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9 13:07
한 가지가 아니라 두 가지네요.
제가 느끼기에, 이런 점이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를 줄여 주는구나 싶은 것들입니다.
첫번째는 모르는 사람이라도 서로 인사하고 웃어주는 겁니다.
다니다 보면 하루에 다만 한 두 번이라도, 모르는 사람하고 얼굴을 마주칠 때가 있는데,
이럴 때 한 쪽이 먼저 헬로~ 하거나 씨익 웃어 주면 다른 쪽도 보통은 헬로~ 하거나
웃어 주게 되죠.
물론 이렇게 했는데 굳은 얼굴로 '이놈 뭐야?' 하는 듯한 리플라이를 받으면 참 머쓱합니다.
(동양 사람들이 주로 이러더군요, -_-;; 그래서 저도 동양 사람들한테는 잘 안 이러게 됐습니다)
그렇다 보니 저도 백인들 흑인들한테 주로 이러게 되네요, 음 이런 것도 인종차별적 사고라고
누가 트집 잡으려나요? -_-;
이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아서, 어쩌다 배우나 모델같은 아가씨랑 미소를 나누게 되면
정말, 좀 창피한 이야긴데 진짜 그 뒤로 1~2시간은 초콜렛이라도 먹은 양 기분이 좋아지기도 해요.
두번째는 생활 속의 작은 유머들?
일 하는 중에도, 이야기하는 중에도, 할 수 있는 한 유머를 씁니다.
전 이런 게 정말 좋아요. 정말 좋아서 저는 한국 살 때도 이걸 했었는데,
한국에서는 솔직히 좋아해 주는 사람보다 이상한 놈, 실없는 놈 이라는 반응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근데 여기서는, 이상한 놈 실없는 놈이라고 하는 건 한국 사람들밖에 없고,
어느 나라 사람이건 다 좋아하고, 이런 거 한두 번에 저를 더 좋게 봐 주는 사람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대단한 센스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대단한 영어 실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여요.
'우리가 동물원을 샀다'에 나오는 아주 인상적인 대사로 '20초의 용기' 라는 게 있는데,
20초의 용기는 일생을 좌우할 연인한테 내는 거고 이런 작은 유머는 5초의 용기면 됩니다.
아니 5초도 필요 없을 때도 많아요, 단 1, 2초의 용기!
그리고 뜻밖에, 이 1~2초의 용기가 로맨스의 씨앗이 되기도 해요, 진짜여요.
저같은 어글리가 로맨스의 씨앗을 건져내는 것을 보면서 다른 한국에서 온 남자들의 눈이 휘둥그레
진 적도 몇번 있어요. 너는 어떻게 그런 걸 하냐? 너 어릴 때 여기 살았냐? 너 어디서 그런 걸 배웠냐?
뭐랄까, 세상에 없는 것을 본 듯한 반응도 얻고요.
하루에 몇 번씩 있는 미소와 짧은 유머, 이건 솔직히 한국이라고 못 하고 살 것도 아닌 거쟎아요.
여러분도 해 보세요, 정말로 스트레스가 줄어요.
2014.07.29 13:20
2014.07.29 13:31
하하 요거 귀엽네요~ ^_^
2014.07.29 13:56
평소에 닉넴을 확인하지 않고 제목만 보고 글을 클릭했었는데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야겠는 본인의 표정이었습니다.
2014.07.29 14:10
어쩐지...
저도 님의 리플이길래 이잉? 이분이 왜?
저거 설마 일베아웃 의 약자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가,
좋게 받아들이기로 하고 썼던 답플이었어요.
2014.07.29 13:29
2014.07.29 13:34
이를테면 일 나갔다 돌아오는 일본 아가씨한테
'오카에리낫싸이~' 라고 하는 겁니다,
그려면 일본 아가씨가, '아줌마나 엄마 같아요' 라고 하기도 하는데,
'어라? 그럼 뭐라고 해요?' , '남자들은 걍 '오- 에~ 오카에리 이렇게 해요'
'어라 왜요? 오카에리나사이~ 가 더 듣기 좋지 않아요?'
'그렇긴 한데 그건 여자들이 주로 해요'
뭐 이러면서 이야기를 끌고 가다가 식사를 같이 만들어 먹게 되기도 하고 말이죠... 흠흠
아 일본 아가씨...
오겡끼 데스까아아
2014.07.29 13:45
저기요... 음 그러니까..
외국 생활중에 본인이 느끼는 좋은 점을 쓰는 것은 좋은데 비교는 하지 마세요.
