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문화다방에서 평론가 강헌과 함께 신해철 헌정 방송을 하고 있는데 거기서 언급된 서태지 야이기인데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내용이긴 하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내용이라서 퍼왔습니다
-----------------------------------------------------------------

진중권 - 그때 그 시절 얘기 잠깐 얘기 해보자면 서태지와 아이들 1집이 성공한 직후. 소위 주류 언론에서 느닷없이 서태지 죽이기가 시작됐거든요. 지금 들으면 좀 황당한데 당시 분위기는 그랬던거죠. 어떤 상황이었는지 좀 설명해주시죠. 

강헌 - 국회, 지상파 방송사들, 한국 음반산업, 언론 조중동 이런.. 

진중권 - 뭐가 맘에 안들었던 겁니까?

강헌 - 저는 그 한복판에 있었으니까. 아니 인기있는 사람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거는 이 바닥의 순리인데 왜 그렇게 다들 싫어하는 거지?
저도 정말 그때 궁금했어요. 

진중권 - 사실 어떻게 뒤집어보면 서태지 씨가 그때 뭔갈 건들인 거죠? 확실하게?

강헌 - 영문을 모른채 건드린 거죠. 근데 그렇다고 서태지는 신해철과는 좀 다릅니다. 정말 신해철이 그 당시에는 6촌 동생이란걸 밝히지 않았을때 당시 둘이 활동할때 참 신해철씨 다운 표현을 했어요. 제가 공식 질문으로 한번 물어봤습니다. 신해철 씨 서태지를 어떻게 생각하냐.
 
그때 신해철이 뭐라고했냐면 '그는 거침없는 낙오자다. 그래서 당당하다. 승리를 거둘 자격있다. 나는 그에 비하면 고뇌하는 비겁자수준이다. 그래서 나는 그를 이길수 없고, 그렇지만 작지만 그의 시대에서 나의 영토가 조금은 있다. 왜냐하면 나같은 놈이 많으니까. 근데 그 고뇌하는 비겁자. 이부분 사실은 같은 음악에서도 함축되어있습니다. 사실 그 노래의 메세지에서는 신해철이 훨씬 직설적이죠, 서태지는 직설적으로 뭔가 자신의 노래로 표현하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굉장히 뺑뺑돌리고 꼬고, 솔직히 본인도 무슨 소리인지 알까 싶을 정도로 좀 미궁을 숨겨놓는. 약간 신비주의적인 스타일이라면요. 근데 거꾸로 사회적인, 특히 자신의 개인적 자유와 권리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서태지는 정말 소위 북공고 야간 1학년 중퇴자다운 거침없음과 단호함이 있어요.

제가 왜 서태지를 상대로 그렇게 다 죽이려고 할까. 특히 기득권층이. 제가 실제로 물어본적이있습니다. 당시 mbc 보도국에서 서태지 죽이기, 서태지를 완전히 파묻으려고 작정한 다큐를 제작했어요, 그 피디가 예능제작국 피디도 아니고 굉장히 진보적인 고발 다큐멘터리를 많이 만드신 분이에요. 제 서울대 선배이고, 근데 이제 죽이는 거만 넣을수 없으니 옹호하는 사람 얘기도 들어봐야하니까 절 부른거에요. 인터뷰 끝나고 개인적으로 물어봤어요. 왜 그렇게 서태지를 싫어하세요? 왜 죽이려고 합니까?' 그랬더니 그분이.. 아직도 귀에 쟁쟁해요.

진중권 - 우리 애들이 걔 닮을까봐 이런건가요? 

강헌 - 아뇨, '새끼가 건방지잖아. 누구때문에 떴는데' 

진중권- 황당하네요 정말

강헌 - 전 등에서 식은땀이 쫙 흘렀습니다. 서태지가 흔히 말하는 메이저 캠퍼스. 우리가 선망하는 대학,  신해철 씨처럼 하다못해 중퇴라도 했거나 그랬더라면 저는 그런 공격을 받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해요. 

