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생활권)

2017.08.15 04:17

여은성 조회 수:723


 1.요즘은 이상하게도 부쩍 남자들이 연애 상담을 해 와요. 내가 연애 상담을 하기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흠...애나벨 2를 같이 볼 여자를 돈을 주고 구한 사람이 연애 상담에 어울리는 사람은 아닐 텐데 말이죠. 


 뭐 하여간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하나뿐이예요. 다른 놈들의 훈수에 귀기울이지 말라고요. 그저 네가 될 수 있는 최고의 네가 되는 게 유일한 해답이라고 말이죠. 금전적으로, 하드웨어적으로, 소프트웨어적으로. 3가지 면에서요.


 그런데 최고의 내가 된건지 아닌지 어떻게 아냐고요? 뭐 사람이란 건 그렇거든요. 내가 될 수 있는 최고의 내가 되면 남의 조언이나 생각따위는 들어줄 기분이 안 들어요. 누구의 충고도 듣고 싶어지지 않은 기분이 든다면 당신은 최고의 당신이 되었거나, 더 나아진 당신이 된 거죠. 물론 근거없는 허세나 자의식 과잉으로 그런 기분이 드는 건 곤란하겠지만...



 2.요즘은 또 몇 개월 정도 막 살다 보니 생활에서 진짜 사람이란 것이 사라져 버렸어요. 그래서 결정해야 했어요. 애나벨 2를 보러 갈 때 거대한 곰인형을 안고 갈지, 위에 썼듯이 인간 여자를 고용할지요. 요즘은 식사도 영화도 영 혼자서 하고 싶지 않아요.  


 뭐 그래요. 사람들에겐 생활권이란 게 있잖아요. 일하러 가든 공부하러 다니든 하다못해 sns활동이라도 하든...생활권 안에서 사람들과 자연스레 마주치게 된단 말이죠. '반드시 마주치는 사람들과' 가까이 지낼지 어쩔지는 차치하고, 사람들은 생활권 안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그리고 언젠가 썼듯이 인간은 인간에게 비타민이라서 아주 조금씩은 꼭 필요하죠.


 하지만 나 같은 백수처럼 '생활권'이란 게 없으면 인간 조달이 힘들단 말이죠...쳇. 인간 조달을 한다고 해도 자연스러운 만남은 별로 없어요.



 3.근육은 좋아요. 근육 자체가 좋다는 건 아니고 근육의 속성이 좋아요.


 근육이란 건 일단 만들어만 놓으면 나를 떠나지 않거든요. 무산소운동을 하고 술을 마시거나 폭식을 하면 그야 안 좋겠지만 아무리 방탕하게 살아도 노력의 흔적인 근육만은 떠나지 않고 남아 있어 준단 말이죠.


 한데 체지방이란 녀석은 그렇거든요. 마구 뛰고 버피테스트를 해서 간신히 내쫓아도 조금만 방탕하게 살면 다시 돌아와 있어요. 그래서 지방은 싫어요. 노력하는 시간 외의 시간에도 노력을 요하는 녀석이니까요. 돈과 근육은 노력하는 시간 동안만 열심히 하면 다른 시간엔 뭘 하든 노력의 흔적이 계속 남아있는데 지방과 인간관계는 아니예요.



 4.휴.



 5.어쨌든 '노력하는 시간 외의 시간에도 노력을 요하는 것'은 잘 못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관계 유지와 다이어트가 돈버는 것보다 어려워요. 


 왜냐면 돈은 돈을 벌 때만 열심히 노력하면 되는 거잖아요? 돈은 일단 벌어만 두면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건물 옥상에서 돈다발을 가져가 뿌리기 전까지는 말이죠. 돈을 버는 노력이란 건 돈을 향한 욕망만 있으면 되는 거예요. 그러면 돈을 버는 동안만은 노력할 모티베이션이 생기니까요.



 6.그래서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들어요. 다이어트나 인간관계 유지에 성공하려면 욕망 이상의 것...즉 사랑이 필요하다고요. 내가 만든 말이지만 '남자는 잘 보이고 싶은 여자가 있어야만 살을 빼기 시작한다.'는 정말 진리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곳에서 30년이나 살아남았다면 이미 자기애의 괴물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다른사람따윈 사랑할 수 없어요.



 7.해피벌룬은 언제쯤 금지되는 거죠? 두 달 전엔가 불법이 될 거라는 기사가 뜨길래 불법이 되기 전에 실컷 해야겠다 싶어서 술집에 갈 때마다 배달시키고 있거든요. 한데 아직도 불법이 아니라니! 대체 왜 이렇게 일처리가 느리죠? 무능한 관료들 같으니!


 빨리 해피벌룬이 불법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그만 좀 해피벌룬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요. 누군가는 '그럼 그냥 그만하면 되잖아?'라고 하겠죠. 하지만 불법이 아닌데 이걸 안 하고 있으면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라서요. 빨리 불법이 되어서 모두가 해피벌룬을 못 할때 나도 그만두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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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렇게 술집에 사람이 많나 했더니...이제 알았어요. 빌어먹을 광복절이었군요. 모처럼 간 가게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짜증났어요. 주중에 휴일이 있으면 그 휴일 전날의 술집엔 평소보다 사람들이 몰리거든요. 휴일인 걸 알았으면 그런 오픈형 가게는 다른 날 갔을 텐데 말이죠. 오픈형 가게라 해피벌룬도 못 시켰어요.


 다른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웃고 떠들고 즐거워하는 걸 보는 건 정말 짜증나요. 나만 그런 게 아니죠? 사실은 여러분도 다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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