웃어주진 않지만 한국은 대신 아주 끈끈한 정이 있잖아요. 무섭게 끈끈한.
문화는 문화인 거지 가치평가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 자신을 성숙시키는 도구로 삼으면 될 뿐입니다.
그리고 님이 말하는 거... 여기 있는 분들 다 2-30년 전부터 다 알고 있는 거예요...
2014.07.29 13:47
이거 또 머쓱하게 하시는군요.
그러니까 이런 거 말고 아주 대단한 것만 쓰라는 건가요?
20~30년 전부터 다 알고 있는 거라니
여기엔 40대 이상 분들이 주로 계시는 건가요?
흐음...
저로서는 님의 리플이 아주 해괴하게 보이는군요.
2014.07.29 14:13
2014.07.29 15:16
2014.07.29 14:52
댓글들이 왜이렇게 무섭죠? 제가 늅이라서 모르는 무언가가있나요?
2014.07.29 15:00
지나다니면서 인사하는 것 우리나라도 그러지 않았나요? 단지 어느순간엔가 외국과 우리나라의 차이점이라면서 생김새도 다른 사람이 하는 것에 이질감을 느끼고 우리는 안그런다고 말하기 시작했죠. 어쩌면 도시지역 사람만 안하던걸 우리나라 사람은 모두 안한다가 된 건지? 작은 도시나 마을로 가면 길가다가 다 인사하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죠. 아이들은 지나가는 어른만 보면 모르는 사람하고도 인사하고 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동네 사람들 보면 인사하고 다녀라, 어른들 보면 인사해라, 친구들 보면 인사해라 해서 다들 그러고 살았잖아요.
우린 존대가 있다보니까 인사에 격식이 더 들어가 보이고 해서 의미가 복잡해지는데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존대가 없는 서양식이라면 지금도 더 쉽게 상호 인사를 할 수 있다고 보여지긴 해요.
2014.07.29 16:16
아는 사람이 아니면 한국에선 아직도 인사를 잘 안 하죠.
시골에 있는 친구 집에 갔을 때도 친구는 이웃 사람들과 인사를 했지만
저는 친구가 인사를 하고 아는체를 하고 난 뒤라야,
'이 사람은 누구냐?' / '제 친굽니다, 인사해라 어느어느 분이시다' 라고 해주면
그제서야 안녕하십니까? 누구누구 친구 누구누굽니다 라고 했었죠.
이게 한국에서 흔한 경우가 아닐까 합니다.
2014.07.29 15:20
2014.07.29 15:36
이 글을 읽으니 런던에서 뺑소니사고를 당해서 경찰서가니 사람이 외상이 없고 멀쩡하니 괜히 영어 이해 못 하는 척하고 귀찮아하며 경찰관이 dismiss해 버리더라는 지인의 일화가 생각납니다. 한국에서야 안 웃고 농담 안 주고 받아서 스트레스받지만 외국에서 억울한 사고당하고도 자기 일 많아지는 게 싫은 담당공무원한테서 무시당하는 것도 못지않게 스트레스받을 것 같아요.
2014.07.29 16:15
현지 말 잘 못한다고 모기만하게 말하고 잠자코 있지 말고
소리라도 박박 쳐야죠.
중국인들이나 인도인들은 그럴 때 크게 주저하지 않는 듯 하던데(심지어 중국말이나 인도말로
소리 치기도 한답니다, 근데 그 말을 알아듣는 중국인이나 인도인이 높은 확률로 근처에 있을
거라더군요)
한국 사람 일본 사람들이 너무 얌전한듯도 해요.
전 별로 안 얌전한 한국인이라 그런 경우는 아직까지는 없었군요.
2014.07.29 16:24
저기요, 그 사람도 침착하게 말도 해 보고 소리도 쳐 보고 다 해 봤다고 합니다. 학부-석사-박사과정 하면서 7년있던 사람이라 영어로 조리있게 자기 의사 전달은 하는 사람이었고요.
2014.07.29 16:26
그래요? 우와...
정말 그랬다면, 진짜 나쁜 경관한테 걸렸나 봅니다, 에휴.
2014.07.29 16:31
음냐, 본인 경험은 일반론으로, 다른 사람 경험은 특수 사례로.. 이러니까 리플이 많이 달리는 겁니다...
2014.07.29 16:31
저도 듣기만 한 거라...그 사람이 운이 안 좋았다고 할 수 있죠.
이 이야기도 그 사람이 사고당한 지 1~2년 지난 다음 들은 이야기였고요.
ㅇㅂ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