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다녀왔습니다

2013.10.17 15:29

apogee 조회 수:2160

#1
11시 정각에 성북초교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줄 섰고요.
보화각 미술관 들어간 건 1시 정각.
1층 다 보고 2층 줄 선 게 1시 25분 정도.
2층 입장하면서 그림 보기 시작한 시간이 1시 40분.
그리고 2층 다 보고 미술관 나오니까 2시 10분.

총 3시간 걸렸어요.
처음 줄 서기 시작할 때는 걱정했던 것 보다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고, 1시간만 서면 되겠다 싶었는데 1시간을 더 기다렸어요.

왜 그런가 이상했는데 미술관 들어가 보니까 알겠더군요.
예전 보다 관람인원 통제를 좀 더 하는 편이었어요. 특히 2층은 1층 다 보고 나오면 다시 줄을 서야 하는 수준이었는데요.
2층도 입장을 통제한다기보다는 작품 따라 일렬로 서서 관람을 하는데 동선을 통제해서 그냥 줄을 서 있어야 하는 거였어요.
음 설명이 제대로 되었으려나요;;
하여튼 그래서 보화각 들어서서 1층 말고 바로 2층 줄 서서 먼저 보고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사람이 없는 1층을 봐도 될 것 같아요. 순서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이렇게 통제를 칼같이 한 덕분에 2층의 하이라이트 신윤복의 그림들도 다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붐비지 않게 본 건 진짜 오랜만이었어요. ㅠㅠ
물론 안내인이 사람들이 시간을 잡아먹으면서 그림 앞에서 미동도 하지 않는다 싶으면

"밖에 기다리는 사람들 많으니 조금씩 이동하며 봐 달라"고 크게 말하는 바람에 아주 여유있게 볼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그 동안 진열장에 착 붙어있는 사람들 때문에 2층 중앙 진열장에 있는 작품들 보는 건 포기하다시피 했던 거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죠.

제가 올 봄에는 안 왔었는데 언제부터 이런 식으로 바뀐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작년 가을만해도 아니었던 것 같거든요.
이번 전시에 모처럼 신윤복 그림이 많이 나와서 나름 대안을 찾은 건지...

#2
귀찮음을 무릅쓰고 간 건 이인문의 그림들을 보고 싶기 때문이었는데 만족스러웠어요.

세밀화를 그리는데 정말 하이테크C 0.28로 그려도 이렇게는 못하겠다 싶었습니다. ㅋㅋ
2층에서는 총석정을 다시 한번 더 보고 싶었는데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동선이 고정되어 있어서 다시 돌아가서 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니어서 아쉬웠습니다.
1층에는 목양취소라는 작품이 있는데 눈이 아주 맑아지는 느낌이었어요. 연두빛깔 쓰는 게 이색적이었어요.

#3
단원 김홍도 하면 전 씨름 하거나 서당 풍경 같은 풍속화가 먼저 떠오르는데 산수화가 정말 멋있었요.
똑같은 진경산수인데도 뭔가 남다른 게 있더군요. 똑같이 세밀한 붓터치라고 해도 훨씬 간결하면서도 아우라가 있다고 해야하나.
이게 제가 김홍도라는 이름에서 오는 영향력에 지배 받은 감상인지 정말 뭔가 있는 건지 궁금하고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4
뭐 여기 시설 열악한 건 이제 말하면 피곤하지만 1층에서 김홍도의 그림들을 올려다 보다가 그림 거는 장치(?)를 봤는데 정말 심각하더군요.

전체가 다 완벽하게 녹이 슬어서 그냥 녹슨 갈색. 저런 거에 그 고서화를 건다니 너무 하더군요. 그 정도 부품 교체는 큰 보수공사는 아닐 것 같은데 말이에요.
게다가 언제부터 그래왔는지 모르겠지만 녹이 그정도로 슬었다면 항온항습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고요.

어쨌든 재단도 만들고 환경개선에 노력을 기울일 것 같은데 진짜 시급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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