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8 23:55
듀게에서 가상화폐 얘기가 나온 김에, 평소 궁금했던 부분을 잘 아실만한 분들에게 묻고 싶어서 글을 적습니다.
원체가 재테크라곤 적금 말고는 모르고 사는 소시민이라 이런분야에 약합니다.
그래도 주식이나 외환, 환율 이런게 경제에서 어떻게 기능하고 쓰이는지는 대강이나마 느끼고는 있는데, 가상화폐는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멋모르는 사람들 호도해서 거품만 키운다 이런 식으로 매도하려는건 아닙니다. 주식이나 외환도 그런식으로 돈버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그래도 주식, 외환은 그 기반이 되는 가치가 있다고는 생각을 하는데, 가상화폐는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겁니다. 제가 이해하기로,
주식 :
A기업이 자기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개발에 성공해서 상용화가 임박했다. -> A기업 가치 상승, 곧 A기업 주식 가치 상승 -> 이전에 주식을 보유했던 사람은 매도를 통해 차익 실현. 그리고 경영권 확보와 배당수익 등을 위해 계속 보유하는 사람도 있음.
외환 :
B국가가 이전의 불황에서부터 경제정책의 성공과 펀더먼탈 강화로 경기 상승 -> B국가의 통화가치 보장 능력 강화, 곧 통화의 환율 상승 -> 외환 보유자들의 차익 실현. 그리고 외환은 그 자체로 통화이므로 사용할 목적으로 계속 보유하는 사람도 있음.
경제를 제대로 공부해본적은 없어서, 그냥 대략적으로 제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로 '이런식으로 돌아가지 않나' 싶은것을 적어본 겁니다.
그런데 가상화폐는 아직 이런 모델이 머리속에 그려지지가 않네요.
제가 주식을 산다면 그게 가치투자 목적이든 단타로 치고빠지기 목적이든 그 돈이 실체로 살아서 해당 기업에 투자가 되고, 기술개발이든 뭐든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쓰일것이라는 기대가 있거든요. 외환이야 그 국가에서는 그 자체로 통화이니 그 나라 물건을 산다든지 하는 명확한 교환으로서의 용도가 눈에 보입니다.
근데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은 그 너머에 있는 어떤 경제적 실체의 가치 향상에 쓰이는 것인가, 정확히 무엇에 투자한다는 것인가. 이게 의문점 1.
화폐로서 사용목적으로 보유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그것으로 무얼 살 수 있나, 왜 돈으로 코인을 사는 사람만 있고 코인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은 없나, 왜 몇년전 코인으로 피자를 구매한 가상화폐 최초의 실물거래 사례가 지금 와서는 '아이고 그 피자값이 지금은 얼마야' 라는 식으로 우스개의 대상이 되었나. 이게 의문점 2 입니다.
블록체인기술에 대해서도 종이화폐 위조방지기술이랑 근본적인 목적의 차이는 모르겠더군요. 여러 곳에서 이 기술을 전자상거래에 적용하려한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그렇게 되면 가상화폐의 입지는 더 작아지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미 통용되는 화폐로도 해당 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가상화폐의 차별적인 장점은 뭐가 되는 건가요?
제가 가상화폐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이긴 합니다만 위의 질문들은 정말 궁금해서 묻는 것입니다.
2018.01.09 00:49
2018.01.09 01:06
저도 잘은 모르지만,
현재 코인시장은 주식보다는 펀딩에 가까운 것 같아요. 코인은 실제 어떤 수단은 아니고요.
무엇을 바라보고 투자하는가. 물론 대부분은 눈앞의 돈을 바라보고 돈을 넣고 있지만, 어쨌든 각 코인마다 제각각 암호화 기술들의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안전성, 신뢰성, 익명성, 속도 등 저마다 내세우는 다른 요소들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쓰임새도 다르고요. 어떤건 은행간 거래에, 어떤건 카지노에, 어떤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어떤건 과학교육사업 등에 각자 목표하는 바가 달랐습니다. 그리고 그걸 만든 사람, 혹은 회사의 방향도 각자 다르죠. 그런것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며 미래 가치, 발전성을 가늠해보는 것 같아요.
그리고 코인을 만든 사람, 혹은 회사는 코인으로 얻은 수익으로 자신의 코인이 실제 실용화되고 대중화되는 사업에 투자하는거죠. 기술을 남들보다 더 높이고, 기존 기업들과 접속하며 연계성을 만들고...
현재 코인이 이용되는 나라가 있다고는 하는데 실험적인 수준인것 같고, 결국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바라보고 진행되는 판 같아요.
비트코인이 피자값으로 이용된 건, 그 자체가 화폐로써 사용되었다기 보다 그 비트코인의 미래 가치를 당시 피자 한판가격으로 책정해서 진행했던 것 같고요.
