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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소 리지]

 2차 세계 대전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들 중 하나였던 오키나와 전투에서 75명의 생명을 구해낸 공로로 명예 훈장을 받은 의무병 데스먼드 T. 도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멜 깁슨의 [핵소 리지]에겐 아이러니한 모순적 면이 있습니다. 하워드 훅스의 [요크 상사]와 같은 구식 전쟁영화 분위기가 절로 나는 전반부가 양심적 집총 거부자였던 도스의 비폭력에 대한 개인적 믿음에서 집중을 하는 반면, 후반부는 [더 퍼시픽] 저리가라 할 수준의 생지옥과 같은 순간들을 막 던져대는데, 가끔씩 영화가 주인공보다는 전쟁 스펙터클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으니 찜찜한 느낌을 남깁니다. 이러한 모순을 흥미롭게 볼 수도 있고 아니면 불편해 할 수도 있는데, 저는 전자에 살짝 기울어진 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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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배트맨 무비]

[레고 무비]만큼이나 히스테리컬하게 재미있지 않지만, 나름대로 농담들 팍팍 잘 던져대는 가운데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보다 더 많은 재미를 선사합니다. 앞으로도 나올 다른 레고 무비 애니메이션 영화들도 적어도 이만큼 재미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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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스널 쇼퍼]

 [퍼스널 쇼퍼]의 미국인 주인공 모린은 파리에서 어느 유명 여배우의 퍼스널 쇼퍼로 일해 왔습니다. 척 보기만 해도 자신의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티가 나는 그녀는 영매로써 사후 세계를 믿고 있는데, 그녀는 얼마 전에 갑작스럽게 죽은 쌍둥이 형제가 약속대로 내세에서 연락할 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요상한 일들이 그녀 주변에서 일어나기 시작하는데, 영화는 아리송한 분위기 아래에서 그다지 많은 걸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일단 어느 정도 감만 잡으면 영화는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전작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만큼이나 흥미진진하고 알차게 다가오고,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주연 연기도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의 조연 연기만큼이나 좋습니다. 작년 깐느 영화제에서의 미적지근한 반응 때문에 별 기대를 안했는데, 의외로 많이 흥미로웠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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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일런스]

 마틴 스콜세지의 [싸일런스]는 엔도 슈사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원래 스콜세지는 1988년에 슈사쿠의 원작 소설을 읽고 나서 곧바로 판권을 구입했는데, 보시다시피 영화가 나오기까지 28년의 세월이 걸렸지요. 17세기 일본 가톨릭 박해를 소재를 한 슈사쿠의 원작 소설은 꽤나 치 떨리는 고뇌와 고통의 수난기인데, 영화는 담담하면서도 강렬한 순간들로 주인공뿐만 아니라 관객들을 2시간 넘게 압박해 대고, 결말 부분에서는 원작보다 더 덤덤하기까지도 합니다. 한마디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만큼이나 보기 힘들고 피곤한 영화입니다. (***1/2).


 P.S.

 1. 본 영화와 [핵소 리지]를 고려하면, 작년은 앤드류 가필드 캐릭터들의 수난의 해였습니다.  

 2. 영화는 대부분 대만에서 찍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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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

 모 트위터 유저 평 

“Although it's well-made, "Trolls" is so saccharine at times that I felt an urge to revisit the existential dread of Bergman films.”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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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오브 마인]

 최근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른 덴마크 영화 [랜드 오브 마인]의 이야기는 픽션이지만 엄연한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2차 세계 대전 직후 덴마크에서 2000명이 넘는 독일군 병사들이 서부 해안 지역에 매설된 지뢰들을 제거하는 작업에 몰아넣어지게 되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관련 경험이 별로 없었던 어린 병사들이였고 작업 중 절반 이상이 죽거나 다쳤다고 합니다. 영화는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독일군 소년들 여러 명을 맡게 된 개차반 성격의 덴마크군 상사 주인공의 관점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투박하고 작위적인 구석들이 간간히 눈에 띠지만 좋은 연기와 사실적인 분위기 등의 장점들이 결점들을 비교적 잘 보완합니다. 완전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여러 면들에서 볼만 한 가치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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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긴 변명]

 [아주 긴 변명]의 소설가 주인공 사치오는 도입부 장면에서 보다시피 별로 좋아할 구석이 없는 자기중심적인 인간입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었을 때 그가 가장 신경 쓰는 게 자신을 얼마나 잘 포장했는지의 여부인 것만 봐도 비호감이 절로 돋지요. 이런 인간이 같은 사고로 사망한 아내 친구의 가족과 어쩌다가 엮이게 되면서 겪게 되는 치유 및 성장 과정은 처음에 뻔한 듯하지만, 영화는 삐딱한 코미디와 담담한 드라마 사이를 능숙하고 여유롭게 오가면서 상당한 재미를 자아냅니다. 한마디로 ‘그렇게 사람이 좀 된다’ 입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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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른 스웨덴 영화 [오베라는 남자]의 중년 주인공 오베는 퉁명스럽고 무뚝뚝한 건 기본인 가운데, 주변 이웃들과도 그리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나마 그에겐 사랑하는 아내가 있었지만 몇 개월 전에 그녀는 세상을 떠났고 여기에다가 직장에서 최근 해고되니 그는 세상에 별 미련을 못 느끼고 자살을 하려고 합니다. 영화는 온갖 우연들로 오베의 자살 시도가 번번이 무산되는 모습을 갖고 짓궂은 코미디를 하는데, 그 와중에서 플래시백을 통해 보여 지는 그의 인생역정엔 상당한 감동이 있기도 하고, 현재 부분에서 그가 새 이웃과 교감해가는 과정은 웃기면서도 가슴 뭉클하기도 합니다. 전형적이지만, 이 만큼 잘 하면 괜히 불평할 필요가 없지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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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거북]

단순한 설정을 갖고 이미지와 사운드로만 죽 밀고 가는 아트하우스 애니메이션 영화이지만, 상당한 매력과 흡인력이 있습니다. 단편 영화 소재를 장편 영화 소재로 늘인 티가 간간히 나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매력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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