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가해자를 옹호하려는 (일부?) 남성들에게 "당신의 딸이/어머니가/여동생이/여자친구가 당한 일이라고 생각해보라."라고 설득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설득이 좀 마뜩찮았어요. 보편적 인권의 관점에서는 "당신이 그런 일을 당한다고 상상해보라."라고 해야 옳습니다. 어느 누구라도 그런 일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원칙이지요.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정말 많은) 남성들은 자신을 피해자의 입장에 대입시키질 못합니다. 역지사지를 못하는 거죠.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당신 나와바리의 여성을 다른 놈이 건드린다고 생각해봐라'라는 수준 낮은 역지사지를 동원해야 합니다. 그래야 겨우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했다는 분노와 짜증이라도 느끼고 어렴풋이 나쁜 짓이라고 알게 됩니다.....

얼마나 역지사지가 안 되느냐 하면, 한국의 유부남이 성폭력을 저지르기 전에 흔히 하는 멘트가 '내가 아내와 사이가 안 좋다. 잠자리를 거의 못 하고 있다.'예요. 읭??? 저 말이 피해자에게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대체 얼마나 자기중심적이고 상대 입장에서 생각을 못해보면 저런 멘트가 나오냐고요. 이 지점은 아래의 퍼온 글과도 연결됩니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92432&utm_source=daum&utm_medium=search
-한국의 미투 운동이 다른 나라의 운동과 다른 지점이 있을까요?

운동의 차이점이라기보다, 성폭력의 양상에 선진국과 조금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 폭력의 양상이 다르니 그 후 이어지는 반응도 다를 수밖에 없겠지요. 한국 남성들은 대체로 유혹을 가장한 성추행을 하지 않습니다. 유혹으로 가장하려는 위선적인 노력조차 안 합니다. 그럴 필요가 없죠. 여러 사람 앞에서 추행하거나 조직적으로 폭력의 무대를 만들어주는 일이 더 빈번해요.


역지사지가 안 되면, 다음 단계로 일벌백계는 통할 것이냐. 즉 피해자의 입장에 공감은 못하더라도 '이크! 저러면 감옥가는구나. 몸을 사려야지.'라는 사고 수준은 될 것이냐? 안타깝게도 무지막지한 이차가해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네요. 몰카영상은 여전히 열심히 공유하고 있고 가해자들 쉴드치기 바쁩니다. 서지현 검사에 대한 이차가해는 놀랍습니다. 서 검사는 기소권이 있는 사람이고 처벌의지가 확실한 사람이고 매우 똑똑한 사람입니다. 그런 피해자에 대해서도 별별 이차가해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걸 보면, 몸을 사릴 만큼의 사고 능력도 없는 것 같습니다. 

우선 일벌이 안 되니 일벌백계가 안 되기도 하죠. 뭐.. 몰카 수백개 찍어도 풀어주고, 의사나 교수면 가해자가 잃을 것이 너무 많다고 풀어주니, 일벌부터 안 되네요. 

일벌백계도 안 먹히면 한 명 한 명 포인트 처벌을 해야겠죠. 다른 거 다 필요없고 실정법 위반에 대해서요. 그런데 어이쿠. 경찰도 한통속이네요. 오죽하면 책도 나왔어요.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 
무료 이북이니 다운받아볼 수 있어요. http://www.aladin.co.kr/m/mproduct.aspx?ItemId=126043981#

인권위나 경찰개혁위원회에서 여자경찰 늘리라고 했더니 치안력 떨어진다고 싫대요. 치안이 뭔데요. 강간범들 몰카범들 잡아들이는 게 치안 아닌가요? 남자경찰만 득시글거려서 치안력이 지금 퍽이나 튼튼한가봅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10071345001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대 신입생 모집에서 여성 합격자 비중을 늘리라고 한 권고를 경찰청이 수용하지 않았다고 7일 밝혔다. 

앞서 고모씨 등 3명은 2014년 9월 경찰대가 2015학년도 신입생 100명을 모집하면서 여학생은 12명만 선발한다고 공고하자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인권위는 조사를 거쳐 경찰대가 여성 선발 비율을 12%로 정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과도한 제한이고 성별에 의한 차별행위”라며 신입생 모집 시 여성 선발 비율을 확대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경찰청은 최근 발표한 2017년 경찰대 신입생 모집공고에서 여성 선발 비율을 여전히 12%로 제한했다.



홍대 모델 몰카 찍은 동료모델의 신속한 수사와 신속한 구속 환영합니다. 모든 가해자에게 똑같이 대하길 기대합니다.

경찰대 여성 선발 비율은 당연히 폐지하고요. 저게 뭡니까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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