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오늘 복싱 경기가 있다는 걸 깜빡 하고 있었어요. 잊고 있었는데 아까 간 곳의 사장이 먼저 말을 꺼내 왔어요. 내일(일요일) 경기는 어디서 볼 거냐고요. 덕분에 복싱 경기가 있다는 걸 떠올릴 수 있었어요. 복싱 경기가 될지 복싱 서커스가 될 지는 게임이 끝난 뒤에 알 수 있겠지만.



 2.가게가 끝날 때쯤 사장이 와서 제안했어요. 자신의 동생 몇 명과 호텔을 잡고 보지 않겠냐고요. 가서 씻고 조식을 먹고 경기를 보자고 말이죠. 하지만 이건 무리죠. 경기는 아마 12시쯤부터 시작할 거니까요. 호텔을 잡았는데 레이트체크아웃을 받지 못하면 12시에 그냥 나가줘야 하고요. 그야 늦게 가는 거라 레체를 보장해줄 확률이 있지만 안 그럴 확률도 있으니까요. 새벽 5시에 정상가로 쌩돈을 내줄 각오를 하고 반얀트리를 갔는데 체크아웃 연장이 안 되면 폭발해버릴 것 같았어요. 재미있을 것 같긴 했지만 포기하고 그냥 돌아왔어요. 



 3.그리고...맥모닝을 먹고 미스트 1시즌 남은 걸 다 보고 아직까지 버티고 있어요. 이제 잔다는 선택지는 날아갔죠. 복싱 경기를 보게 되든 복싱 서커스를 보게 되든간에 어쨌든 보긴 봐야 하니까요. 


 지금 기분은 그냥...메이웨더가 맥그리거를 가지고 놀지 않고 1라운드에 끝내버렸으면 좋겠어요. 빨리 잘 수 있게요...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맙소사. 웬 복싱 경기가 그전에 하나 껴 있었네요! 자면 안 되니 글이라도 깨작거려야죠.



 4.휴.



 5.미스트 드라마는 어떻게 갈지 잘 모르겠어요. 안개의 힘이 영화판보다 지나치게 강력해요. 영화판의 괴물들은 적어도 실체가 있었는데 드라마판은 안개에 닿기만 해도 공포의 대상이 물질화되어 버리잖아요. 그리고 설정이나 분위기는 괜찮은데 이야기 자체는 어째 밀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 실망이예요.



 6.아이돌학교는 이번주에는 본방을 못 봤어요. 안봤다고 해야겠죠.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인재들은 최상급으로 모은 것 같단 말이죠...이렇게 엄청난 출연자들이 모여 줬는데 엮어서 멋진 모양으로 못 만들어내다니. 이것도 재능이겠죠. 망치는 재능. 왜 이런 피디에게 계속 기회가 주어지는 걸까요? 


 출연자들은 자신의 젊음과 이미지를 지불하고 있어요. 까놓고 말해서 대중들은 잔인해요. 재도전 한 번 까지는 드라마의 일부로 봐주지만 두 번째부터는 낭인이라는 조롱을 해대죠. 나띠나 이해인 같은 아이들은 이미 '두 번째 서바이벌 도전'이라는 카드를 써먹어 버렸어요. 그들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또다시 다른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에 나오면 조롱을 면치 못할거예요. 대중들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으니까요.



 7.개인적으로 타샤-나타샤 로우-가 마음에 들어요. 스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무언가 알 수 없는 간지가 느껴져서요. 춤을 잠깐 배웠을 뿐이지만 춤은 노래나 악기 연주와 같다고 느꼈어요. 어렸을 때 바이올린을 켜면서 연주에 필요한 몇 가지 요소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거든요. 현을 치고 나가는 힘, 질주과 정지의 경계를 분명하게 규정하는 절도, 절도와 함께 공존하는 부드러움, 듣는 사람에게 있어 절대로 실수하지 않을 연주가라는 안심감을 제공하는-연주 전체에 흘러넘치는 여유. 


 내가 댄서였다면 추구했을 요소들을 누가 가지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타샤예요. 타고난 신체비율의 덕도 있겠지만 춤동작에서 힘과 절도, 부드러움, 여유...이 모든 것을 갖추고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타샤는 아이돌학교 출연을 발판삼아서 다른 필드에서라도 또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일단 본인은 스스로를 랩퍼라고 하니까, 언프리티 랩스타에 빈하늘-A.K.A SKY-와 함께 출연하는 걸 보고 싶어요.


 이나경은 여전히 밀고 있어요. 아시아를 씹어삼켜버릴 잠재력이 이나경에게선 느껴져요.


 그리고 노지선...! 여자가 남자 같고 남자가 여자 같은 이 혼돈의 세상에서 노지선은 빛이예요. 여성성이란 대체 무엇인가? 여성상이란 대체 무엇인가? 라는 나의 오랜 의문에 존재만으로도 해답을 던져주고 있어요.


 추원희는 좀 아쉬워요. 어쩐지 오덕몰이 요원으로 분류되는 것 같은데 사실은 실력자거든요. 춤도 상당히 잘 추고 음역대도 꽤 높은 만능형 인재인데 어째 편견에 묻혀버린 듯한 분위기.


 이서연...실력만큼은 거대 기획사에서 두각을 드러낸 만큼 확실한 것 같아요. 어쨌든 보컬이 한명은 있어야 하니 이서연이 데뷔조에 들어가면 좋죠.


 서헤린도 sm에서 데뷔조까지 갔던 수퍼에이스일텐데 어째 조용히 묻혀가는 분위기라 좀 아쉽네요. 본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한번정도는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이시안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인재같은데...글쎄요. 캐릭터가 구축될 만하다가 흐름이 끊겨버린 것 같아요. 이런 캐릭터는 아이돌 팀에 필요한 퍼즐조각인 것 같은데 말이죠. 출연자들의 개성을 못 살리는 방송이 문제예요.


 김명지...김명지는 취향을 제외한 '생김새'만으로 본다면 아이돌학교의 최고가 아닌가 싶어요. 여자들끼리 대화할 때 흔히 이야기되는 '쟤 좀 사이즈가 나오는데.'라는 표현에 가장 부합하는 인재상인 것 같아요.


 나띠는...하아...왜 이렇게 안 풀리는 거죠. 누가 나띠를 좀 데뷔시켜 줬으면 좋겠어요. 실력으로는 타샤와 쌍벽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꽤 건들거리는 듯한 몸동작과 말투, 억양...다 매력적인데 말이죠.


 배은영은...몇몇 계층에서 '배장군'이라고 불리면서 컬트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것 같은데 분량이 없으니 뭘 알 수가 있어야죠. 빌어먹을 피디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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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학교에 대해 더 쓰고 싶은데 애피타이저 경기가 끝났군요. 이제 경기를 보러 가야 하니 다음에 또 써보죠. 그런데...반칙 펀치로 끝난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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