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새로운 형태

2018.09.27 02:20

일희일비 조회 수:1445

1.

엄마 친구이자 친구 엄마인 갱상도 출신 여성이 있습니다. 

대놓고 자녀들에게 배우자는 갱상도 사람만 된다, 스울 사람도 안 된다...고 했는데

자식 셋이 전부 다 전라도 사람과 결혼했습니다. ㅎㅎㅎㅎㅎ 

세 커플 다 잘 살고 있고, 지금은 친구그룹의 아주머니들끼리는 놀려먹는 소재로 쓰이고 있죠.

 

2. 

출산 전 사고 실험을 많이 해본 편이라, 자식에 대해 꽤나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연애관을 갖고 있습니다.

제 아이가 커서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안드로진, 무성애자... 어떤 성 정체성을 가져도 진심으로 지지해줄 거고요.

당연히 결혼을 하든말든 여러 번 하든 애를 낳든 말든 여러 상대와 각기 아이를 낳든 관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폭력과 마약만 빠지면 아무래도 괜찮아요.)

스위스에서는 16세쯤 되면 사귀는 또래 연인을 집으로 초대해서, 가족이랑 같이 저녁 먹고, "얘들아 잘 자라"하고 부부는 부부 침실로 들어가고 청소년들은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생애 첫 섹스를 한다고 해요. 그리고 다음 날 둘이 같이 손 잡고 등교한다고 합니다. 

어떤 스위스 부모는, 애가 고등학생이 되었는데 애인을 집으로 데려오지 않기래 고민하다 침대가 좁아서인가 하고 큰 침대를 사줬대요. 그래도 애인을 안 데려오니까 동성애자인가? 동성 애인을 데려오려나? 했는데 그것도 안 데려와서 진심 걱정했다고. ㅎㅎㅎㅎ

희망컨대, 내 아이도 저렇게 평온하고 다정하고 일상적인 첫 섹스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님 말고요)


3.

사회가 하도 급변하니, 특이점 이야기 듣다 보면 죽기 전에 특이점도 올 것 같고 대체 무슨 변화가 어떻게 올지조차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제가 생각했던 최대한의 개방성과 진보성을 훨씬 뛰어넘는 사랑의 형태도 생길 수 있겠죠. 

제 아이가 로봇이랑 사랑을 하면 충격받을 것 같아요. 아니면 실제 사람과 사귀긴 하는데, 서로의 뇌에 필터를 끼워서 이상형처럼 느껴지게 할 수도 있겠죠. ""얘, 너 망상과 사랑하는 거 아니니." 제가 이런 잔소리를 할 것 같아요. 


로봇과의 사랑에 받은 충격이 전라도 사위 며느리로 받은 충격과 근본적으로 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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