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여행 얘기 나온 김에 자랑 좀 할게요.

 

학교 관련으로 1년쯤 휴직을 하게 돼서 생애 마지막으로 겨울방학을 누리게 된 직장인입니다.

11월 수능을 준비중이라(아무리 생각해도 이번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진 않고 그냥 실전 체험용ㅠㅠㅠㅠ)

날씨 좋은 가을에는 못 움직이겠고 결국 수능 한달 뒤, 한창 춥고 해 짧은 시기에 유럽 여행을 잡아놨습니다.

 

예전에 대학생 시절 유럽 갔을 때는 서유럽 중심으로 돌았고, 작년엔 회사에서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를 다녀와서

이번엔 한번도 안 가본 북유럽이랑 이탈리아를 넣고, 마지막 일주일은 런던에서 빌리 봐야겠단 구상을 하다가 

꽤 괜찮은 가격의 비행기표를 발견해서 어제아래 이미 결제까지 했습니다.

부산-도쿄(나리타)-헬싱키, 런던(히드로)-도쿄(나리타)-부산 경로에 975,200원이면(심지어 취소수수료도 고작 3만원)

시간은 좀 버리더라도(어차피 뭐 방학이니까요!) 인천공항까지 교통비가 굳으니까 신이 나서 질렀어요.

게다가 전 면세점 물건들은 완전 관심밖인데도 이상하게 공항에서 죽치는 게 즐거운 인간이고

새로운 항공사 타보는 것도 좋아하는데 제가 끊은 표가 도쿄 왕복은 JAL, 헬싱키까지는 핀에어,

런던 출발은 영국항공이라 우왕 항공사를 3가지나 경험할 수 있어! 하면서 희희낙락 중입니다.

 

사실 표도 사기 전에 이미 지름이 시작돼서 북유럽은 춥고 눈도 많이 오니까

방수 되는 옷이랑 신발이 필요할텐데 돈 벌 때 미리 사놔야지! 이러면서

방수되는 기다란 다운 패딩이랑 발수 코팅했다는 덕부츠(얘는 저렴이)도 미리 질렀어요.

 

아, 패딩 택배로 받았던 날도 굉장히 더워서 퇴근하자마자 바지만 벗어던지고 거실에서 옷 살펴보고 있었는데

아빠가 역시나 더워서 웃통 벗고 반바지만 입은 채 계시다가 제 패딩 한번 입어보고 눈밭에 굴러도 되겠다고

감탄하던 차에 또 다른 택배가 왔고, 나란히 하의 실종이었던 세모녀가 모두 부엌에 숨어버리는 바람에

나이 지긋한 중년 아저씨가 아무것도 안 입은 상체에 엉덩이가 폭 덮이는 여성용 패딩 점퍼를 입고서

택배를 받으러 나가는 웃기는 일이 있었습니다.(동생이 으앜ㅋㅋ 미친놈이닼ㅋㅋㅋ 래서 온식구가 대폭소)

 

어제는 오로라를 보러 북극권을 갈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하다가 예산의 압박으로 포기했고,

오늘은 도시간 이동을 위해 각종 페리, 저가항공, 기차표 등등을 조회해봤고,

이래저래 며칠째 상당히 들뜬 상태로 월급도둑질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마침 상사도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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