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스포] 호빗 봤어요

2014.12.19 16:18

august 조회 수:1643

오전반차 내고 호빗보고 왔습니다. 나오면서 게시판에 들러서 호빗글을 죄다 읽어봤어요. 음하하핫 


내용과 상관없는 사소한 투덜거림: 

- 나이든 빌보가 호빗에서는 앞머리를 뒤로 넘기고 나오는데 볼 때마다 거슬립니다. 반지에서는 이마 위로 내렸는데ㅠㅠ 분장팀에서 몰랐을 리는 없을텐데 이안 홀름 옹 이마에 뭐가 났다거나 그런 이유가 있었던 걸까요? 반지에서 검은 문 앞의 전투 장면에서 말타고 모이더니 다들 자기 발로 뛰어가길래 저건 왜 그런가 참 궁금했는데, 코멘터리를 들으니 전투 장면 찍는 야외가 말달리기에 너무 위험한 지역이라 그랬다더군요. 

- 호빗의 간달프도 반지의 간달프보다 너무 나이들게 분장해서 그게 불만이에요. 호빗 1편 볼 때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ㅠㅠ 뭐 이안 맥켈런 옹이 나이들기는 했지만,, 올해 엑스맨에서 보니까 그때는 또 그렇게 나이들어 보이지 않더라구요. 아 정말 분장팀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 분장팀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 또 하나. 레골라스의 컬러렌즈는 그렇게 새파아란 색으로 꼭 해야만 했을까요? 반지 때의 어두운 파란색 정도가 딱 좋은데ㅠㅠ 레골라스 얼굴이 클로즈업될 때마다 올랜도 블룸이 나이들어서 달라 보이는 건 그러려니 했는데 눈 색깔은 참 꼭 저래야 했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당. 

- 2편을 볼 때 타우리엘에게 후광(...)이 생기는 부분이 너무 어색해서 배우가 그런 거랑 안 어울려서 그런가 했습니다. 반지에서 아르웬이나 갈라드리엘은 어색하지 않았거든요. 근데 돌 굴두르의 갈라드리엘은 반지1편에서 프로도가 갈라드리엘에게 반지를 내밀었을 때 효과를 재현한 것 같은데 어색하네요. 뭔가 분장의 총체적인 문제라고 하기엔 다른 분장들은 다 훌륭했는데... 반지때랑 같아야 하는 부분이 다 달라요ㅠㅠㅠㅠ 저에게는 이게 문제. 


길이: 

호빗3편이 144분이라는 얘기를 들고 1,2편 반응이 반지때보다 안 좋아서 많이 잘랐나 했습니다ㅠㅠ 보고 나니 정말 그런 것 같아요ㅠㅠㅠㅠ 

덕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샤이어 분량은 남기고 드워프 분량을 들어냈나 봅니다ㅜㅜ 어쩜 소린 장례식 부분이랑 다인 부분을 홀랑 날려버릴 수 있는지 이 부분은 정말 개탄스럽습니다ㅠㅠㅠㅠ 확장판에 들어갈 거라는 얘기로는 위로가 안 됩니다ㅠㅠ 일반 관객이 보기에도 큰 전투가 끝나고 아무런 마무리가 없다니 당황스럽지 않을까요? 

근데 길고 지루하다는 얘기를 몇번 들었는데 보면서 계속 아니 벌써 돌 굴두르 씬 끝났나 아니 벌써 다섯군대전투 마무리 단계가 아니 벌써 소린이 아니 벌써 샤이어가  아니 벌써 끝났네ㅠㅠㅠㅠ 했습니다. 제가 기다리던 팬이라 그런 걸까요? 어느 부분이 길고 지루한건지 감이 안 잡혀요. 


