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글은 왠만하면 쓰지 않고 싶었는데, 부족하지만 약간 적어봅니다.


어제 차례를 지냈는데 친척들이 정치이야기를 약간 했어요. 차례 끝나고 아침식사를 하다가 유튜브로 영화당 송강호편을 틀었더니, 택시 운전사 이야기를 하시다가 친척들 고향이 광주 인근이라 5.18 민주화운동을 겉다리로 당시 광주에 계셨던 작은 아버님이 썰을 푸시더군요. 병원에서 시체를 두고 행방불명된 친구를 찾았다는 이야기를 하시고. 할머니가 작은 아버지를 찾으러 광주에 가셨다는(어느 정도는 들은 적이 많은) 이여기를 하셨어요.


그러다 TV에서 변호인영상이 나오자 저희 아버님이 노무현 정부의 실패를 곱씹어 칼을 갈았던 문재인 정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시기에 이르렀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경선을 치를 때, 서로의 지지대상이 달랐던 아버님과 작은 아버님이 약간의 거리감을 두시더군요. 저는 예전에도 가족앞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드러낸 바 있어서 그냥 잠자코 앉아있었는데요.


저는 지난 정권들을 돌이켜볼 때 피부에 와닿기는 어려워도 노무현정부는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열의는 이전 정부 못지않게 타오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캐치프레이즈 대로 준비가 된 대통령이었나 생각하자면 글쎄요. 잘한다고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가족에 비유하자면 인간적이고 따뜻한 아버지가 좋기는 하겠지만, 능력이 부족해서 사회적으로 빈곤하다면 불만이 많겠죠. 그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정말 중요한 실리를 챙기고 있는가, 의문이 드는 거에요. 


1년도 안 된 이 사이, 5년치 공약을 남발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장차관급 후보자 인선들의 갖은 낙마를 보면서 정부가 운용하려는 인력에 대한 도덕적, 상식적 기대를 접게 되었고, 문재인 케어에 대한 비현실성이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우려를 낳고 있고, 각종 경제정책들에 대해선 그야말로 아랫돌 빼서 윗돌막기 식 처방, 대기업 용돈 깎아서 서민들 나눠주려는 격이라 실망을 금할 수가 없더군요. 이 세 가지 부분들이 어우러져 정부출범 초기 정책적인 실패라고 해도 좋을 결과를 낳았다고 봅니다.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지만, 실질적으로 정부정책의 수혜를 입은 사람도 없죠. 오히려 반발이 심합니다. 


그점에서 정부의 정책은 어디까지나 단기적 처방일 뿐, 1수 앞이라도 내다보고 내린 결정이 아니라 주변국들과 한국사회에 조건반사적으로 반응하여 내놓은 조치로 풀이될 때가 많더군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정부의 지지율은 상당히 높습니다만, 경제분야에서 실패한다면 아무리 소통하는 인간미가 있어도 지지율이 붕괴되리라는 예감도 들어요.


사실 이런 불안을 가중시키는 게 이달 말에 있을 일본 중의원 총선거입니다. 아베가 승리할 지 코이케가 이끄는 희망의 당이 어느정도 저지할 지 알 수 없습니다만, 투표결과와 상관없이 한국은 일본의 우경화를 지적하리라고 봅니다. 그보다 더 걱정스러운 건 경제적인 패배에요. 아베노믹스를 계속 실천할 일본과 경기침체를 이겨내는 중국에 지는 거죠.


이번 추석에 만난 친척들이 물론 자유한국당을 싫어하고 더불어 민주당을 지지하긴 했어도 정부정책에 대한 옹호에 인색해진 것은 정부에 대한 기대가 하락하고 있다는 게 어렴풋이 느껴졌어요.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만 해도 기대는 크지 않았습니다만 결국 진보는 무능하다, 실패한다 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을까봐 걱정입니다. 문재인정부가 실패하면 당분간 더민주가 정권을 잡기란 어려울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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