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대통령이 된 과정이야 전에도 말했지만 ‘운빨’의 절정이었는데 정권 들어서고는 지난 10년간 이명박근혜가 싸지른 똥밭과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트럼프의 미친짓 때문에 어려웠던게 사실입니다. (물론 그 천운도 문재인이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았거나 역량이 안되었다면 날려 먹었을테니 문재인을 폄하할 의도는 없습니다. 그저 그의 역대급 운빨이 감탄스러울 뿐)

 그런데 집권 반년이 되어가는 지금 상황은 초기에 비하면 황홀할 정도로 좋은 상황이 함께 벌어지고 있군요.


 일단 거시경제 지표가 정부의 노력과는 전혀 상관 없이 매우 럭키하게 좋아졌어요. 어쩌다가 반도체 호황 주기가 딱 맞게 떨어져 성장률을 견인하면서 재정확대정책을 펼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조성되고 있고


 중국 공산당 제19차가 마침 시진핑 주도로 안정적으로 마무리 되며 큰 불확실성이 사라졌는데, 정말 다행히도 시진핑의 거시정책의 큰 방향은 동북아에서 북한보다는 남한과 우호적 관계의 발전이 필수불가결한 쪽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시진핑은 중국 역대 어떤 지도자들 보다 친한 노선입니다) 사드에도 불구하고 그 정책 방향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이런 대한국 정책은 남한으로서는 동북아에서 외교 정책을 구사하는데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냅니다.  즉, 미국이 함부로 자기 이익 위주로 한국을 몰아부치기 어렵다는거죠. 그것은 한편으로 오마바 정권 때처럼 일방적으로 일본편을 들어주며 한미일 군사동맹 체제 드라이브를 걸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한데, 사실 이 조건은 지난 오마바 정권 8년 동안에도 변함없는 조건이었지만 박근혜가 어설프게 힘조절 했다가 말아먹어 버렸죠.


 여기에 국내정치 상황을 보면 자유당이 제1야당으로서 어이 없을 정도의 무책임하고 찌질한 삽질을 계속 보여주면서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에 기스도 못내고 있어요.

 도리어 자기들끼리 치고 받고 싸우느라 난리(이건 친박이 일등공신)

 덕분에 내년 상반기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무난한 승리를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고 있는데 이 흐름은 여당 주도의 개헌 드라이브에 힘을 실어 줄 가능성이 큽니다.  무슨 의미냐면, 지난 10년간 훼손되어온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정책이 다시 제 궤도로 올라가면서 87년 이후 지속되어온 의회정치의 후진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진다는거, 여당의 지지율이 전국적으로 고르게 높은 상황에서 선거구 개편과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는거 - 추미애 대표 체제는 특정 계파가 아닌 정당 자체의 역량을 당원 배가 운동과 당원의 정당 참여와 의사결정권한에 개입 시키면서 당이 매우 힘이 쎄지게 만들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면 어떻게 선거구 개편이나 제도가 바뀌더라도 불리할게 없는 상황이 되면서 정당비례대표제 등 의회개혁의 동력이 확보될 수 있습니다.


운빨이 정말 중요한게 (여기서 운빨이라 함은 본인이 노력해서 만들어진게 아닌 모든 호조건들을 말하는 것)

문재인의 재조산하 와 소득주도 성장론은 그것이 국민들이 체감할 정도의 효과가 나타날려면 상당한 시간과 적대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주체들의 후퇴,양보 혹은 멸망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높은 성장율은 시간을 벌어주면서 적대적 세력들이 주도권을 잡지 못하게 하고,  외교적인 운신의 폭, 옵션의 다양성 , 풍부함은 대외적 불확실성을 제어할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이러면 아무리 조중동을 위시한 적폐 기레기들이 여론을 호도하더라도 정책을 흔들리지 않고 추진할 수 있죠.


다음달에 미국과 중국 양 나라와 연이어 정상회담이 이어질 예정인데 통상적으로 이런 이벤트는 여당에 매우 유리합니다.  일반적으로 그런데 아마 그 구체적 내용도 이전에 비해 상당히 좋을 것으로 예상되요.  문제는 이 와중에 북한의 추가도발여부인데, 사실 이제 북한에게 남은 도발카드가 별로 없다는 것도 ‘운빨’의 하나입니다. 다음 단계는 장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올려 태평양에 쏘는 핵실험인데, 이건 레드라인이자 미국이 전략적으로 외교적 해결방법을 포기하고 선제타격도 불사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걸 북한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는 지금이라도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실질적으로 인정하거나(인도와 파키스탄처럼) , 이란 케이스 같은 국제적 협상, 합의를 주장하는거구요.  


모든 상황들이 제각각 좋은 타이밍을 맞으며 올해 연말과 내년초에 겹쳐진다는- 가장 큰 운빨입니다. 


물론 몇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갑자기 김정은이 급살한다거나; 트럼프가 탄핵 혹은 그와 비슷한 정도로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된다거나 뭐 그런....

전자는 김정은의 날로 늘어가는 똥배 때문에 걱정이 되긴 하지만 나이가 한창 젊으니 뭐 그렇다치는데, 트럼프는 좀 걱정이되네요.  오늘 트럼프의 선거캠프 핵심이 기소되었다는군요;;  제 개인적으로는 현재시점에서 한반도의 가장 큰 리스크 혹은 불확실성은 트럼프인거 같아요.  망할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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