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에 나온 스웨덴 영화입니다. 런닝타임이 무려 66분!! ㅋㅋㅋ 스포일러는 안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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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다 인셉션 때문이다!!! 라고 외치고 싶은 순도 100% 구라 포스터)



 - 아주 외딴, 어딘진 모르겠지만 아주 높은 곳에 있다고 자막이 알려주는 천문 연구소에 잘 나가는 과학자 넷이 도착합니다. 우주 과학 분야의 지구적 원탑 천재가 도움을 요청하길래 뭐가 됐든 끝내주는 일이겠거니... 하고 달려온 사람들인데 정작 불러 모은 당사자는 보이지 않구요. '도대체 이게 뭘까?' 라고 넷이 중얼중얼 떠드는 가운데 이들이 모인 좁아터진 방의 문이 잠기고, 천재님의 영상이 흘러나옵니다. 그러더니 하는 말이, "니들 이 영상 볼 때쯤엔 난 병으로 죽고 없거든. 근데 어차피 오늘밤 10시 21분이면 니들도 다 죽어. 살고 싶으면 내가 지금부터 불러주는 숫자들 듣고 잘 해봐(?)" 

 그러더니 정말로 맥락 없이 이상한 숫자들을 다다다다 불러대고는, 영상을 끊어 버립니다. 이게 뭐꼬!!!!! 라고 아무리 외쳐봐야 나갈 길은 없고. 결국 영상에서 나온 숫자들도 빡세게 머리를 굴리는 과학자들. 도대체 이게 뭘까요. 왜 이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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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뭐꼬!!!!!!!)



 - 전에 '페르마의 밀실'을 보면서 점 찍어뒀던 영화였습니다. 본격 이과 스릴러!! 가 아닐까 하는 느낌의 제목에 낚여서 영화 시놉시스를 봤고, 예상과는 좀 달랐지만 어쨌든 과학 스릴러이긴 한 것 같구요. 또 밀실에 갇힌 네 명의 과학자가 노트랑 종이만 들고서 우주를 구하려고 덤빈다는 설정도 독특하고 재밌어 보였구요. 결정적으로 런닝타임 66분... ㅋㅋㅋㅋ 바로 자기는 싫은데 뭘 본격적으로 하기는 애매한 일요일 밤에 보기 딱 좋은 아이템이었네요.



 - 사인 코사인 탄젠트 할 때 그 탄젠트를 생각했었는데, 좀 다릅니다. 사실상 아무 상관이 없다시피 해서 검색을 해봤더니 이게 원래 '접촉'이란 뜻의 라틴어였다네요. 음. 그럼 내용에 맞구요. 말 그대로 접촉(?)하는 방에 대한 이야기거든요.

 시작부터 무슨 얘길 할 건지 대략 던져 주는 영화에요. '등각 순환 우주론'이란 개념을 자막으로 툭하니 던져 놓고 성우가 설명을 해주거든요. 저같이 문과의 별 아래에서 태어나신 분들을 위해 저도 모르는 걸 간단히 설명하자면 '빅뱅은 한 번이 아니었다'가 핵심인 것 같아요. 빅뱅, 빅크런치, 빅뱅, 빅크런치... 를 이미 수 없이 반복해 온 게 우리 우주이고, 빅 크런치로 우주 하나가 사라진 후에도 다시 우주가 탄생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요 이론을 주창한 아저씨의 한 발 더 나아간 이론에 따르면 예전의 우주는 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고 다음 우주와 함께 공존한대요. 뭔 소리냐구요? 당연히 저는 모릅니다. ㅋㅋ 암튼 이 영화는 이 이론을 바탕으로 전개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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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론 설명이 이어질 때마다 저의 모습)



 - 스타트가 참 매력적이죠. 외딴 곳에 모여 감금된 학자들이 수수께끼의 초청인이 낸 퀴즈를 풀어야하고 그 대가는 목숨. 게다가 어떻게 죽는지도 안 가르쳐주면서 정확한 사망 시각까지 알려주니 더 희한하구요. 결정적으로 숫자는 던져줬는데 그게 뭔 숫자인지, 그걸 갖고 뭐 하라는 건지도 안 알려주니 더더욱 호기심 대폭발. 뭐 그렇습니다만.

 시작할 때 던져준 저 '등각 순환 우주론' 떡밥 덕에 대략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금방 예측이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미치광이 과학자가 다른 과학자들 함정에 빠뜨려 죽이는 그런 얘긴 애시당초 아닌 거죠. 진짜로 '우주'가 위험에 빠졌고, 그 날 그 시 그 장소에 모여야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제시된 숫자는 그 힌트인 것. 그래서 이 영화는 과학자들이 과학 토론해서 지구를 구하는 이야기가 됩니다.



