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렛 에드워즈의 2014년 고질라는 1인칭 시점의 재난영화로서의 성격을 극대화한 영화였어요. 1인칭 시점을 유지하기 위해 타이탄들의 모습을 로우 앵글로 보여주는 정도가 아니라, 브로디 가족 각각의 1인칭 시점이 바통을 이어받듯이 진행되고, 심지어 또다른 인물인 세리자와 박사가 등장하자마자 아버지인 조를 급하게 죽여버리기까지 합니다.

그에 반해 후속편은 전작의 감질나는 연출에 불만인 팬들을 위해 조금은 평범하지만 몬스터들의 모습을 가득가득 채워 보여주기에 최선을 다하기로 방향을 정한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연출과 장치로 고질라를 슬쩍슬쩍 보여주고, 거대함을 강조하기 위해 익스트림 클로즈업이나 반대로 버즈뷰 촬영을 했던 전작과 달리 속편은 노골적으로 타이탄들의 모습을 얼굴가득 클로즈업으로, 그것도 아이레벨 샷으로 거의 TV드라마 수준으로 보여줍니다.

앞에서 말한 1인칭 시점 이야기같았던 전작과 다르게 이번 영화의 초반은 전작의 세리자와 박사와 그래험에다가, 주인공인 러셀 가족들, 쌍둥이 장쯔이에, 악당인 조나 앨런외 기타 조역들로 북적대고 어수선합니다. 인간들은 모두 뭔가를 하는듯 하지만 타이탄들을 막기엔 미미한 존재들이고 반면 오르카라는 기계장치는 커뮤니케이터라기 보다는 괴수들을 조종하는 만능 리모컨에 가깝습니다. 주역인 러셀 가족들은 스토리상 기능적으로 존재하기때문에 셋 다 성격과 행동이 널뜁니다. 세리자와와 그래험은 러셀과 첸박사에게 비중을 주기위해 퇴장을 하는데, 와타나베 켄과 달리 샐리 호킨스는 말그대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습니다.

어쨋든 괴수들은 정신없이 치고받고 세계는 쑥대밭이 되고 인간들은 끊임없이 죽어나갑니다. 로단의 비행씬은 가장 멋진 장면이고 모스라는 아름답고 기도라는 무시무시합니다. 라스트의 2:2 태그매치는 훌륭한 팬서비스입니다.

마지막에 엠마 박사는 죽지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UN전범재판같은데서 ‘인류에 대한 반역죄’같은 걸로 기소되었을것 같네요. 그녀의 이상은 ‘강바닥을 스크류로 뒤집으면 정화가 된다’ 식이지만 놀랍게도 성공합니다.

비밀 연구조직인줄 알았던 모나크는 쉴드나 NERV같은 초국가적 군사조직에 가깝네요. F35나 오스프리같은 최신 공군기를 편대단위로 운용하고 초거대 비행항모같은걸 모선으로 사용합니다. 다음편엔 메카고질라를 건조해도 놀랍지 않을거 같네요.

엔딩엔 콩을 언급하고 쿠키엔 기도라의 부활을 예고합니다. 속편엔 고질라, 콩, 기도라, 메카고질라, 데스트로이어가 로열럼블로 붙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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