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10 00:59
매주 일요일 밤 EBS1 저녁 9시 5분에 하는 <이것이 야생이다>를 재밌게 보고 있어요.
몇 달 동안 일요일에 굉장히 바빠서 녹화만 해놓고 보지 못하는 바람에 요즘 시간이 나는데도
깜빡하고 못 보기도 했는데 오늘 방송을 보니 큰유리새, 긴꼬리딱새, 팔색조 등의 예쁜 새들이 나오고 재밌더군요.
(이 다큐는 본격(?) 자연다큐에 비하면 흐름이 좀 느슨하긴 하지만...)
그런데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이것이 야생이다> 다음에 방송한 EBS 다큐프라임 스페셜
<천국의 새 2부 - 너에게 정원을 바친다>였어요. (다큐프라임 중 잘 만든 걸 재방송하는 듯)
시작부터 몇 분 동안 내레이션을 듣고 있는데 음... 이 내레이터가 도대체 누군지 끝나고
엔드 크레딧에서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 과장도 없이 건조하게 내용을 전달하는, 국어책을 읽는 듯한 목소리면서도
시침 뚝 떼고 웃길 구석은 다 웃겨주는 제가 몹시 좋아하는 유형의 내레이션이었어요.
물론 오늘 다큐에 나온 바우어새들의 행동 자체도 너무 웃겨서 계속 낄낄 웃으며
볼 수밖에 없었지만요. 새들이 얼마나 꼼꼼하고 세심하고 까다로운지...
저는 그런 성격의 사람을 지켜보는 걸 재밌어 해서 그런 새들 구경도 참 재밌었어요.
끝나고 내레이터 이름을 찾아 보니 '손승우'라고 되어 있어서 열심히 받아 적었는데
마지막에 '글/연출 손승우'라고 나오는 걸 보고 이 심상치 않은 내공의 내레이터가
이 다큐의 PD라는 걸 알았어요. 호기심을 못 이기고 검색해 보니 이렇게 생긴 분이더군요.
(야산에서 땅굴 파고 있다가 튀어나온 듯한 분위기...)
기사를 보니 <이것이 야생이다>의 연출도 이 분이고 예전에 아주 재밌게 본 EBS 자연다큐 <녹색동물>도
이 분이 연출이었네요. 어쨌든 오늘 방송한 <천국의 새> 2부를 워낙 재밌게 봐서 지난 주에 방송한
제가 못 본 1부를 유튜브에서 찾아봤어요.
그런데 1부는 2부보다 더 재밌더군요. 보통 처음 방송하는 1부를 제일 재밌게 만들긴 하죠.
1부의 내레이션도 재밌어서 계속 낄낄 웃으며 봤는데 마지막에는 뭔가 남자의 비애를 담은 듯한
체념과 달관마저 느껴지는 내레이션이었어요. (2부의 목소리가 좀 더 마음에 들긴 하지만...)
1부에서는 여러 종류의 아름다운 극락조 수컷들이 암컷을 위해 얼마나 꼼꼼하게 청소를 하는지를 비롯해
정말 여러 가지 간절한 행동들이 나와요. 동물이든 사람이든 연애를 하려면 이 정도 노력은 들여야 하나 봅니다.
3부는 아직 못 봤는데 재미있을 거라는 확신이 드네요. 그래서 이 글을 올리고 마저 볼 예정입니다.
<천국의 새> 1, 2, 3부 동영상을 모아놓은 플레이리스트를 가져왔어요. 심심하신 분은 한 번 보시길...
1부: 다리 없는 새
2부: 너에게 정원을 바친다.
3부: 새, 그리고 사람들
(3부를 조금 보니 1, 2부의 메이킹 필름 같은 성격인 듯... 자연다큐로 재밌을 것 같진 않아요.)
참고로 2012년 손승우 피디는 이랬는데 자연다큐 만든 지 5년 만에...
2017.07.10 01:21
2017.07.10 08:52
찾아보니 새에 관한 다큐멘터리로 EBS 다큐프라임 <사냥의 기술>도 있더군요.
이 다큐도 재밌을 것 같아요.
https://youtu.be/NfYzmAn6jjo?list=PLe6rymzJ3xWxm7mfi3F2xtdAyJ4u-ZCmU
2017.07.10 04:32
제가 생명체 중 새를 유난히 좋아해서 이 글 보고 다시보기를했는데,
어쩌면 좋아요~ 진행 보조자가 제가 유난히 질색하는 사람이라 꺼버리고 말았... 엉엉
LG가전만 쓰는 사람인데, 그 소녀가 광고하던 기간엔 가전제품 고장나도 안 사고 그냥 버텼을 정도니까요. (먼산)
호기심/관심이 싫은 마음을 못 누르네요. 안타까워라....
2017.07.10 09:24
<이것이 야생이다>에 나오는 손연재 선수를 싫어하시는군요. ^^
EBS 다큐프라임 <천국의 새>에는 이 분 안 나오니 보셔도 될 듯 합니다.
어제 나왔던 예쁜 새들의 사진 몇 장 붙여보아요.
팔색조
긴꼬리딱새
2017.07.10 09:37
2017.07.10 10:15
극락조도 참 멋지게 생겨서 사진을 몇 장 올릴까 하고 동영상을 열어봤는데
아무래도 극락조의 모습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동영상으로 봐야 할 것 같아요.
장대비가 쏟아지네요. 그래서 비 노래 한 곡~
Tom Waits - Make It Rain
2017.07.11 02:23
TV가 없어서 다시보기 사이트에서 검색한 건데 어설프게 했나보네요.
유투브에서 찾아보니 말씀하신 대로 소녀 진행자가 없는 편이군요. 고맙습니다.
그나저나 새들이 너무 예쁘네요. 팔색조의 색채며 성깔있어 뵈는 눈매에도 심쿵!
2017.07.11 10:57
제가 본문 처음에 다른 프로그램 얘기를 먼저 하는 바람에 읽는 분을 헷갈리게 만들었나 봐요. ^^
자연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들은 동물들을 참 오래 기다리고 참 세심하게 지켜보더군요.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자연 다큐에 나오는 동물 지켜보듯이 오랫동안 세심하게 지켜본다면
제 삶은 하나의 거대한 인간 다큐가 되고 저는 그 다큐의 내레이터가 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
유튜브에 있어 봐야겠네요 3년전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