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02 16:55
영화는 지난 주 수요일에 봤지만..아직까지도 잔상이 꺼지지 않는 걸 보면 기대 이상의 멋진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좋아하시겠지만..다음은 제가 좋아하는 이유에요
1. 단순한 영웅담을 넘어선 이야기라 좋았습니다. 히드라 설정을 거의 빼버리고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게 처음엔 잘 이해가 안갔어요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에오쉴도 아직 히드라랑 연관되어서 이야기를 진행중이기도 한데..
하지만 히드라가 빠지니까, 심플하게 각 인물의 내면이 다가오게 되더라구요..
토니 스타크는 부모의 죽음에 대해 쿨한 것 같았지만..알고보니 상처를 내면에 숨기고 있었다는 게 강렬했어요..그래서 방아쇠가 당겨지자 윈터솔져를 사정없이 죽여버리려고 하고..그걸 막는 스티브랑 죽을만큼 싸워대는 것도 인상적이었어요..영화 자체는 캡아 시리즈지만, 토니의 공허한 내면을 사정없이 드러내서 아이언맨 3.5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에 반해 스티브 로저스는 악을 저지른 절친 뿐 아니라 그의 "사람들"만을 믿는..그 어떤 통제도 불허하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내면이 다가오더라구요..스티브가 품는 그의 사람들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도 참 인상적이었어요
빅배드가 왜 없지? 있어도 왜 저리 약하지 했는데..사실 내면을 드러내면서 캐릭을 한단계 성장시키기 위해선 이런 설정이 딱 맞는 것 같아요..막말로 악당을 해결하려고 동분서주하면 액션만 죽자고 하지 내면의 모습을 드러낼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적당한 타이밍에 만든 에피였던 것 같습니다
어벤져스2에서 약간 분량이 적었던 블랙위도우양의 시크한 내면도 좋았어요..격납고에서 블랙 팬서를 막아세우는..
블랙 팬서도 분량은 적었지만.."분노"에 쩔어서 행동하는 캐릭이 아닌 철저히 "이성적"인 캐릭은 또 처음 보는 재미가 있던 것 같아요
2. 무엇보다 좋았던 건 "장비"보는 재미요..아이언맨의 새로 만들어진 수트에, 팰콘의 레드윙에..윈터 솔져의 가공할 기계팔..거기에 캡아의 그 무지막지한 신체[헬기를 잡아멈출 수 있는 신체란..아 정말 경이롭지 않나요]. 그 장비와 장비가 서로 부딪히는 걸 보는 재미[호크아이의 화살에 얹혀진 앤트맨도 인상적이었죠..ㅋ]그건 일반적인 액션 영화에선 절대로 경험하기 힘든 재미가 아니었겠습니까?
아 빼먹지 말아야하는 건..아이언맨의 빔을 캡아가 방패로 막아내는 장면을 구현해낸 것도요..아 이거만 보러도 극장 갈만 했던 것 같아요
3. 거의 특별출연 급이긴 했지만 스파이더맨도 좋았어요..이 전 영화에선 고딩 설정때 아무리 주연배우들이 동안이라고 해도..솔직히 쿨하고, 잘생기고, 체격도 있어서 많이 그렇게 약해보이진 않았는데..이번엔 진짜 제대로 고딩 꼬마를 불러와서..스파이더맨 캐릭의 성장이 기대가 되고, 메이 아줌마도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에피소드에 개입될 것 같아 보여서 앞으로 시리즈가 기대가 됩니다요
4. 아쉬웠던 건 비젼과 스칼렛 위치의 관계 설정요..원작처럼 가게 만들어도 좋았을텐데..어설프게 썸만 타다 끝난 느낌이..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너무 재밌는 2시간반이었고 기꺼이 MCU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2016.05.02 19:08
2016.05.02 20:13
저도 이번편의 장비들이 무척 마음에 들더군요. 특히 아이언맨과 팰컨. 어벤저스 2에서 너무나 얍실해져 저게 수트야 타이즈야 싶었던 아이언맨이 갑옷스러운 두께를 회복해 무척 반갑습니다. 아이언맨 3편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아이언 패트리어트(워머신)도 사나이 피를 끓게 하는 떡대+무기 주렁주렁을 회복, 거기에 험하게 구른 듯한 웨더링까지...+_+ 그런데 돈 치들의 탈모가 어느새 이리 심해진건가요...=_= 로드 중령이 거의 스타크의 삼촌 뻘로 보입니다.
팰컨은 날개를 접어 방패처럼 사용하는 모습이 무척 멋졌습니다. 게다가 원래 새를 조정할 수 있는 초능력을 새 모양의 소형 드론을 다루는 능력으로 멋지게 재해석한 게 마음에 들었어요.
다만 앤트맨의 디자인은 좀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앤트맨은 특유의 레트로한 느낌이 사라지고 너무 매끈해졌어요. 버키는 윈터솔저에서 온갖 총기를 주렁주렁 달고 나와 무기를 바꿔가며 공격을 퍼붓는 모습이 무척 매력적이었는데, 이번 영화에선 맨손 격투만 나와 좀 아쉽습니다. 워머신과 화력전을 벌이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말이죠. 그리고 버키 역의 세바스챤 스탠은 윈터 솔저 출연할 때 마블과 7편 짜리 계약 맺었다고 들어서 캡틴 세대교체 되는구나 싶었는데, 캡틴은 멀쩡하고 버키가 다시 냉동 들어갔으니 어찌 된 일인지...=_=; 마블 주연으로 인생 피나 했는데 뭔가 어정쩡한 취급입니다;;
2016.05.03 07:22
정말 보면서 2부터 이어진 루소형제의 내공에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습니다. 말씀하신 장비같은 경우도 루소형제는 사운드를 정말 잘 다뤄서 , 2에선 방패와 버키의 강철팔이 부딪히는 사운드나 총격음이 기가 막혔고 (캡의 방패 타격음도 이때부터 제대로 찰져졌던 기억) 3에선 또하나 감탄한 점이 팰콘의 날개가 착륙할 때 접히는데, 접히는 모양부터 접히는 소리까지 2보다 더 '조류의 날개가 접히는 느낌' 으로 바꿨더라고요. 미세한 차이인데 기가 막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