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지금 EIDF 틀어놓은 채 '휴먼 에이지'를 읽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전에는 대구가 어린아이를 삼킬 만큼 크게 자랐다. 그러나 어부들이 조직적으로 제일 큰 개체만 잡아들이자, 대구들은 종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점점 더 어리고 덩치가 작을 때 짝짓기를 시작해야 했다. 그렇게 살아남은 개체들이 제 유전자를 물려주었고, 이제 대구는 접시에 쏙 들어가는 크기가 되었다. 머지않아 바다에는 작은 개체들만 남을 것이다. 우리는 대구의 몸집을 줄이는 과정에서 대구에 대한 우리 자신의 인식까지 바꿔놓았다. 한때는 온 가족이 먹을 수 있는 대어였지만 이제는 작고 무해한 물고기로. 그리고 그 작은 대구들마저도 오늘날 지구에 닥친 역사상 최대 수준의 대량 멸종 사태를 맞아 다른 해양생물들과 더불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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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직한 대구들이 아직 잡히는 걸 보니 그래도 아직은 큰 개체들이 남아있어 다행이구나 하다가도 잘려진 수많은 대구 대가리 더미를 보니 착잡하기도 하고.. 그 와중에 출연한 애기들은 귀엽기 짝이 없어 여러모로 싱숭생숭한 맘으로 본 다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