진중권 - 완전히 무시하고. 너 아무것도 아닌 놈인데 우리가 키워줬는데 왜 까불어 이런거군요. 

강헌 - 한국 사회의 상고출신 노무현에 대한 그런 이중적인 스탠스하고도 굉장히 비슷합니다. 그런 그 무시무시한 한국의 기득권 내부에 또아리 틀고있는 편견이.. 굉장히 무엇이 그걸 건드렸나.  왜 그 사람들은 서태지보다 판을 더 많이 판 김건모는 안 건드리고 서태지는 무엇을 건들였는가. 라고 그 방송을 기회로해서 저 나름대로 추적을 해봣어요. 

제가 볼때 서태지가 한 최고의 혁명은요. 대중음악에 통일의 유시를 끌어들이거나 교실이데아란 노래를 만들어서가 아닙니다. 서태지가 한국 대중음악에 끼친 최고의 공헌은 최고의 혁명은요. 뮤지션이 음반 산업의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것이에요. 가장 그만의 뻔뻔한 방식으로요, 식민지 시대 이후로 한국의 음반 산업을 지배해왔던 이름바 음반산업의 기존질서를 한번에 붕괴시켰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조용필의 전성기 80년대에 그 10년간의 음악, 조용필의 1집부터 12집까지의 모든 음악은 누구 소유입니까? 지구레코드 소유입니다. 조용필은 그 최고의 10년을 보낼때도 인세 10원도 받아본적이 없어요. 그 당시 사람들의 생각은 뭐냐면 '야 이거 우리가 키워줘가지고 너가 가수로 데뷔했으니 니가 나한테 고마워해야지. 그래서 너는 나 때문에 유명해졌으니까 밤무대 가서 돈벌면 되잖아. 이게 그 당시의 논리였어요. 

진중권 - 밤무대 뛰어라 이거죠? 니가 알아서 먹어라. 

강헌 - 그렇죠. 근데 조용필처럼 '난 밤무대 뛰기 싫은데?' 그러면 수입이 없는거에요. 사실 조용필은 재산을 크게 가져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돈을 가장 많이 벌어야할때 밤무대를 안뛰었기 때문에. 인세는 10원도 받지 못했고. 그러면서 마치 시혜적으로 '그래도 얘가 톱스타인데 차도 한 대 없냐. 야 용필이한테 차 한대 뽑아줘라' 마치 자신의 권리를 시혜처럼! '그래도 아파트는 한채 있어야지? 아파트 한채 뽑아줘. 그래서 그렇게 하사하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이런 주인과 노예의 관계로 만들어 놨고. 이 관계를 그 똑똑하신 신해철도 깨트리질 못했어요.
 
자신이 무한궤도로 처음에 프로페셔널 뮤지션이 됐는데 그 판이 그래도 40만장쯤 팔렸는데 사장님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돈을 줄 생각을 안하더래요. 그래서 이제 나머지 멤버들이 '야 해철아, 그래도 니가 리더고 말도 잘하니까 우리는 언제 인세든 보너스든 받는지 물어봐라.' 했더니 그래서 해철이가 당당하게 기획사 사장한테 가서 저희들 판이 많이 팔린거같은데 저희는 언제 돈을 받게되나요? 했더니 사장이 크게 웃으셨다는. 니가 몰라도 너무 모르는구나. 그래서 아무말 못하고 비겁하게..

진중권 - 그래서 비겁자라는 그 말이구나.

강헌 - 비겁하게 돌아서 나왔습니다. 신해철은 또... 다음, 더 웃긴얘기해드릴까요? (중략) 노찾사 출신 김광석도 2집 사랑했지만이 50만장 넘게 팔렸는데 음반사로부터 받은돈이 총 500만원만 받았습니다. 김광석이 먹고살수있는 돈을 번 것은 학전의 라이브 콘서트, 소극장 콘서트로 벌었지, 이름바 노찾사하고 김광석, 이런 운동권이라고 부르는 집단 조차도 자신의 경제적 권익을 되찾지 못했던 판이 이 판이에요.
 
