 즐기라고 만든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하며 봤거든요. 그래서 전 그냥 이게 완결이라고 봅니다만, 반응이 좋으면 시즌 2를 만들 것이고 그럼 조금은 더 설명이 되겠죠. 근데 과연 설명이 잘 되는 게 좋은 것일지는 모르겠어요. 설명이 잘 되어 버리면 이제 '논리적 해결책' 같은 걸 찾아서 해결을 시도할 텐데 그럼 주온 특유의 답 없는 분위기는 유지하기 힘들지 않겠어요?



 ++ 영어 제목이 '주온 디 오리진'인데... 좀 뻥입니다. 사실 주온의 '프리퀄'이라는 표현도 정확하게 맞진 않아요. 왜냐면 이 시리즈에서 딱히 이 저주받은 집의 기원이 설명되는 것도 아니고, 원래 시리즈의 인기 투탑 캐릭터는 아예 등장도 안 하거든요. 그냥 사건 시기를 지금껏 나온 시리즈들 중 가장 빠른 시간대로 설정하고 '그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집이지롱'이라고 보여주는 정도니까 시간대만 다른 속편이라고 설명하는 게 가장 정확할 듯. '오리진'과는 전혀 상관이... 



 +++ 매우 일본 영화다운 점 하나. 나오는 여배우들이 거의 다 예뻐요. ㅋㅋㅋ 배경이 80~90년대이다 보니 좀 추억팔이스런 차림새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스타일들도 되게 잘 어울리게 예쁘더군요. 뭐 일부러 그런 외모들로 뽑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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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의 극중 이름이 '가와이 기요미'인데... 캐릭터 이름을 한국인이 지어줬나? 라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유명한 스타는 주인공들 중 유일한 남자 배우인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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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이 특이해요. 아라카와 '요시요시'라니. 물론 예명이겠죠? ㅋㅋ



 ++++ 이 영화를 보고 생각나서 오랜만에 찾아 본 주온 관련 단편 영화들 




 영상들이 올라왔던 2006년 당시 듀게에서 모 회원님(탈퇴한지 오래이신)께서 올려주셔서 봤었는데.

 검색해보니 당시 그 글도, 영상들도 그대로 남아 있으니 좀 기분이 묘하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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