돌 굴두르 공성전: 

그런 뜬금없는 공주님 안기 장면이 나올 줄 몰랐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이렇게 세 사람의 활약으로 순식간에 끝나버릴 줄도 몰랐습니다OTL 원작에서 간달프가 내가 늦은 것은 어쩌구 하고 몇 마디 설명한 것으로 넘어간 장면이 제대로 나올 것 같아서 기대했는데ㅠㅠ 세 분의 활약은 정말 멋졌지만 너무 짧았어요... 사루만의 마지막 대사도 약간 미심쩍음을 남기는 것이 반지와 이어지는 걸 노린 것 같아요. 간달프 고생 많으셨어요. 저는 친구랑 이 시리즈를 노인 학대 영화라고 부릅니다ㅎㅎㅎ


스란두일: 

스란두일은 뭘 알고 있고 뭘 모르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2편에서 심문하던 오르크의 몇 마디 말로 돌 굴두르 쪽의 위험을 짐작하는 것 같고, 3편에서는 빌보를 보자마자 열쇠 훔쳐간 도둑인 것도 아는 것 같은데, 다섯 군대 전투 때는 드워프 외에도 오르크와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아는 것 같기도 하고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모르는 것 같죠? 근데 왜 모를까요-_-a 원작에서는 어느 정도 소박한 맛이 있는 분이라서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설정을 바꿨는데도 모른다니 아쉬워요. 네 사실 제일 아쉬웠던 부분은 전투가 약간 소강상태에 들어가고 죽은 엘프 군사들을 보자 갑자기 퇴각하자고 한 부분입니다. 이 분이 나이가 몇살인데 전투가 어떤 건지 모를리가ㅠㅠ

아들이 뜬금없이 집에 안 간다고 하자(...) 뜬금없이 북쪽의 두네다인을 찾아가라고 하지를 않나(...) 음 근데 이때 아라곤은 몇살이었을까요ㅎㅎㅎ


그나저나 요정군대는 훈련을 열심히 하나 봅니다. 의장훈련도 열심히 하구요.-ㅂ- 어찌나 줄을 멋지게 맞추고 누가 지나갈 때마다 멋지게 돌던지 저 부대는 줄서는 훈련만 하나!!했는데 전투도 잘 하고ㅠㅠㅠㅠ 드워프군대도 훈련 정말 열심히 한 것 같구요ㅎㅎ


레골라스: 

호빗에 레골라스 없으면 어쩔 뻔했을까요. 

2편,3편에서 볼그를 보면서 저넘은 죽여도 죽여도 죽지를 않네... 했는데 볼그는 레골라스를 보면서 같은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ㅎㅎ

두 부자의 마지막 대사에 혹해서 호빗과 반지전쟁 사이의 일을 좀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비고 모텐슨이 아닌 아라곤은 보고 싶지 않군요ㅠㅠ 반지영화에서 엘론드 회의 떄 보면 아라곤과 레골라스는 이미 꽤 친한 사이였던 것 같은데, 설마 그때 나중에 호빗에서 써먹어야지 하고 설정하지는 않았겠죠ㅎㅎ


타우리엘: 

저는 2편을 보면서 타우리엘이 좀 더 큰 캐릭터였으면 했어요. 음 그니까 좀 더 지위가 높은 인물? 2편의 스란두일이 세상에 전쟁이 닥쳐도 우리는 어둠숲에서 우리끼리 살 거임 이런 입장이라면, 타우리엘은 세상에 전쟁이 닥치면 그 전쟁은 결국 우리 전쟁임 이런 입장이었는데 이 설정이 정교하지 않다 보니 마치 킬리를 구하러 가고 싶지만 그렇게 말하기는 미안해서 한 말인 것 같을 정도로 인물이 오락가락하네요ㅜㅜ 아니 게다가 엘프 군대는 훈련은 엄청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본데없이 일개 병사인지 소대장인지가 왕에게 막 활을 겨누고 난리ㄷㄷㄷ 왕은 그 행동에 대한 것이 아니라 아니 내가 사랑을 모른다니 하면서 발끈ㄷㄷㄷ 역시 엘프들의 생각은 사람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걸까요(...) 개인적으로 타우리엘 추방령이 취소되었는지도 궁금했는데 사악한 피잭은 안 가르쳐주더군요ㅠ 


바르드: 

영화에서 바르드 이야기를 잘 만들어주어서 참 좋았습니다. 원작에서는 정말 '갑자기 툭 튀어나온' 인물이잖아요. 루크 에반스가 아버지 설정에도 참 잘 어울리더라구요. 사람 이야기는 잘 만들었는데 엘프 이야기는 잘 못 만든 걸 보니 피터 잭슨은 역시 사람...ㅎㅎ 친구와 호빗 세편은 호빗:드워프, 호빗:엘프, 호빗:인간으로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전반부는 정말 그런 느낌이 들더라구요. 근데 바르드도 역시 인사도 없이 퇴장해버렸네요ㅜㅜ 


