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결과는 대다수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봅니다.

(참고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당선가능성을 묻는 설문에 70%이상의 사람들이 특정후보를 지명했었죠)


원래 선거일 직전에 쓰고 싶었던 글인데 내일 서울로 올라가야하고 동시에 중국에서도 공식,비공식 연휴가 끝나 여러가지 업무처리할게 많을듯 하여 오늘 올립니다.


1. 파파이스에서 유시민이 '객관성이라도 유지하는'  진보어용 지식인이 될 것이다 라고 했는데, 전 그의 정치적 자산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적적한 자세라고 평가합니다.

  그런 그의 다짐이 되는 새정권이 선거직후 처하게 될 상황에 대한 인식도 전적으로 공감을 합니다. 청와대를 중심으로한 행정부만 바뀔 뿐 자본과 보수언론이라는 선출되지 않는 영구적 권력은 그대로이고 이 권력연합체는 아마도 새로운 정권에 호의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 그 근거는 그들이 지난 1,2기 민주정부가 조금만 그들의 기득권을 건드리려는 시도에도 극렬한 증오를 표하고 말살을 하려는 듯했던 경험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집권여당은 무조건 과반수가 되지 못하는데 내년과 3년뒤에 있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서 이제 곧 야당이 될 정당들은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허니문기간도 없이 상상을 초월하는 공격을 할 것이 분명합니다. 아마 선거기간 동안 보아왔던 공격은 애교수준의 그런 발악을 보게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런 와중에 청와대와 행정부는 최소한의 자기방어를 하게 될텐데 그 방어행위에 대해 우군이 되어줄 집단이 하나도 없었던 것이 바로 지난 국민의정부,참여정부였고 유시민이 자신이라도 정권의 외부에서 객관적인 태도만이라도 유지하는 우군이 되기로 했다는 것은 사실 용감한 것이기도 하고 그럴만한 충분한 힘이 있다는 반증이라 기대가 됩니다.


2. 다만,  유시민 개인(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슈퍼 개인이지만)의 노력은 대세를 좌지우지하지 못할 것이고 지난 참여정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더민당과 정의당의 주류 정치세력들이 그 이전과 다른 반성과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선, 더민당은 정권초반에 철저하게 자신의 핵심 지지층을 배반하지 않는 편향된 노선을 분명히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이 탄핵기각 이후 분위기 파악 못하고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얻었음에도 모든 국민들을 아우르는 정치를 한다는게 결국은 우클릭으로 비추어지면서 상당수의 야권지지층이 등을 돌리게 되었던 실책을 되풀이 하면 안될 것입니다(이건 여당이 될 더민당도 마찬가지로 주의해야할 부분입니다)


 이와 관련이 되어, 정의당도 지난 참여정부시절 , 정권에 대한 맹목적인 반대와 배타적인 선명성 과시라는 코흘리개식 행보에서 탈피하여 만일 여당이 손을 내민다면 거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국가운영에 참여를 하고 책임을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정치세력들이 제도권정치에 진입하여 십수년을 거치며 더 성숙되고 발전했던 것처럼 이제 구체적인 권한과 책임을 갖어보는 것은 차기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진보정치세력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편 등 먼저 전략적인 장책연대, 협의와 합의가 전제되어야겠으나 거기에 너무 얽메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어차피 지방선거,개헌국민투표,국회의원선거 모두 1년 뒤의 일이고 먼저 같이 해보면서 학습도 하고 내공도 쌓고 국민들에게 조그만 단위에서 검증을 받아 보는 게 더 좋다고 봐요. 이렇게 좋은 기회 흔치 않으니까요. 


 차기정부가 자신들의 지지기반을 배신하는 멍청한 우클릭을 하지 않는한 정의당은 우호적 경쟁관계 설정이 필요하다는거죠.


 다만, 소수여당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협과 절충의 과정을 밟게될 차기정권을 묵인하거나 협조하는건 진보정치세력의 존재의미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 쉬운 문제는 아닐듯 합니다. 결국, 정의당이 촤대한 우호적 경쟁관계라는 포지션을 취하더라도 먼저 거대정당인 더민당이 얼마나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하는지에 달린 문제안거 같습니다.  여기에서 유시민이 지적한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신들이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 정당인지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고 지레 쫄아버리며 할 수 있는 것도 못하는 고질병을 얼마나 잘 극복할 수 있겠느냐? 걱정도 되고 한편, 문재인의 유일하면서도 가장 강력한 정치적 공로인 당개혁의 효과를 지난 탄핵과 선거과정에서 보았기에 기대도 큽니다.


3. 참여정부에서 정작 참여가 없었던 혹은 참여의 통로가 막혀있던 실패에서 교훈을 찾고 극복을 해야 합니다. 

