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22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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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했습니다. 지난 3월초에
아이 초등학교를 염두에 둔 이사라 선택지가 매우 협소해
집을 열평 가까이 줄여 왔더니만..ㅎㅎㅎ 제 방이 사라졌어요. 아이에게 주고나니 제 짐이 갈곳이 없네요
아이방 옆에 딸린 약간 널직한 베란다에 어찌어찌 책상을 크기를 줄여 쑤셔넣고 자리는 잡았는데
아이방이라고 해놓고 구 내방같은 분위기..아이방 한 면이 다 제 책이네요. 그중 절반은 만화책.
그나마 자주 안보거나 볼때 심호흡을 해야하는 만화 (아래글에 나오는 카페알파같은) 들은 고이 싸서 창고에 넣어뒀지만
책꽂이에 항상 자리를 차지하는 놈들도..이젠 박스로 가야하려나 싶네요
만화 안본지도 거의 8년정도?
안그린지는 거의 10년정도?...젊은날의 내 자신과 자꾸 멀어져가는 지금
너무 좋아해 늘 책꽂이에 두던 녀석들도..이젠 공간이 없어 박스를 구해야 할듯해요.
문득..다 갖다 버려야 하는거 아닐까.
이젠 정리해야 하는거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작업실을 가지고 내 짐과 책을 다 풀고 촥 진열해놓고 말년을 보내고 싶긴한데
현실로 보자니..과연 그런날이 올까 싶은거에요.
다시 작업을 하게 될까? 과연??
이사오기 전에도 제 방은 잇었지만
들어가 사용하게 되는 공간은 컴퓨터를 하거나
잠시 재봉틀로 바느질을 하거나 뿐
주로 창고방처럼 사용되버렸었죠.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러니 이젠 없어져도 되는거 아닐까.
다 팔까? 더 안 읽을거라면.
아이 보여주기엔 아직 어렵습니다. 보여주면 안되는 녀석들도 많고.ㅡㅡ;;
팔자니 그건 또 거부감. 뭐하자는 건지.
다른집에 가면 아이 책을 전집으로 도배하다시피 꾸며주던데
나는 애 방에 갖다놓을데 없는 내책이 더 많구나싶고.
나중에 내 작업실에 놔야지..라는 생각은 이젠 의도라기보단 망상에 가까와지는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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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내 작업실...이란 몽상?속에는 고양이도 포함됩니다.
옛날 길고양이를 키웠던 아픈 기억.
다시 키운다면....병 안걸리고 말년까지 잘 키우고 싶어요.
다행인건 아이가 고양이를 예뻐라 합니다. 개는 무서워 도망치면서.
혹시 작업실의 소망을 못 이루더라도 집에서 키울수도 있을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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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응? 싶네요
오랜만에 들렀다가 카페 알파 이야기에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끄적여 보네요.
푸드덕~!
2017.06.22 23:44
2017.06.23 02:34
1. 본인이야 원하여 선택하신 바겠지만 그렇게 조금씩 야금야금 자식을 위해 포기하는 부모가 된 또래들을 보면 서글픔을 넘어 두렵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주저하게 되는... 건 애초에 연애를 못해서지만 아무튼. 부모의 돈을 시간을 공간을 그리고 정신과 건강을 그렇게 갉아먹으며 하나의 인간이 만들어지는 거겠지요.
2. 한때 썸이라 착각했던 여성의 집에는 커다란 책장이 있었고 거기엔 가득 만화와 책들이 있었어요. 저 역시도 커다란 책장 세 개가 빡빡하게 책으로 들어차있고. 혼자 착각해서 장밋빛 미래를 그려보던 짧았던 찰나. 같이 살게되면 어떨까 생각했던 적이 있죠. 그 많은 책들을 감당하기 위해 서로의 책들을 쌓아놓고 겹치는 것들을 분류하지 않을까. 마치 자신의 책장을 시집, 장가 보내는 심정으로.... 하하.. 뭐래니. 이래서 새벽에는 뭐든 글을 쓰는 걸 자제해야....
2017.06.23 08:35
2017.06.24 14:26
자식을 위해 포기한다기보다 그냥 스스로 물러서는거 같아요.현실적으로는 아이에게 양보하는게 합리적인건 분명한데 정작 자기자신에 대해서는 어쩔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현실에 묻어간달까..아이는 그냥 핑게일 확률이 높죠
2017.06.23 03:37
글쓴 분의 생각과 달리 아이가 그 책을 볼 날은 의외로 빨리 올 겁니다.
그리고 저도 생전 다시 안 보지 싶어서 정리한 만화책이 아쉬운 때가 가끔 있더라고요.
상자에 밀어넣더라도 공간이 허락하는 한은 일단은 가지고 있는 편이 나은 것 같아요. 더욱이 한국에서 출판 만화는 쉽게 다시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2017.06.23 08:36
2017.06.23 10:43
작업실은 정말 로망이죠. 저도 그런 꿈을 꾸고 있습니다만 현실이... 크윽ㅠㅠ
저도 박스에 담아 놓은 만화책들 조금 있는데 여건이 되는 한까지는 갖고 있으려고요. 정 안되면 처분해야겠지만 그전에 미리 치웠다가는 나중에 후회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