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가축들

2013.11.1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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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독서칼럼

http://news.naver.com/main/read.nhn?p__g=n__w&mode=LSD&mid=sec&oid=308&aid=0000006315&sid1=001




 서울시향 예술감독직 재계약을 앞두고 '과다 급여' 논란에 휩싸인 정명훈은, 심경을 묻는 기자에게 "나는 신문을 안 본다. 아침에 일어나 악보를 보고, 집에서 나와 연습을 하고, 다시 집에 가서 요리하는 사람이다"라고 대답했다. 그의 답변은, 우연히도 1950년대의 미국을 묘사한 <레너드 번스타인>의 한 대목을 사무치게 만든다. "정치는 고위층의 전유물"이고, "질서 유지는 공공기관의 검열, 비밀경찰, 그리고 범법자를 서슴없이 장기형에 처하는 사법부의 몫"이며, "새로운 중산층 계급은 이념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없는 건전한 유흥을 즐기며 가족과 생계, 그리고 개인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어줄 상품을 소비"한다. 이런 세계에서 우리는 차츰 축생(畜生)이 되고, 자나 깨나 정명훈처럼 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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