근데 서태지는 일개 신인 가수 주제에 그냥 내가 곡을 만들고 내가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데 왜 돈은 니들이 갖고 가세요? 난 그런거 못하겠는데요? 전 제가 한 거 제가 다 먹을거에요. 하고 아무렇지 않게 그냥 갖고 갔어요. 이 서태지의 등장 이후로 사실상 수많은 일종의 봉기가 일어납니다. 그럼 나도. 나도.. 

진중권 - 그럼 일종의 혁명이네요. 

강헌 - 혁명이에요. 

진중권- 가장 유물론 적인 혁명.. 

강헌 - 그 봉기의 시작은 서태지입니다. 물론 그 전에 아예 그 주류 자체를 무시했던 정태춘 형이 있긴하죠.

진중권 - 그분은 약간 아웃사이더로.. 

강헌 - 근데 이제 시장 밖에서 불법시장에서 그 영역을 캐치하신거고. 근데 그 전에 정태춘 형의 그 수많은 히트곡들은 다 지구레코드 소유에요. (중략) 그래서 사실상 대중들은 잘느끼지 못해도, 대중들이야 뭐 똑같은 돈 주고 판 사면 끝나는 것이지 이게 누구한테 어떻게 배분되는지 누구에게 이 음악적 권리가 있는지 알지 못하지않습니까? 제가 알기로는요. 아직도 서태지와 아이들 음반에 대한 판권, 저작권은 당연히 본인에게 있는 거구요. 판권에 대해서 서태지는 그 당시 음반사와 공동으로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0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7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26
126035 눈물의 여왕 13화?를 보고(스포) [2] 상수 2024.04.21 322
126034 [왓차바낭] 선후배 망작 호러 두 편, '찍히면 죽는다', '페어게임' 잡담입니다 [10] 로이배티 2024.04.21 252
126033 프레임드 #772 [4] Lunagazer 2024.04.21 43
126032 LG 우승 잔치는 이제 끝났다… 3년 뒤가 걱정이다, 구단도 냉정하게 보고 간다 [5] daviddain 2024.04.21 203
126031 [넷플릭스] ‘베이비 레인디어’ 굉장하네요 [10] Gervais 2024.04.21 984
126030 [왓챠바낭] 다시 봐도 충격적일까 궁금했습니다. '성스러운 피' 잡담 [4] 로이배티 2024.04.20 678
126029 프레임드 #771 [2] Lunagazer 2024.04.20 330
126028 비 오는 날 mlb 벤클 영상 daviddain 2024.04.20 371
126027 그냥 이런저런 킹콩 잡담 [1] 돌도끼 2024.04.20 422
126026 페이크 다큐의 먼 조상이자 어쩌면 괴수영화의 성립에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르는... [2] 돌도끼 2024.04.20 573
126025 잡담) 관계의 종말 - 우리... 끝난 겁니까? 그렇단다 인간아 영원한 없는 법이지 [5] 상수 2024.04.20 594
126024 [넷플릭스] '더 시그널' [3] S.S.S. 2024.04.20 567
126023 [디즈니] 위시. [3] S.S.S. 2024.04.20 462
126022 조지아 블랙, 라떼 catgotmy 2024.04.20 361
126021 [KBS1 독립영화관]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45] underground 2024.04.19 576
126020 프레임드 #770 [4] Lunagazer 2024.04.19 334
126019 아래 글-80년대 책 삽화 관련 김전일 2024.04.19 432
126018 요즘 계속 반복해서 듣는 노래 Ll 2024.04.19 440
126017 PSG 단장 소르본느 대학 강연에서 이강인 언급 daviddain 2024.04.19 446
126016 링클레이터 히트맨, M 나이트 샤말란 트랩 예고편 상수 2024.04.19 46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