 - 이런 이야기가 피해갈 수 없는 함정. 일반 관객들이 한 번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구를 구할 수가 없다는 거죠. 핵 미사일 발싸!!!! 이런 게 안 되니까요. 억지로 그렇게 만들어 버리면 사실상이 땅바닥에 처박혀 버리고. 그렇다고해서 알아 듣지도 못할 과학 지식을 줄줄 늘어 놓을 수도 없으며 애초에 이런 각본 쓰는 사람에게 그런 지식이 있을 리도 없구요. 이 영화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냐면... 런닝타임의 절반 정도가 출제자의 의도 파악입니다. 그동안 주인공들은 신나게 토론하고, 의견 대립하며 말싸움을 하죠. 그러다 결국 의도 파악이 끝나면 다음부턴 '우주 파괴의 위기'의 징조가 방 안에 나타나요. 특수 효과 같은 거 거의 필요 없이 심플하게 묘사 가능한 징조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그걸 갖고 갖가지 신기한 구경을 만들죠. 그러다가 런닝 타임이 끝날 때쯤에 갑자기 다다다 이론 정리를 하고, 방 안에서 자기들끼리 해낼 수 있는 수준의 해결책을 찾아내고. 먹힐지 안 먹힐지 모르는 그 방법을 시도한 후 마무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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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의 가장 놀라운 부분은 한글 포스터가 존재한다는 것! 물론 개봉은 안 한 것 같습니다만. 66분짜리 영화 극장에 걸었다가 무슨...)



 - 그러니까 결국 엄밀히 따지고 들자면, 어설퍼요. 마지막 해결책이라는 게 왜 가능한지도 모르겠고, 배경 지식 설명도 작가 편할대로 어려운 부분은 다 건너 뛰어 버리기 때문에 다 보고 나서도 의문점이 막 생기죠. 심지어 '정말로 그게(?) 해결책이었다면 애초에 이런 노력을 할 필요도 없지 않았나?' 라는 생각까지 드니 그렇게 훌륭하다고 칭찬해줄만한 영화는 아닙니다만.

 결정적인 장점이 하나 있습니다. 66분이라는 런닝타임이요. 오프닝 크레딧과 엔딩 크레딧을 제외하면 거의 딱 한 시간 밖에 안 되는 영화이고, 덕택에 영화의 한계가 많이 묻힙니다. 토론과 말싸움만으로 채워지는 전반부도 고작 30분 이하니까 도입부의 매력 덕에 긴장감을 그럭저럭 유지하구요. 후반부를 채우는 '징조'들은 참 별 거 아니지만 대략 20분 이내로만 버텨주면 되니 그 정도는 해줍니다. ㅋㅋ 그리고 어차피 이런 영화를 보면서 진짜 과학적으로 엄밀한 전개 같은 걸 바라면 안 되잖아요. 그러니 결말의 그 허술한 해결책도 그럭저럭 납득이 되고. 또 그 부분의 연출도 나름 참신함이 있어서 괜찮습니다.



 - 결론은 뭐. 역시 제가 계속해서 반복하는 얘깁니다만.

 하드 SF의 껍질을 쓴 다크 환타지이고. 나름 튀는 떡밥으로 승부하는 환상특급 에피소드 하나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티비 하나, 칠판 하나, 4인용 테이블과 의자 들어가면 딱 차는 좁아터진 공간에서 대사와 분위기로만 승부하는 초저예산 SF인데 배우들도 어설프지 않고 나름 깜찍한 아이디어들이 있어서 나쁘진 않았어요.

 다만... 어디까지나 이런 초저렴 장르물들에 익숙하고 또 애정이 있는 사람의 평가라는 걸 감안해서 좀 많이 걸러 들어주시고요. ㅋㅋ

 결정적으로 유료 컨텐츠입니다. 천 몇 백원이었는데 올레 티비 포인트 + 모바일 포인트 신공으로 300원 정도에 봤네요. 2500원 이상 주고 봤으면 화냈을지도 모릅니다. <-




 (워낙 듣보 영화라 짤을 구하기 힘들어서 오늘은 예고편 영상도 한 번 올려보구요.)




 + 출연 배우들 중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모두 대표작이 이 '탄젠트 룸' 입니다. 아아 정말 소박하기도 하지... ㅋㅋㅋㅋ

 나머지 한 분은 저 동양계 여자분이신데. 무려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 나오셨다네요. 물론 단역입니다만.



 ++ 짤 검색을 하다 보니 이런 게 걸리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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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셉션 때문이야!! 포스터라는 공통점에다가 반물질이라... 이것도 어디 볼 수 있는 곳이 있나 확인해봐야겠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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