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4 10:32
김기덕 감독 사건에 대해서 '그럴 줄 알았어.' 같은 반응이 많이 보이네요.
홍상수도 그렇고 굉장히 자기다운 영화를 만들어온 것 같네요.
영화판에서 벌어지는 폭력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들리곤 하는데요. 들리는 게 저 정도면 실제로는 더 많겠지요.
김기덕 감독이 어떤 수위의 처벌을 받을지 궁금하기는 하네요. 폭력에 대해서 혐의가 입증된다면 처벌을 받을텐데요.
하지만 폭력의 산물로 만들어진 그의 영화들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요.
촬영장 폭력이 논란이 되는 영화가 유통금지되거나 한 적은 본적이 없어요.
무려 공중파에서 피해자들이 폭력 사실을 고발한 [길소뜸]이나[테러리스트] 같은 작품도 맘만 먹으면 쉽게 찾아볼 수 있지요. 검색해보니 포털에서도 버젓이 서비스 되고 있네요.
만약 누군가가 폭력적인 상황에 처해서 김기덕 영화같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줄기차게 소비되고 있다면 피해자들의 상처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2차가해 아닌가요?
반면 이자혜의 [미지의 세계] 같은 경우는 달랐어요.
그 작품은 2차가해 요소가 있다고 논란이 되는 순간 웹툰 플랫폼을 비롯해 서점에서도 깨끗하게 청소당했어요.
이자혜 작가는 활동을 중단한 상태 같고요.
반면 임권택이나 김영빈 감독은 여전히 작품활동 중이네요. 임권택은 무려 아시안게임 무대감독도 맡았죠.
임권택, 김기덕 영화를 좋아하지 않고 [미지의 세계]가 그 사람들 영화보다 훨씬 나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거장의 걸작이니 하는 쉴드는 말같지도 않게 들려요.
미지의 세계는 영화와 달리 작가 개인의 창작물이니 웹툰 플랫폼과 출판사는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겠지요.
반면 이자혜와 달리 저들의 작품이 보호되고 있는 건 주체가 사회적 지위를 가진 남성이고 거대 자본이 들어간 영화이기 때문일테고요.
그래서 이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저 사람들은 그 자본과 권력을 빌미로 폭력을 휘두르겠지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김기덕 감독 이번 고소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궁금해요.
여성혐오와 폭력으로 항상 논란이 되어온 영화가 실제의 폭력이 낳은 산물이었다면. 이 영화에 대해서도 어떤 제재가 있을 것인지, 아니면 이번에도 현상유지가 될지 궁금하네요.
현장에서 '필름값 물어줄 거 아니면 찍어라' 감독이 폭력을 휘두를 때 '극장에서 내리고 싶지 않으면 닥쳐라'라고 응대할 수 있는 사회적 제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안 그러면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될테니까요.
2017.08.04 11:10
2017.08.04 11:12
폭력 현장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 예술이라고 우기는데, 창작물 캐릭터로 다룬 미지의 세계보다 오히려 더 질이 안 좋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2017.08.04 11:13
2017.08.04 15:50
2017.08.04 12:03
..
2017.08.04 15:48
2017.08.04 13:03
2017.08.04 14:28
미지의 세계 작가의 잘잘못과는 별개로 웹툰 플랫폼 레진은 늘 구설수에 오른 여자 작가는 빠르게 정리하면서 남자 작가는 안고 간다는 비판을 듣는 곳이기도 하죠. 그밖에 다른 진행 중이던 작업들은 대부분 페미니즘 관련이었던 까닭에 이런 류의 스캔들에 더 엄중 대처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고요.
영화와 만화는 매체 환경이 다르니 다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미지의 세계 작가가 남자였다면 그 뒤의 처리도 달랐을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성추행 사건 가해자로 연루되었던 강모 작가도 지금은 다시 활동을 시작한 걸로 알고 있고요.
2017.08.04 16:39
영화는 감독 개인의 작품이 아닙니다; 자본이 투입되는 것도 있지만 수십명의 스테프, 배우, 시나리오, 마케팅... 등등등
스너프 필름이라고 우기고 싶은 분들 심정은 이해가 가긴 하지만 본인들도 진짜 스너프 필름이라고 믿는건 아닐겁니다.
감독들 인성 대부분 쓰레기급이라는거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그런 감독들이 함부로 지X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배우의 인권, 스테프의 인권과 이익을 보장하고 지키기 위해서 노동조합, 배우협회가 힘이 쎄지는게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고 생각해요.
김기덕 건은 영화촬영 과정 중에 있던 사건이 문제가 된 것이고, 반면 미지의 세계는 그 컨텐츠 자체의 핵심 인물이 실존하는 특정 인물을 가리키기 때문에 2차 가해가 예상된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전 김기덕도 안 좋아하고 김기덕 영화도 한두편만 보고 불쾌해서 안찾아보지만, 미지의 세계와는 조금 맥락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김기덕도 사실 한국에선 외면 당하고 있죠. 거장 소리 듣긴 하지만, 개봉하면 몇 관이나 걸립니까, 김기덕은 그걸 무슨 다양성영화에 대한 핍박인냥 이야기하지만 사실 사람들이 돈 주고 김기덕 영화 안 찾아보니까 안 걸어주는 것이 주된 이유죠. 아마 이번 사건으로 설 자리는 더 없어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