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발열)

2017.08.21 07:39

여은성 조회 수:701


 1.다른 날은 몰라도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주말엔 웬만하면 글을 써 보려고 해요. 월요일 아침 9시를 기다리며 이런저런 구상을 하는데 시간이 잘 안 가거든요. 


 하지만 늘 이 시간쯤 되면 '쳇, 그냥 자고 아침에 일어날걸.'하는 후회가 들긴 해요.



 2.전에 썼던가요? '오늘 운동을 충분히 열심히 했는가 안 했는가.'를 판정하는 법이요. 팔이 잘 들어올려지면 잘 들어올려지지 않을 때까지 다시 운동을 한다고 했었죠. 그야 언제나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건 아니지만요. 이건 무산소운동을 열심히 했는지 판정하는 방법이죠. 


 유산소운동을 열심히 한건지 판정하는 방법은 나의 몸을 보닛이라고 생각해 보는 거예요. 오랫동안 달린 자동차의 차체는 잘 식지 않잖아요. 수십분 동안 달아올라 있죠. 


 개인적으로 냉탕에 들어가는 걸 별로 안좋아하는데 덕분에 이걸로 판정이 가능해요. 냉탕에 들어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내가 냉탕에 들어가서 식히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오늘은 열심히 했군.'이라고 여겨요. 유산소운동을 딴청피우지 않고 열심히 한 날은 체내에서부터 계속 열기가 생성되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런 날은 냉탕에 몸을 담그면서 약간 헛된 생각을 해보곤 하죠.


 '너무 달아오른 체온 때문에 냉탕의 온도가 올라가버리면 어쩌지? 나 때문에 냉탕을 찾는 다른 회원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을까?'


 같은 생각이요. 물론 냉탕에 몸을 넣어봤자 냉탕 온도계는 1도도 안 올라가요. 그럴 때마다,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을 다 버린 줄 알았는데 아직 멀었다는 깨달음을 얻곤 하죠.



 3.'그런데 왜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을 버려야 하지?'라고 한다면,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녀석은 곧잘 멍청한 결정을 내리니까요. 주식시장에서든 카지노에서든 말이죠. 이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주식은 경제학과도 수학과도 상관없어요. 주식과 정말로 관계있는 학문은 심리학이라고 여기거든요. 여기서 말하는 심리학은 지식이나 학문적 소양이 아닌, 자신의 바둑판을 남의 바둑판 보듯이 볼 수 있는 무심함을 말하는 거죠. 


 

 4.휴.



 5.여기서 또한번 말꼬리를 물어 보자면...'그런데 왜 돈을 벌어야 하지?'라는 질문이 나오겠죠?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는(그야 각자가 다르겠지만)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예요. 일상이 아닌 비일상의 체험을 위해 돈을 버는거죠. 그야 이미 여러 번 체험한 비일상은 일상으로 편입되어 버린 상태이니 새로운 비일상을 찾아야 해요. 


 새로운 비일상을 찾아내는 건 두 가지 방법이 있죠. 하나는 안 가본 새로운 방향으로 가보는 거고 다른 하나는 지금까지 왔던 방향으로 더 멀리, 계속 앞으로 나아가보는 거예요. 비용으로만 따지면 전자는 비용이 적게 들고 후자는 비용이 많이 들어요.



 6.그야 우화에서는 새로운 방향으로 가는 게 해답이라고 하겠죠. 왜냐면 그따위 말들이 좀더 교훈적으로 보일 테니까요. 하지만 글쎄요...내가 보기엔 현실에서는 아니예요.


 왜냐면 금은 금광에서 나오는 법이잖아요. 금을 캐내려면 금이 나왔던 곳을 계속 파야지 아무데나 가서 열심히 파봐야 금 따윈 안 나올 확률이 높아요. 금광이 애초에 아무곳에나 있을 리가 없죠.  


 모든 동화나 우화들은 모험심을 부추기는 걸 교훈이라고 여기겠지만 현실은 대체로 아니거든요. 새로운 모험을 떠나봐야 얕고 지루한 경험일 뿐이었어요. 뭐...구덩이를 깊게 파는 게 나와 잘 맞는 것뿐일수도 있겠지만요. 모든 송충이에겐 그들이 즐겨 먹는 솔잎이 있을 테니까요.


 

 7.어쨌든 뭐 그래서 돈을 벌어야 하는 거예요. 그야 돈을 버는 목적은 맥도날드 런치타임이 아닐 때도 맥도날드를 사먹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요. 런치타임이 아닐 때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사먹으면 마치 성공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지지 않나요?


 자 이제 레드불을 좀 마시고 막장 아침 드라마를 다 보면 월요일이 시작되겠죠. 어차피 와버린 월요일이라면 나쁜 월요일보단 좋은 월요일로 만들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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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월요일'이라는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린다면...월요일 치고는 좋은 월요일이라고 해 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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