 더민당 지지층은 당연히 사방이 적인 차기정부의 유일한 버팀목인데 참여정부에서는 지지층과의 다리역할을 해야할 여당(열우당)이 개판 오분전 콩가루 정당이었단 사정으로 별 현실적 힘을 발휘하지 못했었죠.  서프라이즈 같은 사이트에서 노빠들끼리 모여 떠들어 봤자 노빠장사, 개혁장사질하는 서영석류나 권순욱같은 정치자영업자들의 목소리와 주머니만 키워줄 뿐입니다.  다른거 다 필요 없고 당원이 되어 참여하고 박주민같은 진짜배기 의원들 후원하며 키워주거나 아니면 미국의 Move On 처럼 정치참여 NGO활동으로 오바마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활동을 권합니다.  절대 조기숙류같은 피해망상증을 부추기며 노빠,문빠 우물안에 갖혀봤자, 노무현정권 시즌2 밖에 안됩니다.


4. 정의당은 분명 그 이전 민노당이 참여정부에 취했던 적대적 경쟁관계라는 스탠스를 다짜고짜 먼저 취하지 말아야 합니다.  초반부터 내전수준으로 공격해올 다른 야당과 달리 최소한 허니문 기간 만이라도 지키면 좋을거라 봐요. 먼저 개혁드라이브를 걸어 더민당의 좌측 선두에서 치고 나가며 손을 잡고 끌어야지 저만치 떨어져서 팔장 끼고 깔거리 하나 걸려라 하는 태도로는 다음 선거에사 국민의당과 함께 폭망하게 될게 뻔합니다.  이번 대선에서 두자리 득표율은 어렵더라도 역대 진보정당 후보중 최고의 득표율을 올리게 된다면, 그건 국민들이 더 이상 진보정당을 어린아이 코흘리개 취급 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좋아만 할게 아니라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할것이라는거죠.  


5. 전 자연인 문재인과 인권변호사로서의 문재인, 독재권력에 저항한 실천적 지식인으로서 문재인을 좋아하고 지지합니다. 하지만  참여정부 실세중 초실세로서의 문재인에는 물음표를 찍을 수 밖에 없었고 지난 2012대선의 경우 민주당의 멍청한 선거전략으로 문재인이라는 더 좋을 수 없는 후보 개인의 매력을 캠프 스스로도 알지 못한채 헛발질 하다 진 선거라 문재인에 대한 평가항목에선 스킵합니다. (기억하실 분들 게실지 모르겠지만, 지난 2012년 겨울 선거일 코 앞에 두고 문재인 후보가 건대앞에 나타나자 몇몇 남학생들이 달려들어 포옹을 하던 사진을 듀게에 올리며, 진작에 이랬어야 했는데 무척 아쉬워 하는 글을 올린적 있었죠... 그 뒤로 당시 문재인 후보가 나타나면 훈훈한 장면들이 저절로 폭발....  문재인 스스로도 모르던, 캠프도 모르던 후보의 가장 강력한 무기, 매력은 지난 2016총선에 다시 드러나고 이번 대선에 제대로 작정하고 만개를 했네요)  


 각설하고 전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문재인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분명 있습니다.  


 그건 2015년과 2016년에 걸친 그의 민주당 개혁의 분명한 성과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개혁이 현재 국민의당을 이루고 있는 지역주의 토호정치세력에게는 재앙이었으나 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에게는 희망의 단초였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봐요.  그리고 그 개혁의 과정과 결과로서 10% 초중반에 머물던 문재인에 대한 지지율이 폭등하고 그 뒤로 거의 단 한번의 부침 없이 야권의 대표주자로 인식되고 촛불정국에서 차기정권의 적임자로 가장 많은 신임을 받게 되었다는 것을 문재인이 잘 알고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 사실만 잊지 않는다면, 문재인은 성공할 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6. 어려운 조건이지만 차기정부를 낙관적으로 보면서도 진보정당 지지자로서 여러가지 우려되는 부분이 없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아픈만큼 성숙해진다고 이제 새번째인데 지난 실패의 과정에서 분명 내공이 단련된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그런 사람들이 주도하게 되길 바랍니다.




뱀발: 결국 여사님께서는 안과 홍 사이에서 갈등하시다 사흘전 다녀간 동생내외와 어제 합류한 측근의 "어휴 어머니 저 양반 밖에 없는데 뭘 더 고민하셔요? 쟈는 막되먹은 놈이거 야는 덜되먹은 넘인데 그나마 사람 구실, 대통령 스러운건 저 양반 뿐이구만~"  에 동의를 하고 최종 재가를 해주셨습니다.  심블리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이해해줄거라고 봐요.  그래도 나와 측근은 선거권을 갖고난 이후 시종일관 흔들림 없이 진보정당 후보를 지지했고 이번에도 그럴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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