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02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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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블레이크 라이블리, 알렉시스 블레델, 앰버 탐블린, 아메리카 페레라가 나오는 청바지 돌려입기(1편)를 봤습니다. 영화 개봉 당시 방영 중이던 길모어 걸스 덕분에 알렉시스 블레델이 제일 인지도가 높았던 것 같은데, 길모어 걸스가 끝나고 가십걸이 방영되는 동안에는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가장 인기가 많았죠. 하지만 블레델이나 라이블리나 TV 시리즈 대표작이 끝난 이후로는 커리어가 영 그렇습니다. 결국 현재 가장 인기가 많은건 아메리카 페레라인가 봅니다. (탐블린은 음....) 제가 봤던 헐리우드 청춘 영화 중에서는 가장 착한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주인공 소녀 네명의 행동도 그렇고 영화 내의 갈등이 해결되는 방향도 그렇습니다. 미국 등급도 PG-13(예: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쉬즈올댓)이 아니라 PG(예: 겨울왕국(!), 워크 투 리멤버)더군요. 어쨌거나 그리스 산토리니는 참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에 본 스프링 브레이커스의 분위기는 청바지 돌려입기와 완전히 대척점에 있습니다. 스크릴렉스의 스캐어리 몬스터즈 앤 나이스 스프라이츠로 영화의 막이 오르는데 이때부터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느꼈습니다. 여기도 소녀 네명이 나오는데 위의 영화와는 달리 갈때까지 가더군요. 본인의 의지 혹은 상황의 발생으로 막 나가게 되는 청춘영화는 사라 폴리, 케이티 홈즈가 나온 Go와 엠마 왓슨이 나온 블링 링도 있었지만 스프링 브레이커스는 그 둘보다 체감적으로 더 심하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마지막까지 남은 2명은 아아 젠장 할말을 잊었습니다. 영화 자체는 자극적이고 얄팍하기만 했습니다. Go는 영화 속 상황과 대사가 재치있었고 블링 링은 얄팍하고 ㅂ맛같긴 해도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러 소품들이라도 아름다웠지만 이 영화는 영상이나 내용이나 그냥 막나가는 것으로 느꼈습니다. 그리고 셀레나 고메즈의 비중이 적은게 이 영화의 최대 반전이었습니다.
카메론 디아즈의 영화도 두편 봤습니다. 1998년작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와 2011년작 배드 티처입니다. 전자는 패럴리 형제라는 이름만 보고 막나가는 자극적인 코미디인가 생각했는데 의외로 영화는 얌전한 편이었습니다. 화장실 유머가 다소 있긴 한데 이것 역시 눈쌀이 찌푸려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도 패럴리 형제의 영화였죠. 오히려 배드 티처가 더 막나가는 설정입니다. 주인공 선생이 하는 짓들 중에는 그냥 나쁜 짓도 있지만 명백한 범죄행위도 있습니다. 영화는 주인공에 대한 처벌 그런거 없고 오히려 상담교사 직위까지 오르죠. 권선징악의 결말을 바라는건 아니지만 그렇다 해도 이런 식의 결말은 씁쓸합니다.
오늘 본 족구왕도 웃기고 재밌던 것과는 별개로 예상 외로 착한 영화였습니다. 주인공도 ㅂ맛같기 보다는 오히려 우직해 보였고요. 주변 인물들 중에는 말이나 행동이나 밥맛인 인물들도 꽤 있었지만 영화 결말으로 가면 결국 그리 나쁜 인물은 아닌걸로 묘사되고요. 뭐 애초에 웃픈 영화라고 해도 결국엔 '웃'에 더 주안점이 있는 영화니까요.
이러네 저러네 했지만 결국 결론은 착한 영화든 막나가는 영화든 잘만들면 장땡인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