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크리스천 데이트 앱"으로 가끔 소개팅을 해왔어요. 그리고 다른 소개팅도 한 번 정도.

데이트 앱 자체가 사람들 신상을 다 검사해주는건 아니지만, 그대신 저렴하고

나름 다양하고 만나기 편안한 수단이더군요.

 

그렇다고 완전 신앙심 깊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는 아니고

신앙이 같은 사람을 만나는게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만나보면 대부분 교회에 살짝 발만 걸친 상태거나 예배만 보고 그랬어요.

그러다가 한 두세번 만나고 헤어지게 되고.

 

그러다가 유난히 저한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문제는 너무 "성령"을 입에 달고 목회자도 그렇지 않은데 술도 한 방울 마시면

주님의 성전을 더럽힌다, 우리는 주님의 성전은 이 사람이 두 번 만나는 동안 계속 읊조림,

자기는 술 안마시는건 철저히 지킨다, 전도는  꼭 해야한다, 그래서 토요일 오후에 노방전도를

매주하는데 한 주라도 안하면 마귀가 틈타는거다라는 등등의 부담 가득한 이야기를 계속

설교질을 하심.... 중간중간 딴 얘기도 하긴 했지만.

 

토, 일을 거의 교회에서 살고 토요일 저녁에만 시간이 나는 사람이니

만나서 할 것도 거의 없어요.

 

어쨌든 오늘 "난 성향이 안맞는거 같다. 그만 만나요."라는 메시지를 보냈어요.

신앙적으로도 안맞는거 같다고 더 맞는 분 찾으시라구요.

 

그랬더니 자기는 맞출 수 있다-여기서 숨이 확 막힘, 내가 안맞는데 지가 맞으면 다인가????

 "어디가 신앙적으로 안맞는거냐"

 

"우린 우리 몸이 그 분의 성전임을 늘 기억하고 성령님께서 우리의 기도와 간구 속에 역사하심을

늘 잊지 말아야하죠. **씨와 제가 만남을 갖게 된 것도 그냥 우연이 아닌 주님께서 만나게 해주셨고

또 둘의 기도를 들으시고 만남 가운데서 함께하심을 믿습니다. "

 

나보다 더 신앙적인 여자만나면 안되냐 난 술도 마신다고 했더니 주님이 인도하시고 신앙이 성숙해지면

술도 끊게 될거래요.

 

그래서 이 말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질린다. 그만 만나고 딴 여자 만나면 안되겠느냐"고 했죠.

 

그랬더니 "기본예의가 없다, 어따 대고 막말이냐.너는 예의부터 갖추고 사람을 만나라, 이 사람아 당신 그 발언땜에 그러는 줄 모르나

그냥 없던 걸로 하자하면 끝날 것을(내가 그랬음, 어이상실) 누가 그쪽 못만나 안달난 사람인 모양처럼

먼저 상대를 판단하고 막말을 하는 것인지 몰라 물어요?"

 

내가 막말을 뭘 했냐고 물으니 "질린다는 둥" 그런 소리는 2번 만나고 할 소리가 아니라네요. 

"상대의 인격을 생각치 않고 막말을 하고 판단을 하니 추한 모습 더이상 보이지 말아라"

 "너는 2번 만나고 나를 지레짐작한다. 더 만나면 나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질린다"는 말은 사과한다고 했는데 당신도 왜 갑자기 비난을 하냐고 했더니

"자기는 결코 비난한 적이 없고 그저 나한테 "권면"을 했을 뿐이라네요.

 

여기서 사진으로 다 캡쳐뜨고 대화방 나와버리고 주소에서 차단시켜버렸어요.

 

데이트 앱으로 만나서 위험도가 있다는건 들었지만

그건 술에 약타고 그런 사람이나 그런건줄로만 알았어요.

 

평생 헤어지자는데 이렇게 진상떠는 남자는 첨이에요. 이건 진상도 아닌가요????

이러니 남자한테 스토킹당하고 데이트 폭력 당하는 여자들은 어떨까 싶어요.

 

지금도 심장떨리고 머리가 하얘져서 암 것도 못하고 친구랑 엄마한테만 얘기했어요.

엄마는 그나마 더 만나기 전에 그런 인간인거 안게 다행이라네요.

 

* 교회 다닌다고 저렇게 "성령"을 입에 달고 다니고(앵무새가 녹음하고 읊는 것처럼 추상적인 말투로 힘을 줘서)

  술마시는건 성전을 더럽힌다고 하는 등등 진짜 주변엔 없거든요. 물론~~~ 교회다니는 사람들 중에 있겠죠.

  근데 제 주변에는 없었다는거에요. 적당히 다들 갈등도 하고 술도 가끔 마시고, 안마시더라도 그게 "성전"을

  더럽힌다는 소리도 안하고, 교회 한주 빠진다고 마귀가 틈탄다는 소리도 들어본 바가 없어요.

 

  무서운게 좀 심하다 싶긴 했지만 헤어지자는데 이렇게 "싸이코틱"하게 성령을 인용하시면서 비난하실줄 몰랐죠.

  그냥 두 번 만날 때까지 배려도 해주고 정상적으로 젠틀하게 보였거든요. 대놓고 약간 이상한 티가 나는 사람이 나을지도 모른다 싶어요.

 

  전 데이트 앱이고 뭐고 다 접고 원래 살던 대로 살고 싶네요. 혼자서나 여자친구들이랑 할 것도 많은데

  몸도 안좋은 날도 약속 잡히면 약속이라고 꾸역꾸역 나갔는데 날도 추운데 원래의 저로 돌아가서

  내가 하고 싶은 일 하고,,,사람들 만나고 싶으면 모임들 통해서 만나고 그렇게 살래요.

 

  아,,,,,, 심장이 진정이 안되요. 그 남자가 어떻게 할까봐 무서운건 아닌데 그래도 심장이 계속 떨리고

  마음이 진정이 안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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