지금 코인들의 가격은 정말 말도안되게 높아지고 있는데, 이게 정말 그네들이 말하는 수단으로 쓰기엔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고요. 정말 실용화가 되는 코인이 존재한다면 그걸 어떻게 정리하게 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2018.01.09 13:28
지금 가상화폐 가격은 거품이 맞습니다. 중국 부자들이 재산 해외로 반출하고 싶었는데 마침 비트코인이란 게 있어서 애용하다가 중국 정부 당국에 걸려서 거래소가 폐쇄되었죠. 그 때 오른 가격이 아직껏 안 떨어지는 건데... 한국은 특히나 해외보다도 가격이 과하게 높죠.
실생활 결제수단으로는 불편합니다. 거래 인증이 30분 정도 지나야 완료되는데다 이체 수수료도 내야 하죠. 하지만 전세계 어디나 어느 정도의 소액이라도 불구하고 저렴한 수수료로 보낼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입니다. 지금은 5천원 정도 되는 돈을 해외로 보내려면 수수료가 더 나오고 은행 가서 환전 해야 하고 시일도 오래 걸리고 귀찮죠. 가상화폐는 이 모든 과정을 간단하게 할 수 있고... 비트코인은 특히 인지도도 높고 장부조작도 안되는 걸로 인식이 되어서 신뢰성도 있는 편입니다. 리플 같은 경우는 서구권 은행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고 그래서 가격이 많이 뛰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실생활에서 가장 빨리 도입될 가상화폐는 리플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전송시간도 4초 정도라 실사용에도 부담없고 관리 주체가 있어서 채굴처럼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지도 않고요.(리플도 전기는 쓰겠지만 비트코인보단 덜하겠죠)
2018.01.10 10:20
업계에서는 가상화폐라는 말 대신 암호화폐 라는 명칭을 주로 사용합니다.
간단히 개념을 말씀 드리면,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이라는 암호화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일종의 리워드 포인트입니다.
블록체인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컴퓨팅 파워 들이 필요한데, 이것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포인트를 주는 거죠.
이것이 바로 암호화폐 입니다.
암호화폐는 크게 2가지 부류로 나뉩니다.
1) 실제 존재하는 화폐를 대체하고자 하는 암호화폐 (=비트코인, 이더리움, 퀀텀 등)
2) 내가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어떠한 서비스를 만들 것인데 그 서비스 안에서만 통용되는 화폐로서의 암호화폐 / 쉽게 생각해서 싸이월드 도토리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양한 알트 코인들)
1)번 암호화폐가 정말 실물 화폐를 대체할 수 있는가는 아직 논의 중에 있습니다. -> 패스
2) 번 암호화폐는 2)번 암호화폐를 만들어 내는 팀이 블록체인을 통해 만드는 서비스 생태계가 얼마나 거대하고 유용하냐에 따라서 가치가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이 10년전에 나온게 아니라 오늘 이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지금은 쓰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건데, 아마존에서 아마존 안에 영화나 물건을 살 수 있는 아마존 코인이라는걸 발행했다 칩시다.
지금은 아마존 코인이 1코인당 1원당 인데, 아마존이 어마 어마 하게 커지면, 아마존 코인이 1코인에 100원 까지 상승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칩시다.
그럼 지금 아마존 코인을 1원에 사두면, 10년 뒤에 100배의 가치로 늘어나있겠죠?
이런 논리로 지금 암호화폐가 거래되는 것입니다.
2)번 암호화폐를 발행한 회사들은 나름대로 우리 서비스가 정말 거대하게 성장하고,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어필합니다.
이것이 미래에 정말 현실화 되면 가치가 오르는 것이고, 현실화 되지 않으면 가치가 떨어지겠죠.
이러한 미래의 기대감이 지금의 가격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위에 님께서 리플 이야기를 하셨는데
리플은 송금 서비스에 특화된 암호화폐 입니다.
즉 리플은 비트코인처럼 현실세계의 화폐를 대체할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대신 사람들은 리플 플랫폼에서 송금을 하려면, 현실세계 화폐로 리플을 사서 송금을 해야겠죠?
이러한 리플 플랫폼이 향 후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리플 코인의 가격이 오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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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봤을딴 가상화폐 자체가 블록체인 기술의 실증을 위해 나왔다고 보는 편이 더 합당할 것 같아요
각종 거래서 자체를 분산해서 누구 하나가 위조를 시도해도(전체 정보에 동시에 접근해서 정보를 바꾸지 않는 한)다른 곳에 저장된 정보들과 비교해서 원본으로 만든다는 거니까요.
통용되는 기존 화폐도 전자상거래에 있어서는 블록체인시스템의 잇점을 누릴 수 있겠지만 발행이나 지폐/주화의 위변조는 막기 어려울 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