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요즘 수퍼히어로 영화를 보다보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요. 수퍼히어로 영화를 만들랬더니 캐릭터와 내러티브를 빌려와서 그냥 자기가 만들고 싶은 다른 영화를 만들어 버리고 있잖아요.


 그렇게 요리된 영화들을 보고 있자면 이거 요리를 너무 쉽게 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다크나이트가 배트맨 스킨을 쓰지 않은 그냥 영화라면 나는 재미없게 봤을 것 같거든요. 슈퍼 금수저가 가진 자경단원으로서의 투철함의 수준이나 조커의 말도 안 되는 유능함 같은 거요. 저 도시의 붙박이도 아니고, 자금력도 인적 자원도 없이 흘러들어온 녀석이 하는 일 치고는 너무 대단하잖아요. 운도 너무 좋고요. 


 만약 일반 영화에서 조커 같은 녀석이 나왔으면 집중을 못 했을 거예요. 마피아들을 관광시키고 경찰청장을 독살하고 판사를 납치하고 도시 곳곳에 폭탄을 설치하고 배를 납치하고 도시 전체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데 'How'가 없잖아요. 이런 리얼한 척 하는 영화에서 흙수저 조커가 대체 어떻게 이런 대단한 일들을 해낸 건지 원래라면 설명을 해야만 해요. 하지만 할 필요 없죠. 만화 속에서 배트맨과 조커를 가져왔으니까요. 모두가 아는 그 녀석들을 데려왔기 때문에 합리적인 설명을 해내야 하는 것에서 너무 자유로워지는 거죠. 무슨 짓을 해도 '배트맨이니까' '조커니까'라는 걸로 때워 버릴 수 있어요. 



 2.그래서 여전히 아이언맨을 모범적인 수퍼히어로 영화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이언맨은 아이언맨이란 원작이 없었더라도 재밌게 봤을 영화니까요. 그러고보니 대부분의 한국인에겐 아이언맨이란 만화가 원래 없었던 거나 마찬가지긴 하네요.


 어쨌든 기본적으로 수퍼히어로 물이라는 건 재료나 소스 만들기 등 밑준비를 처음부터 다 해줘야 할 필요가 없는 요리라고 여기고 있어요. 이미 만들어진 재료를 써서 밑준비를 할 시간에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고 일정한 맛은 보장된다는 점에서요. 



 3.아이언 피스트의 평이 너무 안 좋길래 조금 긴장하고 봤어요. 그리고 주인공이 너무 약하다고 혹평도 봤고요. 예고편만 놓고 보면 그냥 스트리트 히어로보다는 한 급 위의 신체능력같아 보이던데...대체 얼마나 약하길래 저러나 하고 봤어요. 그리고 궁금해졌죠.


 아이언 피스트의 진짜 초능력은 '자신감'이 아닐까요? 저렇게 약한 주제에 왜 총을 안 들고 다니는 건지. 아이언 피스트의 자신감은 정상이 아니예요. 거의 초능력 수준의 자신감이예요.



 4.휴.



 5.그리고 워드 미첨을 보고 팬픽을 하나 구상했어요. 제목은 '아메리칸 싸이코피스트'예요. 워드 미첨을 볼 때마다 패트릭 베이트먼을 참조한 게 아닌가 싶어서요. 처한 상황도 잘 믹스하면 재밌을 거 같고요.



 6.자랑도 아니고 장점도 아니지만...어쨌든 사람을 믿지 않아요. 그래서 안희정이 '직업 정치인'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할 때마다 그냥 한가지만이 궁금했어요.


 '그럼 realworld에서 이 사람의 job은 대체 뭐지? 현실 세계에 오면 어떤 기술로 생존해 나갈 사람인거지?'


 라는 점이죠. 왜냐면 어지간한 정치인들은 다 그렇잖아요. 그들의 타이틀이나 경력을 보면 정치판이라는 토끼굴에서 나와서 현실 세계에 오게 되면 어떤식으로 돈을 벌 사람인지 대충 알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게 상상이 안 된다면, 그 사람의 본질이나 성질이 무엇인지 상상하는 게 내겐 힘들어요. 말을 믿을 수는 없잖아요?



 7.한동안 쉴 생각이었는데...모르겠어요. 주식시장이 전투력을 올리고 있는데 아직 계왕권을 쓴건지 안쓴건지 모르겠거든요. 시장이 계왕권을 아껴두고 있다면 아직 열차에서 뛰어내릴 때가 아닌 거 같아서요.


 열차에서는 뛰어내리는 게 아니라 내리는 거라고요? 휴. 여기서 열차에서 내리는 유일한 방법은 뛰어내리는 것뿐이예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1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7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32
126039 미니언즈 (2015) catgotmy 2024.04.22 84
126038 칸타타 콘트라베이스 스위트 아몬드, 라떼 catgotmy 2024.04.22 87
126037 최근 읽는 책들의 흐름. [8] update 잔인한오후 2024.04.22 366
126036 듀게 오픈채팅방 멤버 모집 물휴지 2024.04.22 40
126035 눈물의 여왕 13화?를 보고(스포) [2] 상수 2024.04.21 323
126034 [왓차바낭] 선후배 망작 호러 두 편, '찍히면 죽는다', '페어게임' 잡담입니다 [10] 로이배티 2024.04.21 252
126033 프레임드 #772 [4] Lunagazer 2024.04.21 43
126032 LG 우승 잔치는 이제 끝났다… 3년 뒤가 걱정이다, 구단도 냉정하게 보고 간다 [5] daviddain 2024.04.21 203
126031 [넷플릭스] ‘베이비 레인디어’ 굉장하네요 [10] Gervais 2024.04.21 989
126030 [왓챠바낭] 다시 봐도 충격적일까 궁금했습니다. '성스러운 피' 잡담 [4] 로이배티 2024.04.20 678
126029 프레임드 #771 [2] Lunagazer 2024.04.20 330
126028 비 오는 날 mlb 벤클 영상 daviddain 2024.04.20 372
126027 그냥 이런저런 킹콩 잡담 [1] 돌도끼 2024.04.20 423
126026 페이크 다큐의 먼 조상이자 어쩌면 괴수영화의 성립에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르는... [2] 돌도끼 2024.04.20 574
126025 잡담) 관계의 종말 - 우리... 끝난 겁니까? 그렇단다 인간아 영원한 없는 법이지 [5] 상수 2024.04.20 595
126024 [넷플릭스] '더 시그널' [3] S.S.S. 2024.04.20 567
126023 [디즈니] 위시. [3] S.S.S. 2024.04.20 465
126022 조지아 블랙, 라떼 catgotmy 2024.04.20 361
126021 [KBS1 독립영화관]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45] underground 2024.04.19 577
126020 프레임드 #770 [4] Lunagazer 2024.04.19 33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