소린: 

빌보와 도토리 얘기할 때 참 좋더군요ㅠㅠ 그 후에 다시 되돌아가지만ㅠㅠ 근데 그 정도 금무더기 위에 서 있으면 정말 용병에 걸릴 것 같아요ㅋㅋ 발린이 걱정하는 말을 하는 건 발린의 금무더기가 아니라서 그런 걸지도요ㅎㅎ 발린이 마지막에 빌보를 배웅하는데 저분이 나중에 반지에서...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ㅠㅠ 

무시무시하게 탐욕을 부리는 모습이나 자신을 돌아보고 고뇌하는 모습이나 전투하는 모습이나 뭐 다 좋았습니다.-ㅂ- 

근데 영화에서 전투를 정교하게 짜기는 어렵겠지만... 전황이 불리하니 나는 탑 위에 올라가서 아조그를 죽여야겠다-> 탑 위에 올라감-> 생각외로 오르크가 별로 없고 아조그도 안 보임-> 빌보가 와서 이쪽으로 다른 부대가 있다고 함-> 이건 함정이야 내려가자 이건 뭔가 너무 즉흥적인 거 아닌가요-_-a 전투를 오래 안 해서 감이 떨어졌나...ㅠㅠ 아 그리고 장례식ㅠㅠㅠㅠ 죽어서라도 아르켄스톤을 만져봤어야 했는데ㅠㅠ 피터 잭슨 원망할거야ㅠㅠㅠㅠ


길고 두서없고 여전히 피터 잭슨을 원망하고 있지만 재밌게 봤습니다. 정말이에요'ㅅ' 

피터 잭슨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면서 확장판이나 십년마다 갱신해서 내 주면 좋겠어요 =ㅂ=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1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7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32
126039 미니언즈 (2015) catgotmy 2024.04.22 84
126038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스위트 아몬드, 라떼 catgotmy 2024.04.22 87
126037 최근 읽는 책들의 흐름. [8] update 잔인한오후 2024.04.22 366
126036 듀게 오픈채팅방 멤버 모집 물휴지 2024.04.22 40
126035 눈물의 여왕 13화?를 보고(스포) [2] 상수 2024.04.21 323
126034 [왓차바낭] 선후배 망작 호러 두 편, '찍히면 죽는다', '페어게임' 잡담입니다 [10] 로이배티 2024.04.21 252
126033 프레임드 #772 [4] Lunagazer 2024.04.21 43
126032 LG 우승 잔치는 이제 끝났다… 3년 뒤가 걱정이다, 구단도 냉정하게 보고 간다 [5] daviddain 2024.04.21 203
126031 [넷플릭스] ‘베이비 레인디어’ 굉장하네요 [10] Gervais 2024.04.21 989
126030 [왓챠바낭] 다시 봐도 충격적일까 궁금했습니다. '성스러운 피' 잡담 [4] 로이배티 2024.04.20 678
126029 프레임드 #771 [2] Lunagazer 2024.04.20 330
126028 비 오는 날 mlb 벤클 영상 daviddain 2024.04.20 372
126027 그냥 이런저런 킹콩 잡담 [1] 돌도끼 2024.04.20 423
126026 페이크 다큐의 먼 조상이자 어쩌면 괴수영화의 성립에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르는... [2] 돌도끼 2024.04.20 574
126025 잡담) 관계의 종말 - 우리... 끝난 겁니까? 그렇단다 인간아 영원한 없는 법이지 [5] 상수 2024.04.20 595
126024 [넷플릭스] '더 시그널' [3] S.S.S. 2024.04.20 567
126023 [디즈니] 위시. [3] S.S.S. 2024.04.20 465
126022 조지아 블랙, 라떼 catgotmy 2024.04.20 361
126021 [KBS1 독립영화관]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45] underground 2024.04.19 577
126020 프레임드 #770 [4] Lunagazer 2024.04.19 33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