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2013.11.18 20:05

에아렌딜 조회 수:2659

경고: 이 글은 극히 개인적인 잡상과 우울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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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전한 허전함에 편지를 쓰듯 글을 씁니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주말 동안은 듀게에 글 리젠이 더더욱 주는 것 같아요.

다들 밖에 나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기에 그런 거라고 생각하기로 하겠습니다.


2.

몇 개월간 약을 먹었지만 조금도 호전되는 기미가 없어요.

축 처지고, 의욕은커녕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안 떠오르고, 머리는 멍하고.

의사 선생님은 볼 때마다 입원을 하라, 피검사를 하라고 합니다. 볼 때마다 이름을 묻는 걸 보면 같은 질문을 했었다는 걸 기억이나 할 지 모르겠어요.

이게 맞는 걸까요? 물어보고 싶지만 어디 물어볼 데도 없네요.

어쨌든 이제 돈도 없어서 병원도 가기 힘든데, 자꾸 병원에서 피검사를 하라 어쩌고 하니 더 갑갑해요.

이전까지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병원에 자주 오기 힘들다고 사정을 말했더니 약을 좀 많이 처방해주셨던 선생님들이 이상한걸까요?


슬픔에 시달리는 것을 애써 막으려고, 슬픈 것도 일부러 보지 않고 우울한 생각도 피하려고 애를 썼지만, 그래도 자꾸만 머릿속으로 슬픈 생각들이 찾아들어요.

우울증에 시달리는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셨는지, being님은 지금 뭐하시는지 괜시리 궁금해지네요.


3.

오늘은 이직이나 회사를 그만두시는 분들 얘기가 종종 보이네요.

전 그냥 부러워요. 그렇게 그만두고 쫓을 수 있는 꿈이 있다는 게, 경제적 여건이 되신다는 게.

저는 회사 그만두고 나서는 어디 갈 데가 없다는 불안에 시달리는데...

그분들은 아니시겠죠. 또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신거겠죠.


뭘 어떡해야 좋을지, 갑갑해하고 있어요. 

춥군요.

울며 무언가에 매달리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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